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더나미 책꽂이] ‘오늘의 에코 라이프’ ‘마이너리티 디자인’ ‘아시아인이라는 이유’

오늘의 에코 라이프

문득 이런 질문들이 머릿속을 배회할 때가 있다. ‘빌트인과 단독 가전제품, 어느 쪽이 전기 효율이 높을까?’ ‘먹다 남은 음식을 일회용 용기에 포장해 오는 건 친환경적일까?’ 빌트인 가전 제품은 제품을 단독으로 세워 둘 때보다 열을 발산할 공간이 적어 에너지 효율이 떨어진다. 음식물쓰레기의 탄소 발자국은 플라스틱 용기의 탄소 발자국보다 10배가량 높기 때문에 포장재를 쓰더라도 음식을 다 먹는 편이 낫다. 저자는 기후변화 대응 방식이 점차 중요해지는 시대에 지속가능한 선택이란 무엇인지 알려준다. 거창하지 않은 친환경 실천방법이 궁금할 때, 어떤 것이 환경에 더 이로운 선택인지 갈피를 잡지 못할 때, 이 책은 명료한 가이드라인이 된다.

테사 워들리 지음, 류한원 옮김, 양철북, 1만4000원, 140쪽

마이너리티 디자인

사와다 도모히로는 일본 최대 광고회사 덴쓰(電通)의 전도유망한 광고인이었다. 8000만명에게 도달한 광고를 제작하고, 만화 연재 등 기존에 없던 마케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그의 인생은 생후 3개월 아들의 시각장애 판정 이후 180도 바뀌었다. ‘내가 아무리 멋진 광고를 만들어도 아이는 볼 수 없다’는 생각에 저자는 200명이 넘는 장애 당사자와 그 주변인을 만난다. 그리고 장애인 같은 소수자야말로 광고회사에서 한 번도 주목한 적 없는 잠재 고객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불특정 다수를 목표로 하는 주류 광고인에서 한 사람을 위해 일하는 ‘마이너리티 디자인’이 된 저자. 장애인이 국가대표를 이길 수 있는 새로운 경기 ‘유루스포츠’, 지방의 인구 감소와 고령화 문제를 역으로 활용한 ‘고치가&지팝’ 등 소수자의 약점을 보완한 마이너리티 디자인 사례를 소개한다. 한순간 소비되고 사라지는 패스트 아이디어 대신 오랫동안 회자할 지속가능한 아이디어를 실현한 저자의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사와다 도모히로 지음, 김영현 옮김, 다다서재, 1만6000원, 304쪽

아시아인이라는 이유

미국·유럽 지역의 아시아인 혐오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지난 3월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가게를 운영하던 한인 여성이 흑인 여성에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같은 달 스리랑카계 남성은 뉴욕 지하철에서 인종차별적 폭언을 들으며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아시아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혐오와 차별의 대상이 된다. 만약 코로나19가 없었다면 아시아인 혐오 범죄는 발생하지 않았을까? 이 책은 서구 사회에 깊숙이 뿌리내린 아시아인 혐오의 역사와 사회적 배경, 신념 체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시아인 집단 내부에서마저 소외당하는 아시아계 이주민의 고충도 다룬다. 170여년에 걸친 혐오의 고리는 아직 끊기지 않았다.

정회옥 지음, 후마니타스, 1만6000원, 264쪽

김수연 더나은미래 기자 ye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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