구매로 바로 이어지는 기부… 오래가는 비결은?

국내 코즈마케팅 진단CJ제일제당 ‘미네워터 바코드롭’ 편의점 결별 후 지지부진아모레퍼시픽·삼성물산 구호10년 넘게 코즈마케팅 이어와모닝글로리 ‘독도 시리즈’ 수익금 절반 기부 기업만의 장기 전략 필요해 물방울(DROP·드롭) 모양의 기부용 바코드를 찍기만 하면 소비자 가격에 100원이 덧붙어 기부할 수 있었던 CJ제일제당의 ‘미네워터’. 여기에 CJ제일제당과 유통사 BGF리테일이 100원씩을 더해 생수 한 병당 총 300원을 기부하는 방식은 2012년 출시 후 매출을 2배 이상 끌어올릴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혁신적인 코즈마케팅(Cause Marketing) 사례로도 각광받았다. 코즈마케팅은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면서 동시에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의 일환으로, 제품 판매와 기부를 연결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4년 뒤인 지금은 지지부진한 상황. 기부액도 2013년 1억3200여만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제자리걸음이다. 가장 큰 원인은 기부 형태가 간편한 바코드 인식에서 소비자가 직접 찍어야 하는 QR코드로 번거로워졌기 때문. CJ제일제당 관계자는 “BGF리테일과 협약한 캠페인 기간이 2013년 만료하면서 더 이상 바코드를 사용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국내 최대 규모인 BGF리테일의 전국 편의점(CU)에서 판매되던 생수가 하나 둘 진열이 철수되며 소비자와 접점도 줄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애초부터 BGF리테일과 논의한 기간이 1~2년 정도에 불과했다”며 “미네워터를 통한 기부는 계속되겠지만, 처음만큼 원동력을 잃은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장기적 체계 없어 흔들리는 ‘코즈마케팅’ 2010년 이후 국내에 ‘기업의 사회적책임(CSR)’에 대한 논의가 커지면서, 더불어 ‘착한 소비’로 화제를 모았던 코즈마케팅의 최근 흐름은 어떨까. ‘더나은미래’ 조사 결과, 2000년대부터 올해 5월까지 코즈마케팅 시행을 언론에 크게 보도한 31개 기업 중 13개 기업(42%)이 1~2년간 반짝

촛불 램프로 첫 매출액만 10억!…스타트업 ‘루미르’

“세상을 밝히는 당신의 노력을 응원합니다.” “인테리어용으로 ‘퍼펙트(Perfect)’.” 지난 1월, 세계 최대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킥스타터(kickstarter)’에선 일명 ‘촛불 램프’가 펀딩을 시작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한 달 반 새 1100여명으로부터 14만달러(1억 6000여만원)의 펀딩을 달성한 것. 목표액 5만달러(약 5700만원)에 3배 가까운 성과였다.  ‘촛불 램프’는 작은 양초에 길쭉한 항아리 모양의 램프를 덮기만 하면, 램프 위로 촛불의 100배 이상 환한 빛이 나오는 제품이다. 전기선이나 배터리도 필요 없어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디자인도 좋아 소품용으로도 제격. 하지만 더 큰 박수를 받은 건, 촛불 하나에 의지해 모든 생활을 하는 개발도상국엔 수익을 남기지 않고 제품을 보급한다는 사실이었다. 독일 최대 일간지 ‘빌트(Bild)’는 킥스타터에서 소개한 제품을 보고 ‘이건 저개발국에 혁신이다’라고 극찬했다. 이 ‘히트 상품’을 만든 건 한국의 스타트업 ‘루미르’. 그 중심엔 대한민국 청년, 박제환(28·중앙대 전기전자공학부 4) 대표가 있다. ◇‘빛’에 빠져 기술 개발에 몰두한 열혈 공학도 왜 촛불이었을까. 박 대표는 작년 3월, 선후배들과 함께 필리핀을 돕기 위해 빈민가 ‘타오빌’에 갔다가  겪은 이야기를 꺼냈다. “양초 하나에 바짝 붙어 책을 보는 아이를 봤어요. 글이 잘 안 보이니까 자꾸 불 가까이 가는 거예요. 위험천만했죠. 다음날 밝을 때 보라고 말리니, ‘낮엔 일하러 가야 해’ 하더라고요. 마을 아이들 대부분이 그랬죠….” NGO들이 마을에 보급한 태양광 발전 시설은 비가 많이 오는 우기엔 ‘무용지물’이었다.  ‘작은 양초 하나로 밝은 빛을 낼 수 없을까.’  아이들 모습이 계속 머릿 속에 맴돌았던 박

