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8일(목)

“사라진 꿀벌 되찾자”… 범부처 ‘꿀벌 살리기’ 공동연구에 484억원 투입

꿀벌 생태계 파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8년 동안 484억원을 투입한다. 농촌진흥청 주관으로 5개 정부 부처가 협력해 연구를 추진한다. 지난겨울 이상기후와 병해충 등으로 꿀벌 78억 마리가 폐사한 데 따른 것이다.

농촌진흥청은 13일 “산림청·농림축산검역본부·환경부와 협업하고 기상청의 협조를 얻어 ‘꿀벌 보호를 위한 밀원수종 개발 및 생태계 보전’ 연구 개발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8일 경기 이천 백사면 인근에서 꿀벌이 활짝 핀 메밀꽃에 앉아 꿀을 따고 있다. /뉴스1
8일 경기 이천 백사면 인근에서 꿀벌이 활짝 핀 메밀꽃에 앉아 꿀을 따고 있다. /뉴스1

농진청에 따르면 이상 기상으로 인해 꿀벌의 대표 먹이원인 아까시나무의 분포면적이 최근 수십 년 동안 급감했다. 1980년에 32만ha(핵타르)에서 2010년대에는 3.6만ha로 줄었다. 이 같은 환경변화는 꿀벌의 활동을 어렵게 하고, 면역력을 약화한다. 결국 벌꿀 생산량도 감소했다. 벌꿀 생산량은 2020년에는 2322t으로 평년보다 8% 줄었고, 2021년에는 1만3123t으로 평년 대비 45% 감소했다. 꿀벌 생태계 파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점차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 사업의 주관 부처인 농촌진흥청은 꿀벌 사육과 병해충 관리 등 강건성 향상과 화분 매개 생태계 서비스 강화 기술 개발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 산림청은 기후변화에 적합한 밀원수 선발과 밀원 단지 조성 모델을 개발한다. 산불 발생 지역 등에 새로운 밀원 모델을 보급해 산림 생태계 회복에도 이바지한다는 계획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꿀벌 질병 진단과 제어 기술 개발을 담당한다. 기상청은 기상 상황에 따른 밀원수 개화 예측 모델을 만들어 양봉 농업인에게 정보를 제공한다. 환경부는 등검은말벌 같은 외래해충 관리와 생태계 서비스 평가 기술 개발을 맡을 예정이다.

연구는 1단계 ‘기초 개발 연구’와 2단계 ‘현장 실증화’로 나눠서 추진한다. 기술 개발과 현장 보급을 연계해 연구의 실효성을 높일 예정이다. 방혜선 농촌진흥청 연구정책국 과장은 “사회적 쟁점으로 떠오른 꿀벌 집단폐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 부처의 역량을 총집결해 연구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겠다”며 “생태계 서비스의 취약성을 극복하고 양봉산업의 회복탄력성을 높일 수 있도록 유관 부처가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지은 더나은미래 기자 bloomy@chosun.com

관련 기사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전체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