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과 전기차 폐차량 증가에 따른 배터리 재활용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가 18일(현지 시각) 내놓은 산업 전망에 따르면, 올해 세계 배터리 재활용 시장가치는 108억 달러(약 13조8000억)로 추산된다. 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전기차 폐차량 증가로 더 확대될 전망이다. 세계 전기차 폐차량은 올해 17만대에서 2030년 411만대, 2040년 4227만대로 증가할 전망이다. 연평균 증가율은 33%에 이른다. 이에 따라 2040년 폐배터리 발생량도 2023년 대비 185배가량 증가한 3339기가와트시(Gwh)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결과 세계 배터리 재활용 시장 규모는 2040년 2089억 달러(약 264조9687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즈는 배터리 재활용 스타트업 레드우드머티리얼즈가 미국 네바다주 공장 건설과 관련해 7억 달러(약 8857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18일 보도했다. 레드우드머터리얼즈는 테슬라 공동 창립자인 J.B. 스트라우벨이 2017년 설립한 기업으로 폐배터리를 배터리 양극과 음극 생산에 필요한 소재로 재활용한다. 2030년까지 500%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리튬이온 수요를 일부 상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리튬이온은 배터리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핵심 소재다.
IRA에 따른 지원 덕에 레드우드머터리얼즈의 기업 가치는 2021년 37억 달러(약 4조6827억원)에서 1년 만에 50억 달러(6조3280억원)로 성장했다. IRA는 미국 정부가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2005년 대비 40%까지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친환경에너지 생산과 기후변화 대응 정책에 투자 세액 공제와 보조금 혜택을 주는 법안이다. 미국 에너지부(DOE)는 올해초 IRA에 따라 레드우드머터리얼즈에 20억 달러(약 2조 5390억원)의 조건부 융자를 지급하기도 했다. DOE는 레드우드머터리얼즈가 생산한 배터리 재활용 소재가 매년 100만대 이상의 전기차 생산에 활용되면서 연간 감축되는 탄소배출량이 약 350만t에 달할 것으로 평가했다.
유럽연합(EU)의 환경 규제 강화도 배터리 재활용 시장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EU가 지난달 입법한 ‘지속가능한 배터리법’은 배터리 재활용과 핵심 광물 수거 비중 확대 등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리튬의 경우 2027년부터 50%의 의무 회수비율을 적용받게 될 전망이다.
백승훈 인턴기자 pojack@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