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소셜벤처 창업공간 모여라 ⑥ 강남권역(下)

스타트업의 메카인 강남권. 기업들이 운영하는 창업공간들도 눈에 띈다. 2015년 문을 연 구글캠퍼스 서울과 올해 1월 서초동에 오픈한 현대카드 스튜디오 블랙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차이는 명확하다. 구글캠퍼스 서울은 구글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스타트업을 위한 공간과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면, 현대카드 스튜디오 블랙은 비즈니스 차원에서 ‘공간 사업’을 확장한 모양세다.    ◇ 구글 캠퍼스  삼성동 오토웨이타워 지하2층에 있는 구글 캠퍼스 서울은 영국의 런던, 이스라엘의 텔아비브에 이어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2015년 5월 문을 열었다. 공간은 크게 이벤트 룸, 디바이스 랩, 캠퍼스 카페, 협업 공간 등으로 구성돼 있다. 글로벌 기업 구글의 명성 때문일까. 구글 캠퍼스는 까다로운 입주 자격을 요구한다. 입주 요건은 이미 제품 혹은 서비스를 출시했거나 6개월 이내 출시 계획이 있는 스타트업이어야 하며 팀원이 최소 2명, 최대 8명이어야 한다. 또 구글이 판단하기에 사업 아이템이 혁신적 기술 기반의 제품이나 서비스여야 하는데, 별도의 발표와 면접을 통해 이를 평가한다. 지난해 12월 입주 경쟁률이 150대 1에 달하는 만큼, 구글 브랜드의 힘은 크다. 구글 임직원의 전문 멘토링과 투자자 연결, 교육 프로그램 지원은 덤이다. 뿐만 아니라 메인 이벤트 홀에서는 매달 신청을 통해 다양한 스타트업 대상의 행사를 제공하고 있다. 강연을 신청해 들을 수도 있고 반대로 입주사가 행사를 주최할 수도 있다. 입주 시 6개월간 무료이며, 재지원이 가능하다. 주중 반면 구글 캠퍼스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카페’도 운영 중이다. 홈페이지를 통해 멤버십을 등록하면 전 세계 구글 캠퍼스

서울시내 소셜벤처 창업공간 모여라 ④ 종로-중구-용산권역

서울 종로와 중구 그리고 용산구는 보다 다양한 ‘테마’를 가지고 창업가들을 손짓하고 있다. 최첨단 기술 육성부터 외국인 창업가 지원까지 다채로운 주제로 가득하다. ◇ 세운상가의 변신, H 창의허브 국내 ‘기술자’들의 주무대였던 종로 세운상가는 기술·제조 분야 창업 인큐베이팅 공간이자 최첨단 기술 교육의 장으로 탈바꿈했다. 세운상가는 서울 종로구 종로3가와 퇴계로3가 사이를 잇는 2층형 상가 단지다. 1970년대 전기·전자 기계금속 등 제조업 산업의 중심지였으며, 80년대 말 개인용 컴퓨터 보급으로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강남권 개발과 도심 부적격 업종 판정을 받으며 용산전자상가가 새로운 전자 전문상가로 떠오르자 쇠퇴를 거듭했다. 지난 2일, 세운상가의 빈 공간이었던 아세아상가(약 200평 규모·630㎡) 3층에는 기술·제조 분야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공간 ‘H창의허브’가 들어섰다. 세운상가 일대를 4차 산업혁명의 거점인 ‘메이커 시티’로 만들겠다는 서울시 정책의 일환이다. 5월에는 현재 공사 중인 보행데크(세운~대림상가 구간) 옆 난간 부근에 ‘세운 메이커스 큐브’ 이름으로 29개 창업공간도 조성된다. 3월 중 입주사를 모집한다. 세운상가 내에는 드론개발실과 스마트의료기개발실 등 제작·창작시설 21곳, 전시·체험공간 8곳이 마련돼 있어, 기술기반 사회적기업이라면 주목할만하다. 3D 프린터 , 레이저 컷 등 최첨단 기기들을 이용해 볼 수도 있다. 장비 사용 방법은 매월 있는 정기 교육(홈페이지에서 예약 fablab-seoul.org)에서 습득 가능하다. 사회적기업가를 지원하는 비영리 사단법인 씨즈가 서초구 심산기념문화센터에서 세운상가로 자리를 옮겨 주요 공간 운영 및 청년창업가 육성을 맡는다. 또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장비 및 운영을 지원하고 서울시립대가 대학생들의 현장 교육을 진행한다. ◇ 위워크 을지로, 스페이스노아 사회적기업 및 청년창업가 지원 공간에

