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보다 창업 먼저”… 사회문제 해결에 나선 청년 대표들

대학 졸업장보다 사업자등록증을 먼저 받은 젊은 창업자들이 있다. 이들은 MZ세대답게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학생 때부터 사업을 시작했고,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실험 중이다. 지난 5월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19 소셜벤처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소셜벤처 771곳 가운데 30대 미만 창업자의 비율은 40%에 이른다. 이처럼 소셜벤처 업계에서 젊은 대표의 등장은 흔한 일이지만, 학부 시절 창업한 사례는 많지 않다.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산업계 전반에 큰 변화가 일어나면서 재조명 받는 주거·교육·의료지원 분야에서 활동 중인 청년 창업가 3명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당장의 수익을 기대하기보다 사회변화를 꿈꾸고 있다”고 했다. 청년과 장년을 잇는 주거 공유 소셜벤처 ‘허들링’ “학부 시절부터 사업을 준비했어요. 자연스럽게 주변에 있는 청년들이 겪는 문제에 집중했죠. 청년들은 집이 없어 지낼 데가 없고, 정작 집 있는 시니어들은 소득이 불안정하잖아요. 청년과 시니어를 홈쉐어링으로 연결한다면 서로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죠.” 노시형(28) 허들링 대표는 주거빈곤층인 청년과 시니어를 연결하는 홈쉐어링 플랫폼을 지난해 선보였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하는 O2O 서비스로 중장년 호스트를 모집해 임대할 방을 소개하면, 조건에 맞는 대학생 게스트를 매칭하는 방식이다. 홈쉐어링은 한 집을 여러 세입자가 함께 쓰는 쉐어하우스와 다른 개념이다. 호스트와 게스트가 함께 거주하지만, 공간을 분리하고 입주 규칙을 정한다는 점에서 하숙과도 차이가 있다. 노시형 대표는 “단순히 돈을 버는 일보다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대학생들이 쾌적하고 안전한 주거 공간을 원하는데, 자식들을 출가시킨 중장년층의 집에는 방이 비어 있다는

“기후변화 대응은 ‘생존’의 문제”…환경 분야 인재도 육성해야

[인터뷰] 이지현 숲과나눔 사무처장 “환경 운동은 여유 있는 사람들이 하는 거라는 막연한 생각이 있어요. 아직 전문가들의 영역이라는 인식도 있죠. 그렇게 해서는 세상이 바뀌지 않아요. 환경오염이 생존과 직결 문제라는 걸 인식하고 노력하는 수많은 사람이 있어야 해요.” 이지현(47) 숲과나눔 사무처장은 25년째 환경 운동을 지속해왔다. 그는 환경 운동의 핵심을 ‘생존’으로 꼽는다. “1990년대만 하더라도 노동 운동이 대세였어요. 그땐 그게 생존의 문제였으니까요. 지금은 환경으로 무게가 옮겨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 운동이 단절되지 않고 지속하기 위해서는 환경 분야 인재를 키워야 하는 거죠.” 환경과 생존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스페이스라온에서 만난 이지현 사무처장은 환경 문제에 관심 갖게 된 ‘날카로운 첫 기억’을 먼저 꺼냈다. “대학 다닐 때였어요. 우연한 기회로 환경운동연합에서 주관하는 여름캠프에 참여했는데, 공해 때문에 주민들이 집단 이주하는 마을을 찾아갔어요. 울산 온산읍 인근 공단에서 배출한 대기오염물질을 피해 사람들이 주거지를 옮겨야 했고, 온산초등학교는 폐교됐습니다. 그때 환경은 생존의 문제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환경운동을 시작한 계기로 작용했습니다.” ―환경운동가로 활동한 지 벌써 25년입니다. “환경은 다른 운동과 달리 눈앞에 당장 보이지 않습니다. 기후변화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은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으니까 크게 느끼진 않는 것처럼요. 이 때문에 환경 문제는 사회인식뿐 아니라 후원금에서도 후순위로 밀리는 경우가 많아요. 그럼에도 환경운동 자체가 가지는 힘에 공감하고 꾸준히 함께 하는 사람들이 늘 곁에 있었습니다.” ―기억나는 동료들이 있나요? “환경운동연합 소속일 때 ‘벌레먹은사과’라는 팀을 운영한 적이 있어요. 출산과 육아를 거치면서 먹는 것부터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