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월평균 임금 기준 성별 격차는 35.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OECD의 ‘성별 간 임금 격차(gender wage gap)’ 순위에서 26년째 1위 국가다.
27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보고서 ‘지역별·산업별 노동시장 분석을 통한 미래 유망직종 직업교육훈련 분야 개발’에 따르면, 17개 시도 중 성별 임금 격차가 가장 큰 곳은 전남과 울산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월평균 임금 기준 각각 43%, 42%가량 덜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 격차가 가장 낮은 곳은 제주로 17개 시도 중 유일하게 30%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2020년 전국 사업체 여성종사자 1044만1000명, 남성종사자 1437만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전체 종사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42.1%다. 제주도가 45.6%로 가장 높았고 울산이 36.3%로 가장 낮았다. 이외 충남(38.4%), 경북(39.7%)도 여성 종사자 비율이 40% 미만으로 낮았다.
지역별 평균 임금은 2021년 기준 세종시가 329만6000원으로 가장 높았고, 서울(307만1000원), 울산(296만2000원), 충남(283만1000원) 등이 뒤를 이었다. 평균 임금이 가장 낮은 곳은 강원으로 232만6000원을 기록했다.
산업별 성별 임금 격차는 ‘농업·임업·어업’이 48.2%로 가장 컸다. 이어 ▲금융·보험업(40.3%) ▲공공행정·국방·사회보장행정(39.4%) ▲제조업(35.8%)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제조업에서는 지역별 성별 임금 격차 추이가 고스란히 나타났다. 제조업 평균 임금은 320만7000원으로, 지역별로는 울산이 377만2000원으로 가장 많고, 제주가 249만원으로 가장 적었다. 제조업 지역별 성별 임금 격차도 전남이 46.3%로 가장 컸고, 제주가 26.3%로 가장 작았다. 성별 임금 격차가 30% 미만인 지역은 17개 시도 중 제주, 세종이 유일했다.
김난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제주처럼 여성 고용률이 높아 임금 격차가 작다고 하더라도 일자리 질이 높은 것은 아니다”라며 “양질의 일자리에 여성 고용률을 높이고 일·생활 균형을 확립해야 성별 임금 격차를 줄이는 동시에 지방소멸에도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원규 기자 wonq@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