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농장 폐쇄 지원하는 국제 동물권 옹호 단체 ‘HSI코리아’ 지난 10월 4일 오후 1시 인천공항 화물터미널. 말라뮤트 믹스견 피터(가명)는 지난 석 달간 자신을 돌봐준 이모, 삼촌들과 작별인사를 나눴다. 피터는 이날 오후 3시 30분 비행기를 타고 캐나다로 갔다. 같이 자란 15마리 개도 함께 떠났다. 피터를 비롯한 16마리의 개는 모두 국제 동물권 옹호 단체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 코리아(Humane Society International Korea, 이하 HSI 코리아)’에 의해 경기도 남양주의 한 개 농장에서 구조됐다. 캐나다에 도착하면 HSI 캐나다의 보호소에서 새로운 가족을 만나게 된다. 피터가 있던 개 농장은 HSI 코리아가 2015년부터 진행 중인 개 농장 폐쇄 프로젝트의 열세 번째 대상지다. 피터네 농장 주인 이종민(71)씨는 30여년간 신문 배급소를 운영하다 은퇴하고서 12년 전 노후대책으로 이 개 농장을 인수했다. 처음엔 돈이 좀 됐다. 하지만 갈수록 개고기 수요는 줄어들고 ‘고깃값’이 떨어져 적자가 났다. 이씨는 “이제는 개고기 먹는 사람보다 안 먹는 사람이 훨씬 더 많지 않으냐”며 “여름 한 철 장사인데 그것마저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개들도 잘 팔리지 않는 판국에, 사료 대신 식당에서 ‘짬밥(음식물 쓰레기)’를 얻어다 먹이는 게 불법이 되자 농장 운영이 더 어려워졌다. 200마리가 넘는 개들을 먹일 사료비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각종 과태료까지 내고 나면 이씨 손에 떨어지는 게 거의 없었다. 이씨는 “답답했던 찰나에 이 사람들(HSI)이 농장 폐쇄를 도와줄 수 있다고 해서 반가웠다”고 했다. 캐나다로 간 17마리를 시작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