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무성 현대차 정몽구 재단 신임 이사장
인재를 중시하는 설립자의 철학과 가치 미래 인재 양성에 반영
사회복지전문가로서 혁신적 해결 고민할 것
올해 1월, 정무성(65) 숭실대 사회복지학부 교수가 현대차 정몽구 재단 5대 이사장으로 선임됐다. 정 이사장은 숭실사이버대학교 총장, 한국사회복지학회장, 보건복지부 사회복지시설평가 총괄위원장 등을 역임한 ‘사회복지 전문가’다. 지난 12일 현대차정몽구재단 사옥에서 정무성 신임 이사장을 만나 기업 사회 공헌과 재단의 역할에 대해 물었다.
―지난 10년간 국내 기업 사회 공헌 활동의 변곡점은 언제였으며, 재단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한국은 IMF 외환 위기에 기업에 사회 공헌을 강요하면서 급성장한 측면이 있습니다. 기업이 자발적 사회 공헌을 하기 시작한 것은 2010년 전후로 볼 수 있습니다. 삼성 자원봉사단, SK SUNNY 등 대기업 중심으로 자원봉사 활동도 조직되면서, 대학생 봉사단도 만들어졌고요.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로 의무감을 받았던 기업들은 CSV(공유 가치 창출) 개념이 나오자 반겼습니다. 경영진 입장에서는 가치를 창출해 매출까지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니까요.
최근 ESG가 화두인데, E(환경)에 대한 관심은 높은 반면, 상대적으로 S(사회)에 대한 부분이 소외되는 측면도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한국 기업의 선도적 사회 공헌 사례가 국제 학술지에서도 많이 발표되고, 이제는 글로벌 기업들도 벤치마킹을 하고 있습니다. 사회 공헌도 국제화되는 거죠. 현대차정몽구재단이 글로벌 기업 재단으로서 수행해야 하는 역할도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현대차정몽구재단의 미래 인재 양성 프로그램의 의미와 차별점을 설명해 주신다면.
“통상적인 장학 사업처럼 일회성으로 ‘선발하고 끝’이 아니라 지속적인 지원과 함께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점입니다. 인재는 혼자 잘 먹고 잘사는 게 아니고, 사회 변화를 주도해 모든 사람에게 유익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재단에서 다양한 네트워킹을 지원하는 것도 이들을 응집시켜 사회 변화의 힘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라고 볼 수 있죠. 현대차정몽구재단은 독립 재단(Independent foundation)으로, 인재를 중시하는 설립자의 철학과 가치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사업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신임 이사장으로서 앞으로 풀 과제는 무엇인가요.
“우리나라도 ‘미국의 풀브라이트(Fulbright) 같은 재단을 만들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을 늘 해왔습니다. 풀브라이트는 미국의 인재뿐 아니라 국제적 인재를 양성해 세계 리더를 키웁니다. 재단이 ‘아시아의 풀브라이트’ 역할을 하기를 기대합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 인재를 발굴하고 지원해 각 국가의 사회문제를 해결할 리더를 배출하고자 합니다. 또한 전문가로서 사회복지 문제도 어떻게 혁신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하겠습니다.”
김규리 더나은미래 기자 kyuriou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