“의로운 행동이 사회적으로 확산되길” 3대 걸친 뿌리 깊은 신념

業을 살린 LG 사회공헌… 1930년대부터 이어진 의인 돕기선로에서 시각장애인 구한 최형수씨… LG그룹 특별채용독립유공자 임우철 선생 자택, LG하우시스 개·보수 “사회는 물이고, 기업은 그 안의 물고기다.”(구인회 LG그룹 창업회장) 많은 전문가들에게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잘하는 대표기업이 어디인가’라고 물으면, 대다수가 손꼽는 기업이 바로 LG그룹이다. 사회가 건강해야 기업도 살아 움직일 수 있다는 신념 아래 사회공헌과 기업 경영을 따로 떼놓지 않는다. 이 고집은 벌써 1930년대 독립운동을 지원하던 3대 전부터 이어지면서, 이제 LG그룹 문화이자 정체성으로 뿌리내리고 있다. 그 활동들을 살펴봤다. ◇’사람’을 바르게 세우는 ‘LG의인상’ 의로운 일을 해도, 정당한 보상과 예우는 ‘하늘의 별 따기’다. 소방관들이 순직을 인정받기 위해서 공사(업무 중 사망) 입증에 필요한 서류는 11종이다. 모두 소방관측이 스스로 준비해야 한다. 교육훈련 중이었던 경우는 업무로 인정되지도 않는다. 이뿐 아니다. 지난해 8월, 비무장지대 지뢰 폭발로 두 다리를 잃은 장병이 부상 정도가 심해 민간병원 치료가 불가피함에도 불구하고, 국군병원 이외엔 30일만 지원되는 현행법의 사각지대가 알려지기도 했다. 당시 구본무 회장은 부상당한 두 장병에게 각각 5억원씩 지원하기도 했다. 이런 제도의 한계 속에서 LG복지재단의 ‘LG의인상’은 복지의 틈새들을 메운다. 특징은 ‘신속성’이다. LG의인상 심사 과정은 크게 두 단계로 진행된다. 우선 LG복지재단이 사회적으로 조명돼야 할 의인들을 발굴, 경찰서 등 유관기관에 한 번 더 사실 관계를 파악해 1차 후보자를 선정한다. 이후 LG복지재단의 심의위원회가 ‘사회적기여’, ‘사회관심’, ‘경제적 상황’, ‘제도적 지원책 여부’ 등 5가지 부문을 평가한다. 심사에서 지원까지 일주일 내 신속하게

