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금)

몸의 장애가 꿈의 장애로 되지 않도록…꿈, 포기하지 마세요

‘두드림펀드’ 두드리세요… 현대홈쇼핑, 매년 1억씩 8년간 지원

명효는 자폐장애가 있다. 하지만 2년 반이 넘도록 꾸준하게 첼로를 연습했고, 지금은 유라시아 오케스트라의 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명효는 자폐장애가 있다. 하지만 2년 반이 넘도록 꾸준하게 첼로를 연습했고, 지금은 유라시아 오케스트라의 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장애를 가지고 있는 부모들이 가장 고민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한국장애인재활협회의 손경미(38) 사회복지사는 “자녀 걱정”이라고 답했다. “자녀 교육이나 뒷바라지가 힘든 환경이다 보니 본인들의 불편보다 아이들에게 잘 해주지 못하는 것을 더 괴로워”한다는 것이다.

이희수(가명·47)씨는 아들인 동훈(가명·17)이 나이일 때 프레스 일을 시작했다. 힘든 생활이었지만 미래를 위해 열심히 일했다. 그러다 86년도에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 프레스기로 손이 빨려 들어가 왼쪽 손목과 오른쪽 네 손가락의 한마디씩을 빼고는 양손이 모두 절단되고 말았다. 당시 나이 21세. 한창 일할 나이였다. 희수씨네 현재 한 달 수입은 나라에서 나오는 “이것저것 합쳐 110만원 정도” 되는 돈이다. 이 돈을 아껴서 석 달에 한 번씩 동훈이에게 축구화를 사준다. 고등학교 2학년인 동훈이의 꿈이 박지성 같은 축구 선수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희수씨는 한국장애인재활협회의 ‘두드림펀드’에서 지원을 받아 동훈이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조금은 덜 수 있었다. “동훈이가 중학교 2학년이 되니까 전지훈련도 가야 하고, 합숙훈련도 해야 하고 돈이 많이 들어서” 복지관에 도움을 요청했더니 두드림펀드를 연결해줬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두드림펀드는 4년간 1700만원을 꾸준히 동훈이의 꿈에 지원하고 있다.

두드림펀드는 한국장애인재활협회가 2003년부터 시작한 장애가정 청소년 지원사업(당시 명칭은 ‘두드림’)이다.

“장애가 있는 청소년이나 보호자가 장애인인 청소년은 상대적으로 열악한 성장 환경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청소년들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는 오히려 부족하죠.” 한국장애인재활협회의 유명화(48) 사무총장은 ‘장기적’이라는 단어에 힘을 주었다.

눈이 보이지 않는 새봄이의 꿈은 희망을 노래하는 성악가가 되는 것이다.
눈이 보이지 않는 새봄이의 꿈은 희망을 노래하는 성악가가 되는 것이다.

“두드림펀드의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명확한 꿈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이 꿈을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고 또 노력하려는 의지도 있어야 합니다.” 지원을 원하는 청소년의 꿈을 신청받고, 전화와 방문 상담을 거쳐 한 차례의 내부 회의와 두드림 선정위원회의 회의를 거쳐 지원 대상이 확정된다. 지원대상이 확정되면 대상자가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철저하게 도와준다. 상담을 거쳐 개인별로 맞춤 지원계획을 수립하고, 이 청소년을 도와줄 수 있는 네트워크를 발굴하고, 정기적으로 상담을 진행하고 그 과정을 모두 기록으로 남긴다. 이런 엄격한 과정을 거쳐 지원을 받은 청소년은 2003년부터 지금까지 366명, 그 금액은 11억원에 달한다.

새로운 숙제도 있다. 두드림펀드가 지원 대상자들을 열심히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사회가 이 아이들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래서 2009년 온라인 기부사이트인 ‘두드림펀드(www.dodreamfund.com)를 론칭했다. 장애가정 청소년이 자기의 꿈을 올리면 누구나 이 청소년을 위해 기부하고 있는 열린 공간이다.

기업으로부터 기부금을 유치하는 것도 고민이다. 유명화 사무총장은 “현대홈쇼핑이 두드림을 시작했던 2003년부터 지금까지 8년간 매해 1억원을 꾸준히 기부해준 것이 많은 장애가정 청소년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며 더 많은 기업이 함께해줄 것을 호소했다. 실제로 현대홈쇼핑은 2001년부터 장애인재활협회에 꾸준히 현금을 기부해왔고 2007년부터는 모금방송을 론칭하는 등 장애가정 청소년을 돕기 위한 활동을 넓혀왔다. 현대홈쇼핑 민형동(59) 대표이사는 “앞으로도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사회공헌 활동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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