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분쟁이나 자연재해 탓에 삶의 터전을 잃고 자국 내에서 떠돈 ‘국내 난민’이 55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난민감시센터(IDMC)는 20일(현지 시각) 노르웨이난민협의회(NRC)와 공동으로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국내 난민 수가 2019년 4570만명보다 1000명 가까이 늘었다고 밝혔다. IDMC가 관련 조사를 시작한 1989년 이래 최대 규모다. 이들 중 약 2000만명이 15세 이하 어린이였고, 260만명은 65세 이상 노인이었다.
국내 난민은 국경을 넘는 일반적인 난민과 달리 국제사회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IDMC는 지난해 국내 난민이 급증한 이유로 아프리카 모잠비크와 부르키나파소에서 증가한 폭력 사태,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계속된 분쟁 때문으로 분석했다. 국가별로 보면 시리아 660만명, 콩고민주공화국 530만명, 콜롬비아 490만명 등 세 나라에서만 1500만명의 국내 난민이 발생했다.
IDMC에 따르면, 전체 국내 난민 5500만명 가운데 4800만명이 분쟁 때문에 집을 떠나야 했다. 나머지 700만명은 홍수, 폭풍, 산불 등 자연재해 때문에 실향민이 됐다. 아프가니스탄 110만명, 인도 92만9000명, 파키스탄 80만6000명 등이 자연재해로 인한 국내 난민으로 분석됐다.
알렉산드라 빌라크 IDMC 국장은 “이주 위기는 기후와 환경 변화, 정치적 불안 등 상호 연관된 요인에서 비롯된다”며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난민의 삶이 더욱 취약해져 지속적인 정치적 의지와 문제 해결을 위한 투자가 어느 때보다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태연 더나은미래 인턴기자 kit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