[Cover story] 헐크 이만수가 요즘 행복한 이유①

2014년 10월 SK와이번스 감독직 은퇴 후 라오스 ‘아짱’으로 변신 ‘밥’ 대신 ‘꿈’…야구 하나가 만든 변화     “10회 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만수(60) 전 SK와이번스 감독은 자신의 현재를 이렇게 설명했다. 본게임은 끝났는데, ‘나눔’이라는 연장전에 들어섰다는 것이다. 완전히 새롭고, 완벽하게 감사한 삶이란다. 시작은 전화 한 통이었다. 47년 야구 인생을 끝낸 2014년 10월, 그는 아내 깜짝 선물로 동유럽 여행권을 준비했다. 그런데 라오스의 교민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좀 와주세요.” 간곡한 부탁이었다. 감독 시절, 지인 소개로 알게 된 이 교민에게 “바쁘니 나중에 가보겠다”고 약속한 후 야구용품을 보내주긴 했지만, 진짜 요청이 올 줄은 몰랐다고 한다. 망설이는 그에게 아내가 따끔하게 한마디했다. “동유럽은 언제든 갈 수 있지만,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다음 달, 그는 동유럽 대신 라오스행 비행기에 올랐다. 유소년 야구단 ‘라오 J브러더스’와의 첫 만남이었다. 4년 후, 이만수는 더 이상 ‘헐크’가 아닌, 라오스 ‘아짱(선생님이라는 뜻)’으로 불린다. 그동안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지난 15일, 서울 목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야구로 최정상에 섰을 때보다 지금이 더 행복하다”고 했다.   ◇삶을 송두리째 바꾼 한 통의 전화   -라오스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요. “원래 ‘라오 J 브러더스’ 야구단은 2014년에 현지 교민인 제인내 씨가 만든 거예요. 점심시간에 직원들과 함께 회사 주차장에서 야구를 했는데, 아이들이 관심을 가지더래요. 몇명을 모아 캐치볼을 하다, 규모가 커져 야구단까지 만든 거죠. 시간이 지날수록 전문 야구 지식이 없어 가르치기가

[Cover story] 헐크 이만수가 요즘 행복한 이유②

왕년의 야구 스타, 거절 당하며 첫 사회 경험  “야구로 정상에 있을 때보다 나누며 사는 지금이 더 행복해”   지난해 7월, 이만수는 야구 활성화 공로를 인정받아 라오스 총리가 수여하는 훈장을 받았다. 그는 이제 라오스에 야구장을 세울 계획을 갖고 있다. 지난해엔 라오스 올림픽조직위원장과 교육체육부 장관을 만났다. 그 결과, 와따이 국제공항 남쪽에서 20㎞ 떨어진 부지 2만평을 50년 동안 빌리는 것을 승낙 받았다. 그는 한국의 ODA(국제개발협력) 자금을 통해 라오스 야구장 건립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 부처도 쫓아다니고 있다. 하지만 이런 결실을 맺기까지 그는 험난한 길을 걸어야만 했다. 좋은 일을 ‘잘’하는 것 또한 전문성과 노하우가 필요했기 때문. 사회공헌과 나눔에 있어서 ‘뉴 페이스’인 그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야구 스타의 옷을 벗어 던지고 “신입사원의 자세로 직접 뛰어다녔다”고 했다.    ◇거절당하고 도전하며 깨닫게 된 것들   -한국에 돌아와서 후원자를 만나러 다녔다고 하던데. “네. 과거 야구 유니폼을 입고 있었을 때 친절했던 사람들이 싸늘하게 돌아서더군요. 50명을 만나면, 50명 모두가 제 부탁을 거절했어요. 대놓고 사기꾼 취급을 하더군요. 세상이 냉정한 곳이라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자존심이 많이 상했을 것 같아요. ‘왕년의 야구 스타’ 이만수도 별 수 없나보다 싶었죠 (웃음). 후원받아오겠다고 큰소리쳤던 라오스 아이들의 얼굴이 아른아른 거렸습니다. 그래서 더 이를 악물고 열심히 발로 뛰었죠. 5개월이 지나자 주변 사람들이 서서히 마음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다들 제가 아이들 돕는 일을 일회성으로 할 줄 알았거나 언론 플레이하는 정도로 생각했던

