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사박물관은 국립서울농학교와 함께 제작한 수어 전시해설 영상 ‘눈으로 듣는 한양’을 공개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10개월간 진행됐다. 11명의 청각장애 학생들은 영상 제작 전 과정에 참여해 청각장애인의 눈높이에 맞는 콘텐츠를 만들었다.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상설전시 교육, 시나리오 작성, 수어 연습, 영상 촬영 등 학생들은 18회의 워크숍을 통해 함께 영상을 제작했다. 박물관 측은 “청각장애 학생들이 직접 수어 영상 제작에 참여한 것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유례가 없는 새로운 시도”라고 했다.
이번 영상은 지난해 새롭게 개편된 서울역사박물관 상설전시 ‘조선시대 서울’을 소개하는 수어 해설 영상이다. 1인이 수어로 해설하는 방식을 탈피해 두 명의 친구가 학교 역사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박물관에서 전시를 같이 보며 대화하는 상황으로 얘기를 풀어간다. 영상은 비장애인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수어와 자막, 풍부한 시각자료로 구성됐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윤지우 학생은 “우리가 쓴 시나리오가 어떻게 영상으로 만들어질지 자신이 없었는데 완성되고 나니 뿌듯하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지영 학예연구사는 “워크숍 진행과정에서 참여 학생들이 점차 흥미를 느끼고 영상 완성의 성취 의지가 높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청각장애인과 함께한 협업 속에서 오히려 박물관이 농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했다.
이 영상은 서울역사박물관 홈페이지와 유튜브 채널을 통해 볼 수 있다. 박물관 측은 청각장애인 단체 등에도 영상을 배포해 박물관에 오지 않아도 전시를 즐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 전했다.
김수연 더나은미래 기자 yeo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