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경북·강원 산불로 서울 면적 32% 잿더미… 월드비전, 3억원 규모 긴급구호

6일 오후 경북 울진군 북면 덕구계곡 인근에서 산불을 끄기 위해 투입된 산림청 헬기가 이동하고 있다. /뉴스1
6일 오후 경북 울진군 북면 덕구계곡 인근에서 산불을 끄기 위해 투입된 산림청 헬기가 이동하고 있다. /뉴스1

나흘째 이어지는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 지역의 산불로 서울시 면적의 3분의 1에 이르는 산림이 불 탄 것으로 추정됐다.

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경북·강원 산불로 인해 이날 오전 11시 기준으로 1만9553ha 산림 피해가 추정된다고 밝혔다. 피해 면적은 서울시 면적(6만520ha)의 약 32%에 이르고, 여의도 면적(290ha·윤중로 제방 안쪽 면적)의 약 67.4배에 해당한다. 축구장(0.714ha) 면적으로 치면 2만7400개 구장을 합친 규모다.

경북 울진에서 지난 4일 발생한 산불은 거센 바람을 타고 강원 삼척까지 번지며 급속도로 확산했다. 세부적으로는 울진 1만4701ha, 삼척 772ha, 영월 80ha, 강릉 1900ha, 동해 2100ha의 피해가 추정된다. 파악된 인명 피해는 1명으로 강릉 옥계면에 거주하던 86세 여성이 대피 중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산불로 512개소 시설이 피해를 입었고, 343개의 주택이 소실됐다.

5일 월드비전은 대구경북사업본부를 통해 울진 지역 이재민들을 위한 담요 500장을 긴급 전달했다. /월드비전 제공
5일 월드비전은 대구경북사업본부를 통해 울진 지역 이재민들을 위한 담요 500장을 긴급 전달했다. /월드비전 제공

국내 구호단체들은 산불 피해 아동과 이재민을 돕기 위한 긴급구호 활동을 시작했다. 6일 월드비전은 초기대응 지원용 긴급구호키트로 1억5000만원, 사후 재건 지원으로 1억 5000만원 등 총 3억원 규모의 긴급구호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긴급구호키트는 이재민들에게 가장 시급하게 필요한 간편식 식료품, 세면도구와 마스크, 자가진단키트 등 코로나19 대비 물품으로 구성됐다.

이 밖에 월드비전은 추후 피해 현황을 파악해 저소득 가정 중심의 주거재건비, 가전·가구 등 필수 생필품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아동에 초점을 맞춰 심리·정서 회복을 위한 아동보호 프로그램도 지원할 예정이다.

이번 산불로 인해 대피한 주민은 7일 오전 11시 기준 7355명으로 집계됐다. 공공시설, 마을회관, 경로당 등 임시주거시설 18개소에 485명이 대피해 있는 상황이다.

월드비전 직원이 현장에서 만난 울진군 죽변면의 한 주민은 “현재 울진 지역은 상당히 많은 지역이 불에 탔고 가옥과 창고, 비닐하우스 등도 소실됐다”며 “사방이 뿌연 연기로 가득 차고, 재로 인해 숨을 쉬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많은 주민이 외곽지역으로 대피했고 살던 집에 다시 돌아갈 수 없게 돼 앞으로 어떻게 할지 막막한 상황”이라며 참담한 심경을 전했다.

월드비전은 강원·경북 지역 산불로 피해를 입은 가정을 돕기 위한 모금활동도 시작했다. 월드비전 홈페이지와 대표전화, 네이버 해피빈 모금함을 통해 후원에 동참할 수 있다.

김순이 월드비전 국내사업본부 팀장은 “월드비전 대구경북·강원사업본부를 통해 화재 발생 후 신속하게 각 지자체와 협력해 피해 규모와 필요 자원을 파악하고 있다”며 “울진과 동해 지역의 담요 긴급지원을 시작으로 갑작스러운 재난에 앞날이 막막해진 산불 피해지역 주민들을 위해 필요한 부분들을 계속해서 지원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수연 더나은미래 기자 ye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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