‘찰떡궁합’으로 나눔 한 길…권용석·노지향 부부

연극으로 치유 돕다… 노지향 ‘억압받는 사람들의 연극 공간-해(解)’ 대표 “도울 때 가장 즐겁다는 남편 권용석 변호사… 모금·이메일까지 직접 챙겨” 1997년부터 소년원 아이들·탈북자 등과 함께 ‘치유 연극’ 활동 참가자들, 자신의 이야기 대본 삼아 연기… 자존감 회복 도와 2009년엔 변호사 남편과 ㈔행복공장 설립해 소외계층 후원 “우리나라에 ‘치유 연극’을 도입, 10대 청소년부터 70대 노인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삶에 용기를 준 사람이 있다.” 지난달 비영리 전문가 100명이 아시아의 ‘숨은 영웅’을 발굴하기 위해 직접 기금을 조성해 만든, ‘아시아 필란트로피 어워드(APA·Asia Philanthropy Awards)’ 사무국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17장의 추천서가 도착했다. 김영욱 인천 숭의동본당 주임신부가 보낸 것이었다. 추천서엔 김영욱 신부가 20년 전에 본 일화가 담겨 있었다. “한 소년원생이 호송버스에서 내리는데 수갑에 묶인 채 교도관 여럿에 이끌려 내려왔어요. 아무도 신경 쓰지 않던 아이의 수갑을 풀라고 한 건 바로 노지향 대표였죠. 한두 번 하고 말겠지 했는데, 퇴소 후에도 아이를 만나 챙기더라고요.” 주인공은 바로 노지향(55·사진) ‘억압받는 사람들의 연극 공간-해(解)’ 대표다. 1997년부터 20년 가까이 소년원, 탈북자, 이주노동자, 기지촌 할머니 등 수천 명의 소외계층을 만나 연극으로 마음의 상처를 치료해온 인물이다. 그녀는 ‘2016 아시아 필란트로피 어워드’에서 ‘올해의 여성 필란트로피스트’로 최종 선정됐다. 노 대표의 가장 열성팬이자 최대 스폰서는 바로 남편, 권용석(53)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다. 권 변호사 열아홉살 때 처음 만났다는 두 사람은 30년 넘게 ‘환상의 짝꿍’을 자랑한다. 부부는 2009년 함께 ‘㈔행복공장’이라는 비영리단체까지 설립, 나눔의 한

‘보통 아빠’ 1만명… 하루 1분 투자로 ‘좋은 아빠’ 도전!

네이버 카페 ‘아빠학교’ 만나보니…자녀 양육 정보 공유하는 ‘아빠학교’… 온라인 통해 5000가지 놀이법 공개‘1분 놀이’ 등 자투리 시간 활용해 좋은 아빠 되기 위한 소통의 場 만들어 “어린 시절 집은 ‘군대’ 같았죠. 아버지는 곧 법이었고, 불호령이 떨어지면 온 가족이 벌벌 떨었어요. ‘커서 아버지처럼 되지 말아야지’했는데, 20년 뒤 저도 그 모습으로 아이를 키우고 있더라고요.” 아홉 살 외동딸을 둔 아버지 김현기(가명·43·서울 광진구)씨는 고개를 푹 숙인 채 마음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아이가 갓 돌을 지났을 무렵인 2011년 퇴근길에 갑자기 쓰러졌다. 뇌수종이었다. 그 후 세 번의 수술을 더했지만 뇌 손상으로 감정 조절이 안 되고 몸이 아프면서 사소한 일에도 소리 지르는 일들이 늘어갔다. “‘언제 짜증 낼까’ ‘쓰러지면 어쩌나’ 온 집안이 제 눈치를 봤죠. 아이가 다섯 살 때 아빠를 보면 긴장해서 대소변을 못 가리는데 ‘이러면 안 되겠다’ 싶었죠.” 아이와 친해지는 법을 절박하게 찾던 박씨가 발견한 건 ‘아빠학교’라는 네이버 커뮤니티 카페(cafe.naver.com/swdad)였다. “아이에게 잘못했다는 죄책감에 힘들고 괴로웠어요. 그때 다른 아빠들의 실수담을 보고 위로받기도 하고, 다른 아빠들의 모습을 하나둘 따라 해보면서 용기가 나더라고요.” 덕분에 아픈 뒤 몸이 불편해 엄두도 못 냈던 캠핑도 도전해봤다고 한다. “운전을 할 수 없어서 짐을 모두 짊어진 채 떠난 고된 길이었는데 아이가 정말 좋아하더라고요. 여행 이후 아이가 항상 제 옆에서 꼭 붙어 잡니다.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요(웃음).” 지난 4일 저녁 8시 김씨를 비롯해 서울·일산·세종시 등 전국 각지에서 아빠학교 회원

