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해변에서 쓰레기를 수거해보니까 담배꽁초와 폭죽 쓰레기가 너무 많아서 놀랐어요. 개인에게는 추억을 쌓기 위한 놀이 한 번에 불과하지만 지구를 생각해서 폭죽놀이는 자제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곽정원·23·서울대 에너지공학과)
에코맘코리아가 지난 3일 강원 동해 망상해변에서 MZ세대 기후환경 활동가 100여 명과 ‘비치코밍 캠페인’을 진행했다고 5일 밝혔다. 비치코밍이란, 빗질(combing)하듯 해안가에 떠밀려온 플라스틱, 유리 조각 등 표류물과 방문객이 버리고 간 쓰레기를 주워 모은다는 뜻으로 해변 쓰레기를 정화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이번 행사는 유엔환경계획(UNEP)이 전 세계 청년과 함께하는 글로벌 캠페인 ‘플라스틱 타이드 터너스 챌린지(Plastic Tide Turners Challenge)’의 일환이었다. 전 세계 청소년이 각 나라 해변에서 쓰레기를 주우며 플라스틱 해양 쓰레기의 심각성과 건강한 바다의 중요성을 알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한다.
국내에서는 에코맘코리아가 LG생활건강, 환경부, UNEP와 공동으로 주관·주최하고 원주지방환경청과 동해시청이 후원했다. 이번에 참여한 기후환경 활동가 100명은 에코맘코리아와 LG생활건강이 육성하는 ‘글로벌에코리더 YOUTH’의 참가자들이다.<관련기사 “기후위기, MZ가 해결한다”… ‘글로벌에코리더 YOUTH’ 부트캠프 성료>
청년 활동가들은 오후 1시부터 망상해변 일대 쓰레기를 주웠다. 한 시간 만에 30L 쓰레기 봉지 50개가 가득 찼다. 무게로 따지면 약 1500kg이다. 담배꽁초와 폭죽이 눈에 띄게 많았고 스티로폼 부스러기와 비닐, 페트병 등도 넘쳐났다.
이어 바다쓰레기 문제에 관한 전문가 특강과 문제 해결을 위한 토론이 진행됐다. 허우명 강원대 환경방재공학과 교수는 국제 해양쓰레기 현황을 설명했다. 황수호 스쿠버다이버 강사는 스쿠버다이빙을 하면서 겪은 바닷속 쓰레기와 관련된 경험을 공유했다. 박제현(29·고려대 지구환경공학과)씨는 “특강을 듣고 바닷가뿐 아니라 바닷속에 잠겨 있는 쓰레기들을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지 고민하게 됐다”면서 “해양쓰레기 배출 제도를 새롭게 만드는 등 법적·행정적으로 쓰레기를 처리할 방법을 강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비치코밍에 직접 참석한 심규언 동해시장은 “청년 기후활동 활동가의 비치코밍 캠페인이 앞으로 더 큰 파급 효과를 불러일으키기를 기대한다”면서 “해양 폐기물 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가 건강한 바다와 해양 생태계를 살리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했다.
LG생활건강 ESG 담당자는 “UN에 따르면 매년 800만톤의 플라스틱이 바다로 유입되고 있으며, 엄청난 양의 해양 쓰레기가 우리나라 해양 생태계를 교란하고 있다”면서 “이번 캠페인에 참여한 MZ세대가 기후위기와 해양쓰레기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기후환경 활동가로 성장하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들 목소리를 경청하는 ESG 경영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에코맘코리아는 청년들과 해양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하지원 에코맘코리아 대표는 “청년 기후환경 활동가들이 모은 쓰레기를 직접 분류하고 내용을 기록하면서 해양 오염의 근본적인 문제와 해결방법을 찾기 위해 토의했다”면서 “해양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청년 기후활동 활동가들의 아이디어와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지은 더나은미래 기자 blo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