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4일(수)

에너지 가격 급등에 천연가스 채굴 경쟁… “온실가스 배출량 가중”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세계 각국이 천연가스 채굴 경쟁에 돌입했다. 일각에서는 가스 채굴 경쟁이 탄소배출량을 가중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천연가스 채굴 장비에서 화염이 치솟고 있다. /조선DB
천연가스 채굴 장비에서 화염이 치솟고 있다. /조선DB

8일(이하 현지 시각) 가디언은 기후변화 국제분석기관인 기후행동트래커(Climate Action Tracker·CAT)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다.

최근 미국은 유럽연합(EU)에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을 확대했다. 7일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미국 천연가스 7월물 가격은 올해 들어 150%가량 올랐다.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를 줄여가는 유럽이 대체재로 미국 LNG 수입을 확대하면서 가격이 급등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존에 유럽연합은 천연가스의 40%를 러시아로부터 수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캐나다는 증가하는 수출 수요를 맞추기 위해 새로운 LNG 생산 설비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독일과 이탈리아는 카타르로부터 가스를 공급받기로 했다. 올해 11월 열리는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 개최국인 이집트도 카타르의 가스 공급 업체와 계약을 맺었다. 영국은 북해에서의 석유·가스 생산 규모를 확장하고 있다.

개발도상국도 이 같은 움직임에 동참하는 추세다. 나이지리아는 그간 보류했던 가스 파이프라인 프로젝트를 재개했다. 세네갈은 천연가스 개발을 추진해 유럽에 공급할 예정이라 밝혔다.

CAT의 협력기관인 클라이밋 애널리틱스(Climate Analytics)의 CEO 빌 헤어는 “기후변화를 무시하고 천연가스를 개발하는 조치는 결코 에너지 위기와 같은 단기적인 위험의 대응 방안이 될 수 없다”며 “에너지 효율 개선, 화석연료 기업에 대한 초과이득세 부과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난해 개최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는 지구 온도 상승폭을 2100년까지 1.5도로 제한해야 한다는 목표가 설정됐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올해부터 더 이상 석유나 가스를 개발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 바 있다.

김수연 더나은미래 기자 ye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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