사회공헌 홈페이지 ‘붐’ 이후 6년… 엇갈린 明暗

신한카드 기부 플랫폼 ‘아름인’… 고객 기부금으로 도서관 개관아모레퍼시픽 ‘메이크업유어…’ 꾸준한 참여형 이벤트로 소통포스코 포털 ‘포스코러브’… 이용 단계 줄여 고객 이탈율 낮춰 지난 2월, 서울 중랑구 파란나라지역아동센터엔 책 1000권과 함께 아늑한 도서관 하나가 만들어졌다. 일명, ‘아름인 도서관’. 개관 비용을 댄 건 신한카드 고객들이다. 2014년 4월부터 이듬해 10월까지 고객 660여명이 낸 기부금 1500만원으로 지어진 것. 신한카드 고객들이 이처럼 기부할 수 있었던 건 다름 아닌 사회공헌 포털사이트 ‘아름인(www.arumin.co.kr )’ 덕분이다. 2005년, 금융업계 최초로 시작된 신한카드 사회공헌 포털은 고객이 참여하는 기부 플랫폼으로 거듭나고 있다. 장광태 따뜻한 금융추진팀 부부장은 “당시 포인트가 기부되는 ‘신한 아름다운 카드’가 생기면서 고객들이 다양한 기부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포털을 개설했다”며 “10년을 넘기다 보니 충성도 높은 분이 많아져, 태안 기름 유출 사건이나 아이티 지진 같은 사회적 이슈가 있으면 고객들이 먼저 기부를 제안해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아름인에 소개된 기부처는 지난해까지 171개에 이른다. 재작년부터 신용카드, 체크카드는 물론 신한카드 앱(안드로이드용), 콜센터로도 기부가 가능하도록 해 전 연령대가 기부 참여를 쉽게 할 수 있게 됐다. 장광태 부부장은 “이용이 편리해진 후 포털에서 5~6개 단체를 기부하는 분이 있을 정도로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고객 참여형 사회공헌 홈페이지 활발 2010년 전후 ‘붐’을 이뤘던 고객 참여형 기업 사회공헌 홈페이지들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꾸준한 고객 관리와 기술 투자를 통해 ‘팬층’을 확보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일부 기업은 관리가 안 돼 방치되거나 고객 유입이 적어 폐쇄를

쓰레기로 상반기에만 60억원 매출, ‘이큐브랩’ 권순범 대표

“밤이 깊어지면 신촌 길거리 쓰레기통이 꽉 차 흘러넘쳤죠. ‘누군가 꾹꾹 밟아주기만 하면 좋겠다’싶었어요.” 2010년, 연세대 전기전자공학과 3학년 권순범 학생은 신촌 밤거리가 더러워서 못참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밤 늦은 시간 환경미화원들이 모두 퇴근하면 신촌이 쓰레기통으로 변합니다. 모두 더럽다고 생각하지만 아무도 나서지 않았습니다. 연대와 신촌을 사랑했던 마산 출신 청년 엔지니어 지망생은 ‘뭐 어려운 일이냐 레버(지렛대)를 달아 쓰레기를 자동으로 눌러버리자’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현장조사에 나섰습니다. 한 달 간 새벽마다 환경미화원들을 따라 거리를 치우면서 쓰레기 치우는 법을 배웠습니다. 그 뒤 그는 사회적 기업에 컨설팅 해주는 봉사단체에서 만난 이승재(29)씨 등 3명의 공대생들과 쓰레기 처리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순탄한 길을 걸은 것은 아닙니다. “좋게 말해 수 많은 불량품 나쁘게 말하면 쓰레기를 만들었습니다. 너무 쉽게 봤습니다.” 도전과 실패를 되풀이 한 끝에 이들은 ‘태양광 압축 쓰레기통’을 개발,  쓰레기 처리 전문 기술 벤처 ‘이큐브랩’을 설립했습니다. 이후 약 5년이 흘렀고 현재 이큐브랩의 상반기 매출 예상 규모는 약 60억원에 달합니다. 영국, 콜롬비아 등 25개국에 수출도 합니다. 평범한 대학생이던 권 대표는 어떻게 쓰레기통을 돈통으로 바꿨을까요?     ◇하숙방 공장 삼아… 출시까지 꼬박 2년 공대생이었던 권 대표는 학교에서 배운 ‘태양광’ 발전을 떠올렸습니다. 비용도, 인력도 필요 없는 태양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해 내용물을 압축하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책에서 읽었을 때와 달리 실제 제작은 녹록치 않았습니다. 실패가 계속 이어졌죠. “청계천 기계 골목만 가면 다 만들어지는 줄 알았어요.” 권 대표는