서울시내 소셜벤처 창업 공간 모여라 ② 성북-노원권역

연구 기관과 대학이 몰려 있는 서울 성북구와 노원구에는 교육 및 연구 기관과 협력한 공간들이 자리해있다. 산학과 연계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다면, 이 공간들에 주목해보자.  ◇ LG소셜캠퍼스 먼저 고려대 안암캠퍼스에 위치한 ‘LG소셜캠퍼스’는 사회연대은행이 운영하고 2015년 LG전자가 5년간 사회적경제조직 및 사회적기업가들을 위해 무상임대한 공간으로, 사회적기업을 위한 성장자금을 지원하는 ‘LG소셜펀드’와 연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고려대 자연계 산학관에 위치하여 산학협력도 가능하다. 738평 규모의 소셜 캠퍼스는 독립사무실과 연구개발실19개, 인큐베이팅센터 2개, 교육네트워크실 등 총 4개의 구역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입주기업은 각 종 회의실 등 공용공간과 공용시설을 활용할 수 있다. 교육장은 유료로 시간당 3만원이다. 다만 사회적기업은 물론 예비 사회적기업도 입주할 수 있는 독립사무실과 달리 인큐베이팅센터 이용에는 몇 가지 자격 조건이 필요하다. 사회연대은행의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선정된 팀들만 입주가 가능한 것(자세한 선정 기준은 사회연대은행 홈페이지의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운영지침 ’참조). 이 입주팀들은 활동 공간은 물론 사회연대은행의 비지니스 모델 점검 및 재무교육, 재무컨설팅, 법인설립가이드교육, 시장조사, 마케팅전략 수립 등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월 임대료는 사무실 크기에 따라 다르며, 관리비는 1㎡ 당 6000원이다. 계약기간은 1년이며 최대 3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입주자(팀)은 입주사의 계약이 만료되는 대로 수시 공지한다.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 서울창업성장센터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원 내 위치한 ‘서울창업성장센터’는 바이오, 로봇, 의료 등 최첨단 기술 분야 사회적기업을 위한 곳이다. 서울시로부터 센터를 위탁 운영하는 곳은 한국기술벤처재단으로, 기술창업에 강점을 갖고

[기부 그 후] 빗물이 마실 물로 바뀌는 기적

필리핀 힐루퉁안 섬에서는 물이 아주 귀합니다. 건기에는 비가 아주 조금 내리고, 우기에 모인 빗물은 금세 오염이 돼 먹을 수 없습니다. 지하수도 이용할 수 없습니다. 산호초로 이루어진 힐루퉁안 섬은 빗물이 고이지 않고 땅으로 스며드는데다 땅을 파도 짜디짠 바닷물만 나오기 때문입니다. 1500여 명의 주민들은 물이 부족할 때면 10페소짜리(약 220원) 수돗물을 사기 위해 한 시간 동안 배를 타고 육지로 나가야 합니다. 물을 구하는 것은 대부분 어린아이들의 몫입니다. 아이들은 6~7살이 되면 일하러 간 부모님을 대신해 약 20kg이나 되는 무거운 물통을 두 개씩 들고 나섭니다. 물을 구하러 가느라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이도 많습니다. 이것도 경제 사정이 좋을 때나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힐루퉁안의 각 가정의 한 달 수입은 약 2000페소(4만4000원). 건기가 되면 물 값은 4~5배 정도 오르기 때문에 가정 형편이 어려운 집은 양동이나 그릇에 빗물을 받아 사용합니다. 그런데 그릇에 모인 빗물은 쉽게 오염됩니다. 그 동안 많은 사람들이 이끼가 끼어있거나 벌레가 있는 오염된 물을 마시고 수인성 질병, 감염 등으로 사망하기도 했습니다. 최재봉(41) 전국재해구호협회 희망브릿지 과장은 지난해 초 필리핀 협력 업체 직원을 통해 이 ‘비극’을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소식을 접하자마자 필리핀으로 날아갔지요. 힐루퉁안 섬을 직접 가 본 최 과장은 섬의 비극적 상황에 매우 가슴이 아팠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힐루퉁안 섬에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지난해 전국재해구호협회에서 빗물 저장 시설을 섬에 설치하기로 한 것이죠. 토질 환경을 진단해보니 우물을

