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뭄으로 전 세계 식량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 대가뭄은 특정지역에서 가뭄이 20년 이상 지속하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CNN비즈니스는 지난 13일(이하 ‘현지 시각’) 기후 변화로 인해 발생한 대가뭄으로 향후 식량 가격이 크게 오를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경고를 보도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 7월 세계 식량 가격은 전년 같은 달 대비 31% 상승했다. 또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지난 1년 동안 5.4% 상승해 13년 만의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신시아 로젠츠바이크(Cynthia Rosenzweig) 컬럼비아대학교 지구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 같은 식량 및 식품 가격 상승의 주원인으로 기후 변화로 인한 ‘극한 날씨’를 지목했다. 로젠츠바이크 연구원은 최근 발표된 IPCC 기후 보고서를 인용해 “대가뭄이 산업화 이전보다 70% 이상 더 자주 발생하고 있다”며 “기후 위기로 전 세계 농부들이 받고 있는 피해가 우리의 식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특히 2000년대 초반부터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지속되고 있는 기록적 가뭄이 세계 최대식량 작물 중 하나인 밀 생산에 큰 타격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농무부(USDA)가 최근 발표한 작물 보고서에 따르면, 8월 8일 기준 미국 6개 주 3600여 농가에서 재배 중인 밀의 11%만 ‘우수한 상태’나 ‘양호한 상태’가 유지되고 있었다. 지난해 같은 시기에는 밀의 69%가 ‘우수’ 혹은 ‘양호’ 상태였다. 로버트 야거(Robert Yawger) 미즈호증권 미래사업부 전무이사는 “북미 지역을 강타한 건조한 날씨와 가뭄으로 건강한 상태의 작물을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공급 부족에 따른 식량 가격의 인플레이션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강명윤 더나은미래 기자 my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