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기본법 시행 한 달 앞인데…스타트업 98% “준비 안됐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국내 AI 스타트업 101개사 조사
고영향 AI 기준 등 ‘모호성’ 지적

국내 인공지능(AI) 법·제도 체계의 근간이 될 ‘AI기본법’ 시행이 한 달 보름 앞으로 다가왔지만, 국내 AI 스타트업 다수가 아직 대비를 갖추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국내 AI 스타트업 101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 기업의 98%가 사실상 시행 대비 체계를 구축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이번 조사를 기반으로 스타트업 생태계 동향 리포트 ‘AI기본법과 스타트업: AI 스타트업이 겪는 현실’을 발간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AI기본법은 ‘고영향 AI’ 또는 ‘고성능 AI’를 제공하는 기업에 보다 강한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핵심이다. 고영향 AI를 서비스하는 기업은 ▲위험관리정책과 조직체계 등 위험관리방안 ▲AI 결과 도출 과정에서 활용된 주요 기준과 학습용 데이터의 개요 ▲이용자 보호 방안 ▲서비스 관리·감독자 정보(성명·연락처)를 홈페이지에 공개해야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12일 AI기본법 시행령 초안을 입법예고하고, 오는 22일까지 의견을 받고 있다. 법안은 내년 1월 22일 시행된다.

그러나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국내 AI 스타트업 101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 기업의 98%가 사실상 시행 대비 체계를 구축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응 계획을 수립해 준비 중’이라고 답한 기업은 2%에 그쳤고, ‘내용을 잘 모르고 준비도 안 돼 있다’는 응답이 48.5%, ‘법령은 알고 있으나 대응은 미흡하다’는 응답이 48.5%였다. 제도 시행 자체는 인지하고 있으나 실제 준비는 거의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국내 AI 스타트업 101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 기업의 98%가 사실상 시행 대비 체계를 구축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이번 조사를 기반으로 스타트업 생태계 동향 리포트 ‘AI기본법과 스타트업: AI 스타트업이 겪는 현실’을 발간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AI기본법에서 기업 활동에 가장 큰 제약이 되는 조항으로는 ▲신뢰성·안전성 인증제(27.7%) ▲데이터셋 투명성 확보 요구(23.8%) ▲고위험 AI 지정 및 등록·검증 의무(17.8%) ▲생성형 AI 산출물 표시 의무(15.8%)가 꼽혔다.

고지 범위, 생성형 AI 정의, 고영향 AI 지정 기준 등 핵심 사안의 모호성이 공통적으로 지적됐다. ‘어디까지가 고영향 AI인지’ ‘어떤 데이터 설명이 필요한지’ 등 기준이 불명확해 실무 부담이 크다는 의견이 많았다. 제도 내용 자체보다 준비 과정의 불확실성이 더 큰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이번 조사를 기반으로 스타트업 생태계 동향 리포트 ‘AI기본법과 스타트업: AI 스타트업이 겪는 현실’을 발간했다. 리포트는 ▲고영향 AI 기준의 구체화와 절차 정비 ▲생성형 AI 표시 의무의 매체·위험도별 차등 적용 ▲연산능력 기준을 ‘AI 시스템’이 아닌 ‘AI 모델’ 중심으로 재설계 ▲사실조사 착수 요건 및 과태료 유예만으로는 규제 리스크 해소가 어렵다며 보완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기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AI기본법 시행이 임박했지만 현장 준비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 명확히 드러났다”며 “입법예고 기간 정부가 산업계 의견을 적극 수렴해 실제 현장에서 작동 가능한 제도가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유현 더나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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