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카드로 ‘소원성취사업’ 힘 보태는 배우 강석우
각종 후원 행사 참여 난치병 어린이와 가족 격려
“‘착한카드-메이크어위시’로 행복한 어린이 더 많아지길…”
지난달 30일 ‘메이크어위시 자선골프대회’에서 탤런트 강석우(54)씨를 만났다.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 후원회장을 맡은 지도 어느덧 4년째인 그는 이날도 ‘난치병 어린이들을 위한 소원성취사업’을 알리느라 열심이었다. 여느 연예인들처럼 메이크업이나 헤어스타일을 챙기는 대신 그는 공연을 준비하는 난치병 어린이들을 챙겼다. 재단과 사업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에겐 먼저 다가가 소원성취사업의 가치를 알리고 참여를 격려했다. 어느새 난치병 어린이와 가족들이 부르는 또 하나의 이름, ‘소원아저씨’의 모습, 그대로였다.
‘소원아저씨’는 언제 어떻게 첫 소원을 이루었는지, 강씨의 첫 소원 이야기부터 물었다. “아마 국민학교(지금의 초등학교) 5학년 즈음일 거예요. 내 스케이트를 갖는 게 당시 제 소원이었거든요. 어리니 뭐 알아요? 다른 건 없어도 좋으니 그거 하나만 있으면 된다고 매일 부모님께 졸랐죠. 그러던 어느 날 저와 형제처럼 지내는 형님 한 분이 제 칭얼거리는 소리를 듣고 시장에 데려가더니 하나 사주셨어요.”
형님이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 힘겹게 살아왔음을, 그래서 강씨의 부모님이 아들 삼아 돌보셨음을, 당시 군인이었으니 얼마 안 되는 월급으로 무리한 것임을, 강씨는 이제는 잘 안다. 그래서 수십 년이 흘러도 형님이 사 준 ‘스케이트’를 잊을 수 없다.
“난치병 어린이들의 소원을 들어준다는 것이 이런 의미 아닐까요? 형님이 사준 스케이트가 제 가슴에 이렇게 평생 남아 가끔씩 그 선물을 떠올리면서 행복해지듯 말입니다. 물론,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 선물은 병이 낫는 거겠지만 그건 우리 사람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니까요. 대신 우리는 어린이들이 병마를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갖도록, 벅찬 희망과 용기로 가득하도록, 긍정의 에너지가 몸 구석구석 가득하도록, 어린이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것입니다.”
소원아저씨 강씨는 그렇게 ‘기적을 선물하는 마음’으로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과 함께 한다. 후원으로 참여할 뿐 아니라 때로는 모금 행사에 참여해 적극적으로 난치병 어린이 소원성취사업을 알리고, 때로는 ‘희망의 밤’과 같은 행사를 통해 난치병 어린이들과 가족, 봉사자, 후원자를 격려하고 응원한다. 난치병 어린이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서라면 소녀시대의 윤아, 배우 이민정 등 연예인 섭외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냥 제가 할 부분을 하는 것뿐”이라는 강씨는 실제로 ‘나눔’을 ‘특별한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사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그래야 하는 거 아닌가요? 성공한 사람이나 기업이 그처럼 큰 이익이나 성공을 거둘 때에는 함께 애쓴 사람도 있고, 알게 모르게 도움을 받은 사람도 있고, 심지어는 오히려 피해를 입은 사람도 있지 않겠어요? 그러니 혼자만의 성공은 아닌 거죠. 이웃과 사회와 함께 나누는 게 당연하죠. 그게 사람 사는 세상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강씨에게 착한카드 캠페인 참여는 당연한 결과다. 착한카드 캠페인은 조선일보 ‘더나은미래’, 하나SK카드와 국내 대표 비영리 단체 6곳(월드비전, 기아대책기구, 굿네이버스, 한국컴패션, (재)바보의나눔,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이 함께 하는 일상 속 기부문화 확산 캠페인이다. 착한카드의 발급 및 사용만으로도 연회비와 최대 3%의 적립 포인트 등을 기부할 수 있는 말 그대로 ‘착한’ 카드다.
그동안 사용하지 않은 적립금과 포인트들이 아까웠던 강씨는 이번 기회에 ‘착한카드’를 만들 계획이다. “안 그래도 항공사 마일리지나 각종 포인트, 적립금 등을 어떻게 기부할 수 없을까 고민하고 있었어요. 젊은이들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우리 같은 아저씨들은 포인트나 적립금 잘 못 챙겨 쓰거든요. 게다가 굳이 내 돈 들어가는 것도 아니니 기부해서 손해 볼 거 없잖아요?”
지난달 새로 출시한 ‘착한카드-메이크어위시’를 만들어 연회비와 적립 포인트 모두를 난치병 어린이들의 소원성취사업에 기부할 계획인 그는 “마음의 나눔까지 확산되는 캠페인이 될 것”을 부탁했다. “돈을 나누는 건 오히려 쉬울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마음을 나누는 건 정말 어려운 거예요. 그게 진짜 나눔이고요. 착한카드 캠페인 역시 단순히 연회비와 포인트를 기부하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라 매일의 삶 가운데 마음을 나누는 문화를 우리 사회에 퍼뜨리면 좋겠습니다. 그게 진짜 나눔이니까요.”
강씨는 착한카드를 만든 김에 착한 결심도 하게 됐다. “착한카드를 받으면 어떻게 사용할지 결심을 하나 세우려고요. 커피를 마실 때마다 착한카드를 사용한다거나 아니면 뭐 중국 요리를 먹을 때마다 착한카드를 사용한다거나 그런 식으로 말입니다. 그렇게 약속을 하나 정해야 실천하기 쉬울 것 같네요. 그렇게 한 번 두 번 실천하다 보면 매일매일 기부하는 습관이 저절로 자리 잡겠죠?”
매일매일 기부하는 습관을 꿈꾸며 활짝 웃는 강씨, 앞으로 난치병 어린이들의 소원을 더 많이 이뤄줄 그의 웃음이 더욱 따뜻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