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중 4명은 차기 정부에서 1순위로 추진해야 하는 성평등 정책은 ‘일·생활 균형을 위한 지원 확대’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전국 만 18~69세 성인 5000명을 대상으로 성평등 정책 성과와 향후 과제 등에 대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0.9%는 차기 정부가 ‘일·생활 균형을 위한 지원을 우선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답했다. 다음은 ▲여성 폭력, 성착취 근절 및 피해자 보호 강화(31%) ▲공공·민간부문 고위직에서 남녀의 동등한 참여 실현(19.3%) 순이었다.
남녀 모두 1순위는 ‘일·생활 균형에 대한 지원’으로 같았지만, 2·3 순위에서는 차이가 있었다. 남성은 ▲돌봄 국가 책임 강화(25%) ▲여성 폭력 근절·피해자 보호(24.2%) 순이었고, 여성은 ▲여성 폭력 근절·피해자 보호(38%) ▲돌봄 국가 책임 강화(20.5%) 등이라고 답했다.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일·생활 균형에 대한 정책적 지원의 필요성이 증가한 것으로 해석했다. 김원정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성평등전략사업센터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학교, 요양시설 등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했다”며 “돌봄의 부담이 가족으로 돌아오면서 일과 생활의 균형을 맞추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전에는 활용도가 낮았던 재택근무 제도가 반강제적으로 시행됐고, 이 같은 제도적 장치가 돌봄과 일을 병행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현 정부가 가장 잘한 정책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40.3%가 ‘일·생활 균형을 위한 사회 기반 조성’이라고 답했다. 다음은 ▲남녀가 평등하게 일할 권리와 기회 보장(38.4%) ▲성평등 인식 개선 및 문화 확산(32.7%) 순이었다.
여성가족부가 현재 추진하는 정책 중 강화해야 할 부문으로는 ▲여성 경제활동 참여 지원(48.5%) ▲여성폭력 방지 및 피해자 보호(47.4%) ▲다문화 가족 등 다양한 가족 지원(38.4%) 등이 꼽혔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22일 오후 2시부터 온라인에서 ‘제3차 전환 시대의 양성평등정책 연속포럼’을 개최한다. 포럼은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유튜브에서 생중계된다.
문유경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원장은 “조사 결과를 통해 일·생활 균형과 돌봄 등에 대한 공적 책임 강화, 성별·세대별 등 사회적 격차 해소를 위한 정책 지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번 포럼에서 국민이 바라는 양성평등 정책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지은 더나은미래 기자 blo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