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24일(화)

“다음 단계도 필요… 숲과 사람이 공존하는 방향으로 업그레이드됐으면”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 앞으로의 30년은?

1984년 ‘국유림’ 나무심기로 시작된 유한킴벌리의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은 이후 학교숲 만들기, 시민초청 나무심기, 청소년 자연체험 교육활동, 동북아 사막화 방지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발전됐다.

하지만 “이제는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김인호 신구대 조경학과 교수는 “일상으로 더 들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숲은 거대한 땅을 기반으로 하는데, 이는 일반인들에게는 너무 묵직하고 접근성이 떨어진다”며 “나무와 숲뿐만 아니라 꽃과 정원, 옥상녹지 등 생활과 연결되는 터전에서 가치를 만들어 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심원섭 산림청장 역시 “신혼부부에 그치지 말고, 저소득층 청소년이나 다문화 가정, 장애인 등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숲체험 교육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세중 평화의숲 이사장은 “숲에서 나무만 사는 것이 아니라, 나무와 사람이 공존할 수 있는 방향으로 업그레이드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기업이 사회공헌의 정체성으로 삼고 있는 환경가치는 보존하되, ‘숲’에서는 빠져나와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강오 그린트러스트 사무처장은 “나무를 키우는 것보다 사람을 키우는 게 훨씬 중요한 문제”라며 “환경의 범위를 확대해서,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녹아들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영우 생명의숲 이사장은 “기업이 나무심기와 같은 빛이 나지 않은 일을 30년 동안 해온 것은 결코 쉽지 않았겠지만, 이 때문에 자칫 매너리즘에 빠질 우려도 있다”며 “지금까지 해온 저력으로 창조경제, 자원봉사, 기부문화가 잘 어우러진 새로운 녹색문화 창조에 앞장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묵은 이미지를 벗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형수 트리플래닛 대표는 “새로운 30년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젊어질 필요가 있다”며 “작년에 유한킴벌리에서도 ‘숲 포털사이트’를 시도했던 것으로 아는데, 디지털과 모바일 등 변화하는 트렌드에 맞춰 젊은 층의 참여를 이끌어 내고, 그들과 호흡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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