세계 정신의학과 교수들이 포항 10평 카페를 찾는 이유는?

정신장애인 직업 재활 성공 모델, 카페 ‘히즈빈스’바리스타 54% 정신장애인, 직원 1명당 평균 근속 기간 3년 전국 8개 지점 열 정도로 성장     2009년 경북 포항에 위치한 한동대 중앙도서관에 자그마한 커피숍 하나가 들어섰다. 얼마 후 학생들이 커피를 마시려고 선 줄로 복도가 가득 찼다. 바리스타 3명이 손님을 하루 평균 300여명의 손님을 맞느라 손발을 분주하게 움직여야 했다. 학생들은 “여기 커피 맛을 한번 보면 다른 곳에 못 간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그로부터 7년. 커피숍은 월 최고 매출 4000만원을 찍을 만큼 ‘맛’을 인정받았다. 덕분에 포항에서만 7호점을 오픈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카페의 성공은 해외에서도 화제였다. 미국 메릴랜드 주립대 연구진이 10평 남짓한 카페를 직접 찾았다. 한국 카페의 작은 성공 스토리에 미국 주립대 연구진이 관심을 가진 이유는 직원인 바리스타의 절반 이상이 정신장애인이기 때문이다.    메릴랜드 주립대 연구진이 카페를 찾은 이유는 장애인 고용 시스템을 벤치마킹하기 위해서다. 미국정신재활협회는 장애 직원들의 달라진 모습을 소식지에 자세히 소개했다.    작지만 아름다운 카페 ‘히즈빈스’ 이야기다. 히즈빈스 장애 직원들의 평균 근속 기간은 3년 이상이다. 보통 정신장애인의 70%가 6개월 안에 회사를 떠난다. 3년 이상은 기록적인 숫자다.    정신 장애인을 고용했다는 다른 카페는 보통 허드렛일을 시킨다. 그러나 히즈빈스는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1년 이상 전문 교육을 한 다음 정식 바리스타로 고용한다.    대학 구내 10평 공간에서 시작한 커피 전문점이 정신장애인의 직업 재활 성공 모델로 인정받은 된 비결이 무엇일까.

가상현실 통해 굶주리는 난민을 만나다

IT기술 활용하는 비영리 단체  “시리아 아이들이 정말 저를 향해 뛰어오는 것만 같았죠.”  지난 19일, 경기 수원시 롯데몰 1층 한편에서 박향란(29)씨는 요르단 시리아 난민촌 ‘자타리 마을’을 경험했다.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을 통해서다. 두꺼운 안대를 쓰듯 VR 기기를 머리에 착용하고 헤드폰을 쓰자, 시리아 소녀 시드라(12)양이 눈앞에서 말을 했다. 고개를 돌려 사방을 둘러보니 집 안 곳곳이 보였다. “사진으로 봤을 때는 막연히 ‘어렵겠다’ 정도만 생각했는데, 직접 확인하니 울컥하더라고요. 이 정도로 열악한 줄 몰랐거든요.” 박씨는 체험 후 한동안 고민 중이었던 유니세프 후원 신청을 바로 했다.  유니세프는 지난해 5월부터 VR을 활용한 시리아 난민인식 개선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유니세프 회원국 중 첫 시도였다. 이정현 유니세프 후원개발1팀장은 “현지에 직접 가지 못하더라도 그 어려움을 직접 느껴보게 하는 게 인식 개선 방법으로 최선이라는 생각에 VR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UN과 협업해, 지난해 1월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주요 인사들에게 공개했던 VR 영상 자료를 4분짜리로 줄이고, 한국말 더빙을 입히는 데까지 3개월간 공을 들였다.  아직 시작 단계이지만 반응은 기대 이상이다. 1년 가까운 캠페인 결과, VR을 경험한 이들이 그러지 않은 경우보다 80% 더 높은 후원 참여를 보였다. 이정현 팀장은 “앞으로 난민 이외에 아프리카 구호 활동 등 다양한 인식 개선 사례와 접목할 예정”이라고 했다. ◇’펀무브’, 3D 프린터로 기존 전자 의수(義手) 가격 200분의 1로 줄이기도 최근 비영리 활동에 다양한 IT를 활용해 일명 ‘비영리 테크’를 활성화시킨

