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 제출 앞두고 기후솔루션 설문조사…2050 넷제로 위해 온실가스 감축해야
70% 가량 탄소중립 정책 지지, 기후위기로 건강에 영향 받는 국민 80% 넘어
우리나라 국민 열 명 가운데 여섯 명은 한국이 2035년까지 온실가스를 60% 감축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권고안에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정부는 올해 안에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 제출해야 한다. 파리협정에 따라 각국은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전제로 중간 감축목표를 주기적으로 제시해야 하며, 한국은 2030년 목표로 2018년 배출량 대비 40% 감축을 약속한 바 있다.
김성환 환경부 장관은 지난 8일 2035년 목표를 오는 11월까지 확정하겠다고 밝히면서 4가지 감축 시나리오를 내놓았다. 이 안에는 산업계가 요구하는 40%대 중후반 감축안, 2050년 넷제로까지 선형 감축 시 2035년에 해당하는 53% 감축안, 시민단체가 제시한 67% 감축안 등이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기후환경단체들은 최소 61% 이상 감축안을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후솔루션은 미국 메릴랜드대와 공동 연구를 통해 한국이 현실적 여건을 감안하더라도 2035년까지 61% 수준의 감축 달성이 가능하다고 분석한 바 있다. 지난 8월에는 서울대·카이스트 공동 연구진 역시 한국 맞춤형 통합평가모형을 통해 60% 감축이 가능하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기후솔루션 의뢰로 한국리서치가 전국 성인 2000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1.7%가 “국제 권고 수준인 60% 감축안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매우 동의’(17.2%)와 ‘대체로 동의’(44.6%)를 합한 수치다. ‘보통’이라는 응답까지 포함하면 전체의 89.8%가 사실상 반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동의하지 않는 편이다”는 8.2%,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는 2.1%에 그쳤다.
감축안에 동의한 이유로는 기후위기 대응의 필요성이 가장 많이 꼽혔다. 응답자의 절반가량(50.7%)이 “폭염·홍수·산불 등 이상기후가 심각해져 적극 대응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미래 세대를 위해 지금 세대가 책임져야 한다”(42.6%), “대응이 늦을수록 비용과 피해가 커진다”(40.0%)가 뒤를 이었다. 국민 다수가 기후위기를 일상의 안전과 경제를 위협하는 문제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 정책에 대한 평가도 조사했다. 이재명 정부의 ‘기후위기 대응 및 탄소중립 추진’ 정책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69.4%로, 반대(16.6%)와 무응답(14.1%)을 크게 웃돌았다. 그러나 정부의 실제 기후 대응 의지를 긍정적으로 본 응답은 45.3%에 그쳐, 정책 지지도보다 낮게 나타났다. 국민 다수가 정부에 보다 적극적인 행보를 요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후위기를 체감한다는 응답은 압도적이었다. 전체의 89.2%가 “확실히 체감하고 있다”(33.3%) 또는 “대체로 체감하는 편이다”(55.9%)라고 답했다. 올여름 돌발 가뭄과 폭우, 폭염 등 잇따른 이상기후가 이러한 인식을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후위기가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한 비율은 80.7%였다. 이는 0점(“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부터 10점(“매우 영향을 미친다”)까지의 척도에서 7점 이상을 고른 응답자 비율이다. 같은 기준으로 경제에 영향을 받고 있다는 응답은 77.9%, 주거지역이 이미 영향을 받고 있다는 응답은 70.8%였다. 기후위기가 건강·경제·주거 등 삶의 전 영역에 실질적인 부담을 주고 있다는 점이 드러난 것이다.
기후솔루션은 이번 조사 결과를 두고 “2035년 목표를 60% 이상으로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 다수 국민의 분명한 의견”이라며 “정부는 이번 목표가 기후위기 대응뿐 아니라 경제의 건강한 발전을 위한 전제라는 점을 인식하고, 4개 안 가운데 최소 61% 이상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기후솔루션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18일부터 2주간 서울·경기·부산·광주·제주 등 전국 주요 지역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은 지역·성별·연령별 비례할당 추출 방식으로 구성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18%p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