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어 문화예술 기업 핸드스피크가 농문화(Deaf Culture)를 기반으로 한 ‘농문화 연기·제작 가이드’를 제작했다고 21일 밝혔다. 농인을 위한 전문 연기 지침서가 국내에서 제작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가이드에는 농문화에 익숙한 농인(수어를 제1 언어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배우로 활동하거나 연기를 배울 때 필요한 기술과 지침이 담겼다. 또한, 농문화를 바탕으로 예술 작업을 진행할 때의 과정과 고려 사항도 정리되어 있다. 핸드스피크 측은 “농인 배우가 청인의 연기와 작업 방식을 흉내 내는 게 아니라 존재 자체로 존중받으면서 창작물을 만들고 연기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획했다”고 밝혔다.
가이드는 농인뿐 아니라 청인에게도 농인과 협업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핸드스피크는 “이 가이드가 농인과 청인이 함께 예술 활동을 할 수 있는 첫 번째 지침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가이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재)예술경영지원센터의 ‘2024 예술분야 참업도약 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제작됐다. 제작에 핸드스피크 소속 농인 아티스트와 농인 배우, 수어 통역사 등이 참여했다.
핸드스피크는 이와 함께 ‘공연예술 자치규약(HTS, Handspeak Theatre Standards)’도 함께 제작했다. HTS는 농인과 청인이 언어와 문화의 다름을 이해하고 배려하는데 주요한 규약을 14가지로 정리한 것이다.
핸드스피크 관계자는 “앞으로도 농인 창작자와 청인 창작자가 함께 공존하고 협업하며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연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유현 더나은미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