“변리사가 꿈” “경찰 될 것”…아름다운 꿈 키워주는 여기는 드림클래스 입니다

입학 1순위 학교까지 만들어 낸 ‘삼성의 방과 후 수업’ 중학교에 영어·수학 가르친 덕분… 참여 학생 물론 학교 자율학습 분위기 작년까지 364명 특목고 입학까지 도와 …1기 졸업생 “배운 만큼 후배 가르칠 것”  “장래희망을 물었더니 ‘치킨 배달부’라고 하더라고요. ‘치킨도 실컷 먹고 돈도 벌고 오토바이도 탈 수 있지 않냐’고 하는데 황당하기보다 가슴 한쪽이 시렸어요. 열여섯이면, 그보다 몇 배의 가능성과 꿈이 열려 있는 나이잖아요.”  3년째 서울시 중랑구 면목동 중화중학교에서 방과 후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드림클래스’ 대학생 강사 김인영(24·동국대 법대 4)씨는 첫 수업에서 만난 조상혁(가명·18)군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시골에 살면서 ‘희망이 없다’며 무기력하게 지냈던 예전 자신의 모습과 닮아서였다. “상혁이는 저처럼 뒤늦게 후회하지 않도록, 자신감을 가질 계기를 주어야겠다는 생각에 무조건 붙잡고 영어를 가르쳤죠. 틈틈이 저의 어린 시절 경험과 대학 생활을 들려주기도 하고요.” 김씨의 노력 덕분일까. 6개월 뒤 기말고사에서 상혁군의 영어 성적은 40점이나 껑충 뛰어올랐다.  더 크게 바뀐 건 ‘태도’였다. “스스로 ‘대학에 가서 경찰이 되고 싶다’고 말하더라고요. 꿈이 생긴 뒤 무엇을 해도 치열하지도, 웃지도 않던 아이가 눈에 띄게 활발해졌어요. 인문계 고등학교에 가려면 성적을 올려야 한다며 PC방 가자는 친구들도 뿌리칠 정도로 독해지기도 했죠(웃음). 변한 모습을 보면 얼마나 뿌듯한지 모릅니다.” ◇중화중학교, 지역 최고로 우뚝 선 비결  2012년 3월 첫발을 뗀 ‘드림클래스’는 가정 형편 등으로 교육 기회가 많지 않은 중학생들에게 대학생 강사가 방과 후 학습을 제공하는 삼성의 대표 사회공헌

“반죽부터 다른 ‘특별한 피자’… 아픈 아이들에게 추억되길”

