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배출이 지속할 경우 이번 세기말 지구 평균 온도가 2000년에 비해 섭씨 4도 오를 것이란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후 전문가들의 기존 전망보다 1도 더 높은 수치다.
9일(현지 시각) 국내 기초과학연구원(IBS)의 기후물리연구단과 미국 국립대기연구센터(NCAR)는 기후예측프로그램을 활용한 공동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지구시스템 역학(Earth System Dynamics)’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약 15개월에 걸친 대규모 시뮬레이션을 통해 진행했다. IBS와 NCAR은 해양 상태와 대기 온도 등 다양한 기후 관련 변수를 적용해 기후 예측 시뮬레이션을 100번 반복 수행했다.
연구 결과 21세기 말에는 지구 평균 온도가 2000년에 비해 4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기후 전문가들의 예상을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 11월 과학학술지 ‘네이처’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6차 보고서 발간에 참여한 기후 전문가 233명을 대상으로 지구 온도 상승 전망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당시 응답자의 60%가 2100년에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섭씨 3도가 오를 것이라고 답했다.
IBS는 극한 기후 현상도 더 빈번하게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팀의 예측에서는 열대 태평양 지역에서 일일 강수량 100m 이상의 강수 발생이 21세기 말에는 지금보다 10배가량 많이 발생했다. 또 현재 기후에서 일어나지 않는 일일 강수량 800m 이상의 극한 날씨도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현재 평균 반복 주기가 3년 6개월인 엘니뇨 현상이 21세기 말에는 2년 6개월로 짧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북반구 고위도 지역에서 식물 성장기간도 현재보다 약 3주가량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 결과도 제시됐다.
키스 로저스 기후물리연구단 연구위원은 “이번 시뮬레이션 결과로 온실가스 배출이 호우, 혹서 등과 같은 극한 기후의 강도와 빈도를 변화시키고, 계절 주기까지 영향을 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강명윤 더나은미래 기자 my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