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이 6.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기업과 비교하면 최하위 수준이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올해 1분기 보고서를 제출한 353개 기업의 여성임원 현황 분석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이들 기업의 전체 임원은 약 1만5000명으로, 그 중 여성 임원은 915명이었다.
조사에 따르면 국내 여성 임원 비중은 최근 점진적으로 늘었다. 올해 8월까지 자산 총액 2조원 이상 상장 법인의 경우 1인 이상의 여성 임원을 선임해야 한다는 자본시장법 일부개정안이 지난해 1월 국회를 통과한 데 따른 것이다. 매출 상위 500대 기업의 여성 임원 비중은 2019년 3.8%에서 올해 6.3%로 상승했다.
하지만 글로벌 기준으로 볼 때 국내 여성 임원 비중은 여전히 낮다. 글로벌 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은 메타 35.5%, 애플 23.0%, 인텔 20.7%, TSMC 10.0% 등이었다. 반면 국내 주요기업은 현대차 4.0%, LG전자 3.8%, 포스코홀딩스 2.9%, SK 하이닉스·LG디스플레이 2.5% 등으로 나타났다. 영국 시사 주간지 이코노믹스가 각국 여성 노동자 환경을 평가해 올해 3월 발표한 ‘유리천장 지수’에서도 한국은 조사 대상 29국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500대 기업 중 여성임원 비중이 가장 높은 기업은 한세실업(50%), 영원무역·크래프톤(42.9%), 한국씨티은행(42.1%) 순이었다.
삼성전자는 여성 임원 수가 국내 기업 중 가장 많지만, 전체 임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국내 500대 기업 평균과 비슷하다. 삼성전자가 최근 발표한 ‘2022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삼성전자 국내 임원은 1083명이다. 이 중 여성 임원은 60명으로, 5.5%에 그쳤다. 해외에 있는 임원까지 포함하면 여성 임원 비중은 6.5%다. 국내 여성 임원 비율이 해외보다 낮은 이유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해외법인에는 여성 근로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마케팅·인사 직무가 많고, 국내에는 남성 비중이 높은 개발·제조 직무 임원이 주로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리더스인덱스는 “기업 내 여성 임원 비율이 늘어나는 추세지만, 글로벌 기준으로 볼 때 여전히 저조하다”며 “ESG 경영 강화 추세를 고려해 기업들이 여성 임원 확대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고 했다.
백지원 더나은미래 인턴기자 100g1@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