레시피 기부  “우와~. 피자가 이렇게 맛있는 거였어요? 세 조각이나 먹었어요. 이런 맛은 처음이에요(웃음).”  지난달 24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더 키친 살바토레 쿠오모’. 태어나 처음으로 피자를 맛본 이진우(가명·10)군이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빵 위에 빨간 토마토소스와 치즈가 듬뿍 담긴 평범한 피자처럼 보이지만, 진우군을 위해 반죽 단계부터 ‘맞춤형’으로 만든 특별한 피자였다.  진우군은 또래 아이들보다 10㎝ 이상 작다. 태어날 때부터 특정 효소가 부족해 단백질 등 영양소가 분해되지 못하고 몸에 독으로 쌓이는 ‘선천성 대사 이상 증후군(PKU)’이란 병 때문이다. 엄마 젖은 물론 밀가루, 심지어 쌀밥조차 먹어보지 못했다. 영양을 최소화한 탓에, 맛이 없는 특수 분유나 저단백쌀(전분미)이 주식이다.  이런 진우군을 위해 맞춤형 피자를 만든 이는 ‘더 키친 살바토레 쿠오모’ 한국 총괄셰프인 유병규(37)씨. 한 요리 예능 프로그램에서 우리나라 3대 피자 맛집으로 꼽힐 만큼 유명한 인물이다. 이날 유 셰프는 맞춤형 피자 외에도 영양 샐러드, 저단백쌀을 이용한 연어 리소토, 특수 분유로 만든 아이스크림까지 총 4가지 맞춤 코스 요리를 선보였다. 덕분에 진우를 포함해 11명의 환아는 가족들과 생애 첫 외식 나들이를 즐겼다. 진우군의 어머니 진미경(40)씨는 “매일 아이가 먹지 못하게 막느라 전쟁 같았는데, 오늘은 ‘마음껏 먹어도 된다’고 말할 수 있어 너무 좋다”고 울먹였다.  유병규 셰프가 PKU 환아와 가족들을 초대해 특별한 식사 대접을 시작한 건 지난해부터. 레스토랑의 공동 운영자인 매일유업에서 오랫동안 지원해온 PKU 환아들의 가장 큰 소원인 ‘가족 외식’을 이뤄주고 싶다며 그에게 재능

“국제 개발에 눈뜨고 빈곤국 돕는 일로 진로 바꿨어요”

글로벌리더십 캠프 1·2회 참가자 홍지선·라정은씨 “‘우물 안 개구리’였죠. 캠프 덕분에 처음으로 꿈꾸는 시야가 세계로 넓어졌습니다.” 지난 6일 만난 홍지선(24·굿네이버스 전북본부 간사)씨와 라정은(23·연세대 사회복지학과 4년)씨가 한목소리로 말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굿네이버스 청소년 글로벌리더십 캠프’ 1·2회 참가자라는 것이다. 또 있다. 캠프의 영향을 받아 국제 개발에 눈을 뜬 후, 대학 전공도, 미래 진로도 모두 빈곤국을 돕는 데 전력하기로 결정한 것. 이들은 캠프에서 무엇을 보고 배우고 느낀 것일까. 2박 3일간의 경험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된 이야기를 들어봤다. ◇캠프서 국제사회 심각성과 해결 의지 ‘첫 경험’올해 굿네이버스에 입사한 홍씨는 캠프 참가 전만 해도 ‘NGO’ ‘국제 개발’이 무슨 뜻인지도 몰랐다고 한다. 캠프에서 빈곤국 상황과 굿네이버스의 역할을 듣고 국제 개발이 단순 봉사가 아닌 전문 영역인 걸 처음 알았다. 가장 큰 변화는 ‘하고 싶은 것’을 찾은 것이다. “캠프 주제가 ‘2050년 UN박물관을 가다’였죠. 학생들이 100여 평 규모의 강당에 ‘폭력이 사라진 평화관’ ‘차별이 해소된 평등관’ ‘빈곤 없는 나눔관’ 등 미래 UN박물관 모습을 채우는데, 작은 힘을 모아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 같아 정말 즐거웠어요(웃음).” 그 이후 부모님이 원하는 대로 따랐던 피아노 전공을 접고, 사회복지사라는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라씨 역시 2011년, 캠프를 통해 ‘세상에 나의 손길을 기다리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라씨는 이미 학교와 지역에 소문난 ‘봉사 대장’이었다. 중학교 때부터 노인 무료 급식 봉사, 연탄 배달 등을 정기적으로 다녔다. 고등학교 학생회장을 맡고서는 한 학급당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