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대처하지 못할 경우 동계올림픽을 개최할 수 있는 도시가 금세기 말까지 1곳밖에 남지 않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8일(현지 시각) 캐나다 워털루대학의 다니엘 스콧 교수 연구팀은 ‘관광의 현안(Current Issues in Tourism)’ 저널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 보고서 ‘기후변화와 동계올림픽의 미래’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온실 가스 배출량이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경우 동계올림픽을 개최했던 21개 도시 중 일본 삿포로만이 동계올림픽을 진행할 수 있는 안전하고 공정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각국이 지구 평균 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하로 제한하겠다는 내용의 파리기후협약 목표를 달성할 경우 2050년까지 9개, 2080년대까지 8개의 도시에서 안전하게 동계올림픽을 개최할 수 있다.
동계올림픽 개최지의 온도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동계올림픽이 처음 열린 1924년부터 1950년대까지 개최지의 2월 낮 평균 온도는 섭씨 0.4도 수준이다. 1960년대에서 1990년대 사이에는 평균 온도가 섭씨 3.1도로 상승했고, 1990년대부터 오는 2월 2022년 동계올림픽을 개최하는 베이징까지 포함한 개최지의 2월 낮 평균 온도는 섭씨 6.3도에 달했다. 미셸 루티 워털루 대학 연구원은 “동계올림픽의 위험을 줄이는 여러 가지 방법을 연구해 왔지만, 위험 관리 전략이 대처할 수 있는 한계가 있다”며 최근 소치와 벤쿠버에서 열렸던 올림픽에서는 이미 그 한계를 초과하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했다.
이러한 온도 상승은 여러 종목에 걸쳐 기량 저하와 부상을 유발 수 있다. 연구팀이 전 세계 동계올림픽 선수와 코치 등 33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89%가 변화하는 날씨 패턴이 경기 조건에 영향을 미친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94%는 기후변화가 스포츠의 미래 발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또 지난 세 번의 동계올림픽(밴쿠버·소치·평창)에서 알파인 스키와 스노보드, 프리스타일 스키 종목의 부상 발생률은 이전의 올림픽보다 55%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니엘 스콧 교수는 “기후변화의 영향을 피할 수 있는 스포츠는 없다”며 “파리협정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눈 스포츠를 구하고 동계올림픽 개최 장소를 찾는 데 필수적이다”라고 했다.
강명윤 더나은미래 기자 my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