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3일(화)

‘포용적 금융 확산’에 함께할 체인지메이커를 찾습니다

‘포용적 금융의 확대’.

최근 문재인 정부가 강조하는 금융혁신의 키워드다. 지난 14일 문재인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중소기업, 소상공인, 창업자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금융 부담 경감 등 혁신 과제들을 빠르게 추진할 것”을 당부했다. 같은 날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향후 3년간 8조원 규모로 조성되는 ‘성장지원펀드 운영 방안’과 담보 자산이 부족한 혁신창업기업의 원활한 자금 조달을 지원하는 ‘동산금융 활성화 방안’ 등을 곧 발표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금융 소외 문제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2008년 대부업체의 고금리 상품을 이용하는 거래자는 약 130만명. 2015년엔 267만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2016 금융위원회). 60대 이상 인구 중 인터넷뱅킹 사용자는 9.5%, 모바일뱅킹 사용자는 6.8%에 불과하다. 20대 청년층의 금융 이해도 역시 OECD 16개국의 평균치를 밑도는 상황(2016 한국은행). 전문가들은 “정부 예산의 한계를 감안할 때, 특히 금융 소외계층을 위한 민간 기업의 혁신적인 지원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금융 소외를 해결하기 위한 기업의 역할은 무엇일까. 최근 글로벌 금융그룹 메트라이프(Metlife)는 ‘포용적 금융’을 기업의 주요 사회공헌 어젠다로 발표하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시도하고 있다. 2016년부터 진행하는 사회혁신을 위한 금융 및 경제 솔루션 경진대회 ‘인클루전 플러스(Inclusion Plus)’가 대표적이다. 이는 포용적 금융 및 경제적 자립 지원을 위한 비즈니스 솔루션을 가진 사회적기업, 소셜벤처, 비영리단체, 개인 사업자를 발굴 및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미국·중국·호주·레바논·중국·멕시코·아일랜드·방글라데시·이집트·호주 등 10개국에서 개최될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준결승 25개팀을 1차 선발해 상위 5개팀엔 총 1억원의 상금이 차등 지급되고 있다.

메트라이프가 주최한 ‘인클루젼 플러스 이집트·레바논 대회’의 결승 진출팀들이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메트라이프코리아재단

지난해 아일랜드 대회에선 저소득층 대출 희망자를 P2P(Peer to Peer·개인 대 개인) 방식으로 연결하는 플랫폼을 개발한 ‘그리드 파이낸스(GRID Finance)’가 우승을 차지했고, 중국에선 현지 보험사와 협력해 금융 소외계층을 위한 맞춤형 보험 상품을 만든 ‘이 바오 플랜(Yi Bao Plan)’이 1위로 뽑혔다. 대회에서 발굴된 체인지메이커(Changemaker)들은 정부 및 기업의 손이 미치지 않는 곳을 찾아가 취약계층의 자립까지 이뤄내는 등 ‘포용적 금융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

오는 4월부터는 한국에서도 인클루전 플러스가 개최된다. 금융 포용 분야의 경진대회로는 국내 최초다. 메트라이프코리아재단은 사회혁신 창업 전문 교육기관인 언더독스(underdogs)와 미국의 소셜임팩트 컨설팅 기업인 벌브(verb)와 함께 경진대회를 진행한다. 특히 이번 대회에선 과거 볼 수 없었던 ‘현지화’ 전략이 시도된다. 황애경 메트라이프코리아재단 사무국장은 “한국의 경우 인큐베이팅 단계에서 액셀러레이팅으로 넘어가지 못하고 실패하는 사회적기업·소셜벤처 사례가 많기 때문에 참가 자격을 창업 3년 이내에서 5년 이내로 확대했다”면서 “아이디어를 프로토타입(Prototype·시제품)으로 완성한 조직들에 투자 기회를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 조사 결과, 2004~ 2014년 창업 기업들의 평균 생존율은 1년 후 75.4%, 3년 후 48.0%, 5년 후 34.5%로 급격히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수많은 고객이 모여 자금을 움직이는 금융기관의 특성을 고려, 협동조합에 참가 자격을 부여한 것도 또 다른 특징이다.

인클루전 플러스 중국 대회에서 아이템을 발표하는 참가 팀들. ⓒ메트라이프코리아재단

대회 주제도 취약계층의 자립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화두로 떠오른 한국 상황에 맞춰 확대했다. 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는 것을 넘어서 경력 단절 여성 및 장애인 고용 등 경제적 자립을 위한 대안까지 포함시킨 것. 국내 최초로 진행되는 인클루전 플러스 대회인 만큼 다양한 혜택도 준비했다. 준결승에 진출한 25개팀은 약 6주간 메트라이프생명의 임직원들로부터 회계·법무·홍보 등 각 분야에서 맞춤형 멘토링을 받는다. 그중 결승전에 진출하는 5개팀은 오는 8월 중순 완성된 솔루션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진다. 최종 심사를 거쳐 선발된 1등은 5만달러(약 5400만원), 2등은 2만5000달러(약 2700만원), 3등은 1만2000달러(약 1300만원), 4~5등은 5000달러(약 540만원)의 지원금을 받는다. 한국을 비롯한 각국의 상위 2개팀엔 오는 10월 미국 뉴욕에 위치한 메트라이프 본사에 모여, 사회문제와 혁신 솔루션을 함께 공유하고 협력하는 기회가 주어진다.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만큼 4월 5일 성수동 헤이그라운드에서 사전설명회를 개최한다. 인클루전 플러스 대회에 참가하려면 4월 30일까지 온라인 신청(www.inclusionplus.com/korea)하면 된다.

데미언 그린 메트라이프생명 사장은 “이번 대회를 통해 포용적 금융의 중요성이 널리 퍼지기를 바란다”면서 “한국의 소셜벤처, 사회적기업, 협동조합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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