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에 따른 녹색기술 발전으로 2030년 이후 매년 최대 1억9300만t 규모의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로디움은 이 같은 내용의 기후기술 분석보고서를 6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풍력, 태양광 에너지처럼 이미 상용화된 기술이 아닌 2030년 이후 시장에 보급될 기술의 미래가치를 측정하기 위해 작성됐다.
IRA는 미국 정부가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2005년 대비 40%까지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친환경에너지 생산과 기후변화 대응 정책에 투자 세액 공제와 보조금 혜택을 주는 법안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IRA에 총 3910억달러(약 510조원)를 투입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IRA 시행으로 지속가능한 항공연료(SAF), 탄소직접공기포집(DAC), 청정수소 등의 녹색기술이 발전하면 2030년 이후 매년 약 9900만~1억9300만t의 탄소배출량이 감축될 전망이다. 이는 2020년 기준으로 버지니아주나 펜실베니아주의 연간 탄소배출량에 달한다. 2030년 이전까지 감축할 수 있는 총 탄소배출량은 6억6000만t 정도다. DAC는 대형 팬에 공기를 통과시켜 이미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분리해내는 기술로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SAF는 석유·석탄 등 화석 자원이 아닌 폐식용유, 동물성 지방 같은 친환경 원료로 만든 항공유로 항공 업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현실적 대안으로 꼽힌다.
로디움은 21세기말이 되면 발전된 녹색기술이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탄소배출량이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2080년부터 20년간 연간 탄소배출량 감축 추정치는 4억100만~8억4700만t으로 예상된다.
케이트 라르센 로디움그룹 이사는 “2000년대 초반 태양광 기술이 값싼 탄소배출 감축 방안인줄 알았다면 투자 규모가 지금보다 훨씬 컸을 것”이라며 “SAF, DAC 등 신흥 녹색 기술에 대한 투자 확대를 통해 2030~2050년 사이의 탄소배출량을 큰 폭으로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백승훈 인턴기자 pojack@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