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8월 8일(월)
‘기저귀 자주 뺀다고 신체억제대 사용’… 인권위, 노인요양시설 제도 개선 권고

국가인권위가 지난달 20일 보건복지부장관에게 노인요양시설 운영실태를 점검하고 관리·감독을 강화할 것을 권고했다고 2일 밝혔다. 입소 노인의 인권보호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인권위는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전국의 노인요양시설 9곳을 방문해 조사를 실시했다. 서울특별시 강남구, 경기 광주시·가평군·양평군, 강원 춘천시, 충남 보령시·당진시, 전남 구례군, 경북 영덕군의 시설이 대상에 포함됐다.

인권위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보건복지부장관에게 ▲노인복지법에 신체억제대 사용 근거 명시 ▲CCTV설치 운영에 대한 세부기준 마련 ▲노인인권지킴이단 구성·운영 의무화 ▲노인의료복지시설 직원배치기준 상향 등을 권고했다.

요양원에서 시간을 보내는 노인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조선DB
요양원에서 시간을 보내는 노인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조선DB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입소 노인 801명 중 100명(12.4%)에게 신체억제대가 활용됐다. 일부 시설에서는 노인이 기저귀가 불편해 스스로 빼는 경우에도 신체억제대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권위는 입소 노인의 돌봄을 위한다기보다 관리 편의에 따라 신체억제대가 이용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노인인권지킴이단’의 활동도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노인인권지킴이단은 노인이 가족·이웃에게 학대 당하거나 복지시설에서 차별받는 일이 없는지 감시하는 자원봉사직이다. 장애인 거주시설에는 장애인복지법에 따라 인권지킴이단을 의무적으로 둬야 하지만 노인요양시설의 경우에는 규정이 없다. 인권위 조사 결과 시설 9곳 중 1곳만이 노인인권지킴이단을 구성해 운영 중이었다. 인권위는 “노인인권지킴이단이 전문성과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근거 규정을 마련하고 예산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치매환자의 잦은 낙상사고도 요양보호사 인력이 부족해 발생한다고 파악했다. 9곳의 노인요양시설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년간 총 80건의 낙상사고 중 치매환자에게 발생한 건이 70건으로 전체의 약 90%를 차지했다. 그 중 61건(76.25%)이 요양보호사가 없는 상황에서 발생했다.

인권위는 시설 내 인권침해를 감시하기 위해 외부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입소 노인 대다수가 시설 종사자에게 전적으로 돌봄을 의존하고 있다”며 “시설 내 인권 침해 행위가 발생해도 스스로 신고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백지원 더나은미래 인턴기자 100g1@chosun.com

관련 기사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전체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