[Culture & Good] “기억되지 않는 역사는 반복된다”…영화 ‘어폴로지’

2015년 12월 28일, 박근혜 정부와 일본 정부는 한일위안부 합의문에 공식 서명했다. 1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도, 한일위안부 합의를 졸속으로 처리했다는 국민적 분노가 만만치 않다. 피해 당사자들은 아직도 사과를 받지 못했다. 결국 해결된 건 아무것도 없다. 이런 가운데 위안부 할머니들의 삶을 조명하는 의미있는 영화가 나왔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본 영화 ‘어폴로지’가 오늘 개봉했다. ‘어폴로지’는 과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였던 한국 길원옥 할머니, 중국 차오 할머니, 필리핀 아델라 할머니의 삶을 캐나다 감독이 6년이란 긴 시간 동안 진정성을 담아 촬영한 다큐멘터리다. 한국, 중국, 필리핀 3개국의 실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삶을 관찰자 시점에서 담담히 담았다. 세 할머니는 어린 나이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고 살아야만 했다. 어폴로지의 연출을 맡은 티파니 슝 감독은 지난 7일 언론 시사회에서 “2009년 학술여행을 통해 위안부 문제에 대해 알게 됐다”면서 “할머니들의 증언을 들으면서 위안부 사건은 단지 과거의 일이 아니라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사건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어폴로지는 할머니들의 피해 사실을 구체적으로 부각하기보다는 사건 이후 할머니들의 극복 의지를 강조했다. 특히 한국의 길원옥 할머니가 중심이 돼 그동안 정의 구현과 진실을 밝히기 위해 진행했던 행보를 집중 조명한다. 길 할머니는 열세 살 때 만주 하얼빈의 위안소로 끌려가 해방 이후에야 풀려났다. 위안부 생활로 아이를 낳을 수 없게 돼 평생 외로이 살아온 그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마련한 쉼터 ‘평화의 우리집’에서 생활하고 있다. 어폴로지는 캐나다국립영화위원회(NFB)에서 제작한 작품으로 ‘2016년 캐나다 10대

“비영리 투명성 높이겠다”…경기도, 기부금 관리시스템 ‘블록체인’ 추진

경기도 ‘블록체인’ 기부 시스템 도입 추진 모금 정보를 참여자 모두 볼 수 있어   차세대 금융 기술인 ‘블록체인(Blockchain)’이 국내 기부 시스템에 도입될 전망이다. 경기도는 지난 5일, 기부시스템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블록체인은 거래 정보를 특정 기업의 중앙 서버가 아닌 P2P(개인 간) 네트워크에 분산시켜 거래 내역을 기록·관리하는 방식을 말한다. 거래에 참여하는 모든 사용자가 똑같은 거래 내역을 공유하고, 거래 때마다 이를 대조하기 때문에 보안성과 투명성이 높다. 경기도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기부금 운용내역의 투명성을 확보, 기부문화를 확대할 계획이다. 연내에 기부자 개인 정보 보호, 중앙시스템과의 연계 등 블록체인 도입에 대한 세부계획을 수립하고 기부단체 및 관련 전문가와 협의에 들어간다. 경기도 복지정책과 관계자는 “현재 기술 도입 방식을 두고 도내 NGO들과 협의하고 있다”며 “경기도가 자체적으로 기술을 개발해 단체에게 제공하는 방법, 개발 단계부터 운영까지 단체와 함께 진행하는 방법 등 여러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글로벌 금융권에서는 블록체인이 비트코인과 함께 차세대 중요 기술로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는 올해부터 간편결제 시스템인 ‘알리페이’의 기부 플랫폼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했다. 알리페이의 기부 섹션에서 자선단체 및 기부자가 기부금 이력과 사용현황 등을 추적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 알리바바 관계자는 “간편 결제 서비스와 블록체인 기술의 결합은 비영리단체의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기부를 더욱 지속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최대 해운사인 덴마크의 머스크 라인 역시 IBM과 파트너십을 맺고 블록체인 기술을 물류계약·선적·운반 등 전 과정에

어느 후원자의 고백…“저는 마약중독자였습니다”

