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의 학구열… 요나스쿨 문해 교실
“아다 에쿠테 라 라디오.”(아다는 라디오를 듣습니다)
엠마기따(38)씨가 칠판에 적힌 문장을 조심스럽게 읽어 내려간다. 멈칫해도 멈추지는 않는다. 두꺼운 지휘봉을 든 교사 타히르(32)씨가 나직이 “트레비엥”(좋아요)이라고 말한다. 요나스쿨 ‘CE1′(3학년) 교실에 모인 30여명은 ‘트레벵, 트레벵!’을 연발하며, 다소 과장된 환호를 보낸다.
5일 오후 5시, 아이들이 떠난 학교 교실을 아빠들이 차지했다. 파샤 아테레 지역 요나스쿨에서 진행하는 ‘문맹자를 위한 문자 교육’, 일명 ‘야학(夜學)’이다. 2년 전부터 시작된 요나스쿨만의 특화프로그램이다. 2010년 학교가 설립되면서 불붙은 학구열이 부모에게까지 확산된 것이다. 아수라 요나스쿨 교장은 “아이들이 공부를 시작하면서, 자녀는 아는데 부모는 모르는 상황이 자꾸 생기니까 지역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학습욕구가 일기 시작했다”고 한다.
하루에 2시간씩 주 4회, 결코 만만한 프로그램이 아니다. 연 1만5000세파(약3만원)의 수업료도 내야 한다. 주민들의 생활을 고려해 농번기(7~9월)에는 진행하지 않는다. 10여명으로 시작된 학부모들의 ‘방과 후 교실’은 2년여 만에 80명으로 늘었다. 기본 문자 교육(프랑스어)만 진행하던 것에서 문법, 독해 등으로 과목도 확장됐다. 생활에 필요한 계산을 위해 산수 과목도 개설됐다. 아수라 교장은 “교사 한 명이 담당하고 있는데, 나도 시간 날 때마다 참여한다”고 했다.
수업을 마친 학부모들의 표정은 밝았다. 엠마기따씨는 “일손을 멈추고 오기 때문에 처음에는 조금 힘들었지만, 점점 배우는 즐거움이 커져 힘든 것도 모른다”고 했다. 자녀 3명 중 2명이 이 학교에 다니고 있다는 마하마드(30)씨는 “숫자랑 문자를 전혀 몰라 전화기도 못 다뤘는데, 수업을 통해 휴대폰도 다루고, 버스를 구분할 수도 있게 됐다”며 “더 열심히 공부해서 컴퓨터도 해보고, 라디오에서 말하는 것도 알아듣고, 다른 과목을 공부해 보고 싶다는 바람이 생겼다”고 했다. 파라얄라(24)씨는 “단순히 친구에게 프랑스어로 편지를 써보고 싶은 마음에 시작한 수업이지만, 처음 내 손으로 편지를 써본 게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 됐다”고 한다. “삶이 변하고 있는 것을 느꼈다”는 것이다.
수업에 참석한 주민 대부분은 “수업이 거듭될수록 ‘해야 한다’는 마음이 강해진다”고 말한다. 흙 묻은 손을 툴툴 털며 조그만 교실로 모여드는 이유다. 타히르씨는 “소란스러운 아이들에 비해, 어른들은 매우 진지하고 다들 집중하기 때문에 수업이 편하다”면서 “가끔 실력이 많이 향상된 어른들을 뵐 때면, 내가 굉장히 중요한 것을 바꾸었다는 느낌이 들어 행복하다”고 했다.
파샤 아테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