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부호로 등극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1억 달러(약 1100억원) 규모의 상금을 걸고 ‘탄소 포집 기술 개발 경연대회’를 연다.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를 통해 “최고의 탄소 포집 기술에 상금으로 1억 달러를 기부한다”고 지난 22일(현지 시각) 밝혔다. 탄소 포집 기술은 화석연료 사용 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가 대기에 배출되기 전에 잡아두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포집된 탄소를 화학소재나 연료 등으로 전환하는 ‘탄소 저장 기술’과 함께 ‘탄소 포집과 저장(Carbon capture and storage·CCS)’ 기술로도 불린다. 이 기술은 기후위기 대응에 아주 중요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상대적으로 기술 발전이 뒤처져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번 경연대회 개최는 평소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일론 머스크가 CCS 분야에 본격적으로 힘을 실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머스크는 지난 2017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파리기후협약 탈퇴를 강력히 비난하며 대통령 자문단을 탈퇴하기도 했다. 또 지난 20일 임기를 시작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탄소 중립 원칙에 발맞추는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바이든 대통령은 탄소 제거 기술 전문가인 제니퍼 윌콕스를 미국 에너지부 화석에너지 부문 수석 차관보에 임명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지난 2012년 ‘기빙플레지(The Giving Pledge)’에 서약하면서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교육 혁신, 재생에너지, 우주 탐사 분야 혁신 기술 개발에 기부를 지속해왔다. 그러나 미국 포브스지 등에 의해 “공언한 내용에 비해 실제 기부 금액이 지나치게 적다”고 비판받기도 했다. 지난해 9월 미국 포브스지 발표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가 비영리단체에 기부한 금액은 총 2500만 달러(약 276억원)였다. 현재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 주가 급등으로 순자산이 1885억 달러(약 20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비판을 의식한 듯 지난 8일엔 “(기부처나 방법에 대한) 비판적 조언을 환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 기부는 지금까지 일론 머스크의 전체 기부 금액의 4배에 달하는 규모다.
탄소 포집 경연대회에 대한 세부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머스크의 기부로 교육 혁신 기술 경연대회 등을 열어온 ‘엑스프라이즈 재단’을 통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엑스프라이즈 재단은 혁신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비영리 재단이다. 지난 2019년 9월 국내 소셜벤처 에누마가 재단에서 주최한 교육 혁신 경진대회에서 공동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를 통해 “상세한 내용은 이번 주 내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했다.
박선하 더나은미래 기자 son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