과거 마약 중독자에서 캄보디아 두 소녀의 ‘희망지킴이’로    다일공동체 후원자가 말하는 ‘나의 삶, 나의 나눔’       남다윗(53·가명) 씨의 삶은 처절함 그 자체였다. 마약 때문에 일도 친구도 가족도 모두 잃을 위기에 처했었다. 20대 중반에 시작한 마약을 끊기 위해 온갖 방법은 다 써봤다. 운동, 독서 등 무언가에 집중해 보거나 산 속에 들어가 칩거도 해봤다. 그러나 마약의 유혹은 끈질겼다. 마약을 중단하자 극심한 신체적, 정신적 고통이 밀려오는 ‘금단현상’이 그를 괴롭힌 것. 투약과 중단을 반복했던 남씨는 결국 2011년 마약 투약, 2012년 마약 교부(대가 없이 건내줌) 그리고 2014년 밀매 혐의로 수차례 교도소 신세를 졌다.  그로부터 3년 후. 그는 마약 중독에서 벗어나 이제 두 소녀의 ‘행복 지킴이’가 됐다. 국제구호단체인 다일공동체를 통해 캄보디아 두 어린이에게 매월 3만원씩 정기 후원을 하게 된 것. 노숙인들에게 무료로 밥을 나눠주는 등 다일공동체에서 자원봉사 활동도 한다. 지난 6일 서울 동대문구 다일공동체 본부에서 만난 남씨는 “다일공동체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통해 마약의 유혹을 이겨낼 수 있었다”면서 “내가 받은 나눔을 이제 베풀면서 살고 싶다”고 미소 지었다. 마약중독자에서 후원자로 변신한 그의 인생스토리를 소개한다.  ◇ “호기심으로 시작한 마약, 그 끝은 고통과 절망이더라” 처음 ‘약’을 한 건 중학교 때였어요. 같은 반 친구가 본드를 권하더군요. 막상 권유를 받았을 땐 주저했는데 냄새를 맡으니 기분이 나른해지고 좋았어요. 그러다 본격적으로 마약을 하게 된 건 30대가 되면서부터입니다. 유흥업소를 운영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저는 술을 체질적으로

학교 밖 청소년을 체인지메이커로…사회적기업 ‘유스바람개비’

김정삼 유스바람개비 대표 인터뷰       슬기(가명)는 아버지와 매일 부딪혔다. 아버지는 학교에 나가지 않는 슬기를 나무랐고, 슬기는 화만 내는 아버지가 싫었다. 어머니는 슬기가 어렸을 적 집을 나가 소식이 끊겼다. 슬기는 집도 학교도 싫었다. 집에 있는 아빠도 학교 선생님도 자신을 꾸짖을 뿐 위로해주지 않았다. 그래서 슬기는 학교를 나와 거리를 돌아다녔다. 어느 날이었다. 성남 신흥역 근처를 배회하던 슬기는 시끌벅적한 포장마차에 눈길이 갔다. 사회적기업 유스바람개비가 운영하는 간이식당이었다. 그곳에서 먹은 저녁 한 끼로 슬기의 인생은 180도 달라졌다. 18살 나이로 가출했던 ‘학교 밖 청소년’은 어느덧 사회복지학과를 지망하는 21살 아가씨로 성장했다. 고등학교 검정고시에서 국어 과목 만점을 받을 정도로 우수 합격자로 변신한 슬기는 명문대 진학을 꿈꾼다. 좋은 상담사가 되어 과거의 자신처럼 상처가 많은 청소년들을 위로하고 싶단다.   청소년 진로 교육 사회적 기업 유스바람개비는 슬기와 같은 학교밖 청소년을 보듬는다. 2014년부터 이듬해까지 유스바람개비를 거쳐간 청소년들은 총 1805명. 2015년에만 16명의 학교밖 청소년이 유스바람개비의 도움을 받아 검정고시에 합격하거나 학교에 진학했다. 상처를 받고도 위로 받지 못한 아이들을 보듬는 곳. 지난 2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유스바람개비를 창립한 김정삼 대표를 만났다.    ◇학교 밖 청소년 7만명을 위한 기업, 유스바람개비   “매년 6~7만명이 학교를 그만두고 있습니다. 전국 청소년의 1.5%에 달합니다.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대안을 찾고 싶었습니다.” 김정삼 유스바람개비 대표가 사회적기업을 창업하게 된 계기를 풀어냈다. 20년간 청소년평화권네트워크, 성남시청소년재단 등 비영리단체에서 아이들을 지도하고 진로교육

