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내 여성 노숙인 10명 중 1명꼴로 성폭력 피해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사단법인 한국도시연구소가 지난해 8~12월 실시한 ‘2020년도 서울시 재난 상황에서 노숙인 등 인권상황 실태조사’에서 노숙인 상당수가 범죄 피해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거리 보호시설, 노숙인 생활시설을 비롯해 쪽방·고시원 등 비주택에 머무는 101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들이 경험한 범죄 피해를 유형별로 살펴보면 금품갈취·절도(18.1%)가 가장 많았고, 이어 폭행 등 신체적 폭력(12.7%), 명의도용·사기(10.7%) 순이었다. 특히 여성 노숙인의 10.1%는 성폭력(성추행·성희롱 등)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대상 중 1인 가구는 전체의 99.1%로 대다수를 차지했으며, 성별로는 남성이 85.4%로 더 많았다. 연령별로는 60대(32.8%)와 50대(32.4%)가 많았다.
응답자의 66.9%는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가구였다. 월평균 총소득은 67만원이었다. 조사 대상 전체의 52.7%는 하루 두 끼 이하를 먹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노숙인의 하루평균 식사 횟수는 1.8회에 불과했다. 응답자들은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필요한 지원에 대한 물음에 일자리(53.1%), 주거(51.7%), 급식(27.2%)이라고 답했다.
서울시 인권위원회는 오는 14일 ‘코로나19 시대, 주거취약계층이 안전하려면?’이라는 주제로 온라인 인권포럼을 개최해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제도 개선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강태연 더나은미래 인턴기자 kit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