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가 지속할 경우 30년 뒤면 황제펭귄이 멸종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6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남극연구소(IAA)의 생물학자 마르셀라 리베르텔리는 “기후변화가 완화되지 않으면 남위 60∼70도 사이 펭귄 서식지는 30∼40년 후에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지구온난화로 남극 온도가 높아지면서 바다가 예년보다 더 늦게 얼거나 먼저 녹으면 해빙 면적이 손실되기 때문이다.
남극에 서식하는 황제펭귄에게 해빙(海氷)은 생존 요소 중 하나다. 황제펭귄은 해빙 위에서 짝짓기하고 산란기를 보낸다. 갓 태어난 새끼 펭귄을 돌보기 위해서도 충분한 면적의 해빙이 필요하다. 남극에서 1만5000여 마리의 펭귄을 관찰하고 연구한 리베르텔리는 “갓 태어나 수영할 준비가 안 돼 있고 방수 깃털이 없는 새끼 펭귄이 물을 만나면 얼어 죽거나 빠져 죽는다”고 했다. 실제로 황제펭귄 군락지인 웨델해 핼리만에서 최근 3년간 모든 새끼 펭귄이 죽었다.
남극 관광과 어업으로 인한 크릴새우의 개체 수 감소도 황제펭귄 생존에 영향을 준다. 크릴새우는 황제펭귄의 주요 먹잇감이다.
황제펭귄은 최근 급격한 개체 수 감소를 겪고 있다. 핼리만의 펭귄 군집은 1950년대 이후 매년 1만4300~3만3000마리의 개체 수를 꾸준히 유지해지만, 2015년 극심한 엘니뇨로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면서 절반 가까이 급감했다. 새끼 펭귄만 1만 마리 이상 죽은 것으로 조사됐다.
황제펭귄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준위협(NT, Near Threatened)’ 단계에 등재된 상태다. 남극엔 서식 동물이 적기 때문에 황제펭귄이 사라지면 남극 생태계 전체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리베르텔리는 “황제펭귄의 멸종은 남극 먹이사슬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며 “크든, 작든, 식물이든, 동물이든 어떤 종(種)이 사라진다는 것은 지구의 비극”이라고 했다.
김수연 더나은미래 기자 yeo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