‘과다 업무·열악한 처우’… 비영리단체에 소통의 바람 분다

조직 문화 개선에 나선 비영리단체   BBB코리아, 올해부터 주 1회 재택 근무제 시행사랑의연탄나눔, 한 달 안식년 제도 도입녹색연합, 신입·임원간 역할 바꾸기 워크숍도     통역 봉사 단체인 BBB코리아는 올해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주 1회 재택근무제’를 시행한다. 월요일과 금요일을 제외한 3일 가운데 하루를 선택해 집에서 업무를 본다. 2004년 설립돼 15년 차를 맞이하는 중견 NGO에서 파격적인 결정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 최미혜 BBB코리아 사무국장은 “밤낮 구분없는 근무가 계속되니 직원들 건강 문제에 적신호가 켜지더라”며 “건강 악화는 근속 문제로 이어져 조직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했기 때문에 내린 결단”이라고 말했다.  이 단체는 영어와 일본어, 중국어 등 19개 언어를 365일 24시간 무료로 통역해 준다. 월드컵·아시안게임 등 국제회의, 경찰서·병원·공항·다문화 가정 등 연간 8만건의 통역 봉사를 담당하는 직원 수는 단 8명뿐. 이들은 자원봉사자 4000명을 관리하고, 통역 봉사 연결을 돕고, 캠페인까지 벌인다. 남을 돕는 일이지만, 직원들의 소진 또한 만만치 않은 법. 최미혜 국장은 “수신 전환 시스템(착신)을 이용해 어디서든 휴대 전화만 있으면 근무할 수 있다”며 “출퇴근으로 인한 체력 소모도 없고 시간도 절약돼 업무 효율과 직원 만족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따뜻한한반도사랑의연탄나눔운동본부(이하 사랑의연탄나눔)는 2011년부터 ‘한 달 안식년 제도’를 시행 중이다. 원기준 사랑의연탄나눔 사무총장은 “업무 과다, 열악한 처우 때문에 5년 이상 근속하는 직원들이 줄어드는 상황이 반복돼 안식년제를 시행했다”고 도입 취지를 설명했다.   사랑의연탄나눔은 매년 자원봉사자 4만~6만여명과 함께 1만여 에너지 취약 계층에 연탄 300만장을 지원한다. 2004년부터 2016년

샤롯데봉사단 28명… 그들의 따뜻한 하루

  “봉사 후에도 품에서 떨어지지 않으려던 아이가 자꾸 떠오릅니다. 그 친구와 나눈 따뜻한 교감에 자꾸 눈물이 나네요.”지난 16일 엄소희 롯데월드 샤롯데봉사단원은 봉사를 끝내며 눈시울을 붉혔다. “처음엔 내가 어려운 이들에게 도움을 준다는 생각으로 봉사를 시작했지만 오히려 감동을 받고 간다.”며 활동 소감을 전했다. 지난 16일, 박동기 롯데월드 대표와 샤롯데봉사단은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한사랑마을과 한사랑장애영아원을 찾았다. 이곳은 중증 장애가 있는 아이와 성인을 위한 특수교육, 재활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사회복지시설이다. 이날 샤롯데봉사단 28명은 일명 ‘따뜻한 나눔의 하루!’를 보내기 위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장애인들과 일대일로 짝을 이뤄 주먹밥을 만들고, 생활실을 윤기나게 쓸고 닦았다. 2월 생일을 맞이한 장애인들을 위한 깜짝 생일 파티 이벤트에 이어, 주사위 놀이까지 이어졌다. 박동기 롯데월드 대표는 “4년 만에 이곳을 방문했는데 당시 함께 시간을 보냈던 장애인들의 밝은 모습을 통해 저 자신이 힐링됐다”면서 “임직원 여러분도 오늘이 소중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월드 임직원 전체로 구성된 샤롯데봉사단은 롯데월드 봉사조직의 통합 및 브랜드화에 적극 나서기 위해 2015년 7월 첫발을 내디뎠다. 롯데월드 어드벤처는 어린이를 놀이공원으로 초청하는 ‘드림티켓’, 어린이병동을 방문하는 ‘찾아가는 테마파크’, 어린이들의 꿈을 지원하는 ‘드림아트’ ‘드림잡’, 점심 식사량을 조절해 지역사회 후원금을 조성하는 ‘기부데이’ 등 어린이와 청소년의 꿈을 키워주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진행해 오고 있다.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