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0여國 혁신가 한자리에… 친환경 양식 등 자연생태계 보전 아이디어 나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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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아시아임팩트나이츠’ 제주서 개최
‘미래를 위한 자연생태계 투자’ 주제로 토론
임팩트투자로 수익·사회문제 해결 ‘두 토끼’
“가능성 커… 인류 지속가능성 확보 위해 필수”

지난 21~22일 제주 서귀포 히든클리프호텔에서 열린 ‘2019 아시아임팩트나이츠’에는 20여 국 임팩트투자자, 인큐베이터, 소셜벤처 관계자 등 125명이 참석했다. / 디쓰리쥬빌리파트너스 제공
세계 각국의 혁신가들이 임팩트 투자로 기후 위기에 대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21~22일 제주 서귀포 히든클리프호텔에서 ‘2019 아시아임팩트나이츠(Asia Impact Nights)’가 열렸다. 임팩트투자사 ‘디쓰리쥬빌리파트너스’가 지난 2016년부터 개최하는 국제 임팩트투자 포럼이다. 3회를 맞은 올해는 금융과 환경의 관계에 주목했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자연생태계 투자’를 주제로 한국·미국·네덜란드·노르웨이·중국·일본 등 20여 개 나라에서 참석한 125명의 임팩트투자·소셜벤처 관계자들은 숲·에너지·해양 등 분야에서의 임팩트투자 사례를 공유하고 임팩트투자 전략과 소셜 임팩트 측정 방식 등을 토론했다. 참석자들은 “재무적 수익뿐 아니라 환경·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임팩트투자가 갈수록 심해지는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숲 보전 등 전문성 갖춘 임팩트투자사에 이목

‘해치’는 창업 초기 단계 양식업 소셜벤처만 전문적으로 육성한다. 해치가 투자·육성한 소셜벤처 ‘피드백스’는 양식 민어가 질병에 걸리는 것을 막는 백신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 해치 제공
올해 아시아임팩트나이츠에서는 자연생태계 관련 임팩트투자 사례 가운데에서도 ‘숲 보호’ ‘해양 생태계 보전’ ‘재생에너지’ 등 특정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투자·육성 기관이 주목받았다.지난 2013년 네덜란드에 설립된 세계 최초의 친환경 양식업체 전문 투자·육성 기관인 ‘아쿠아스파크(Aqua-Spark)’가 대표적이다. 아쿠아스파크는 친환경 양식업체 육성을 통한 해양생태계 보전과 지속 가능한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한다. 양식업에 동물복지 개념을 도입한 ‘피셔 피시쿨투라(Fisher Piscicultura)’를 비롯한 24곳의 소셜벤처에 투자했다. 2030년까지 80곳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행사 현장에서 만난 마이크 베닝스 아쿠아스파크 대표는 “양식업은 지속 가능하고 안전한 단백질 공급원을 확보할 수 있어 인류의 건강 증진에 이바지할 뿐 아니라 무분별한 어획으로 인한 해양 생태계 파괴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쿠아스파크 출신 투자자가 세운 ‘해치(Hatch)’에도 관심이 쏠렸다. 아쿠아스파크가 기술력과 시장성을 확보한 소셜벤처를 대상으로 투자한다면 해치는 창업 초기 단계의 양식업계 소셜벤처를 길러내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한다. 창업 2년 미만의 기술 기반 소셜벤처가 육성 대상이다. 이를 위해 해치는 직접 연구까지 수행한다. 지난달에는 태국·인도 등 새우 양식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국가들의 양식 방식과 신기술을 총망라한 책 ‘새우에 대하여(The Shrimp Book)’를 펴내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연구를 총괄한 게오르그 바우나시 해치 매니저는 “사회적 가치도 창출하고 시장 경쟁력도 갖춘 소셜벤처를 키워내려면 투자 기관이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숲 보전 분야에서는 지난 2005년 설립돼 아시아에서는 가장 오래된 숲 보전 전문 투자기관인 ‘뉴포레스트아시아(New Forest Asia)’가 대표 주자로 꼽혔다. 뉴포레스트아시아는 지난해 기준으로 4조달러(약 4711조원)에 달하는 숲 보전 분야 임팩트투자를 집행해 100만 헥타르의 숲을 지켜냈다고 발표했다. 한반도 전체 면적의 4.5배가 넘는다.

이 밖에 미국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중국, 조지아, 베트남 등에서 친환경 재생에너지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뉴에너지넥서스(New Energy Nexus)’는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해 진행하고 있는 ▲해커톤 대회 개최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지원 ▲시드 펀드 ▲파일럿 프로그램 설계·운영 등 활동을 공유했다. 뉴에너지넥서스는 “인도네시아 등 저개발국가에서 더 적극적으로 투자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윤훈섭 디쓰리쥬빌리파트너스 제너럴파트너는 “국내에는 아직 한 분야에만 집중하는 임팩트투자사가 없는데, 장기적으로 분야 전문성을 갖출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임팩트투자사들 사이에서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자연생태계 투자, 전체 0.2% 불과… “민관이 함께 적극 육성해야”

기후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국제적인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자연생태계 분야 임팩트투자가 늘고 있다. 다만 아직도 전체 임팩트투자에서 자연생태계 분야 투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낮은 편이다. 미국 환경 보호 관련 금융·자본시장 조사 기관인 ‘에코시스템 마켓플레이스’가 지난 2016년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15년 한 해 동안 자연생태계 분야에 투자된 민간 자본은 8200만달러(약 963억원)였다. 글로벌임팩트투자네트워크(GIIN)에 따르면 같은 해 전체 임팩트투자 규모는 3550억달러(약 417조원)에 달했다. 비율로 따지면 전체의 0.2%에 불과하다.

아시아임팩트나이츠에서도 자연생태계 분야에 대한 더욱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덕준 디쓰리쥬빌리 대표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17개 항목 가운데 7개가 자연 환경과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다”며 “자연생태계 보전이 인류의 미래를 위해 아주 중요한 만큼 이 분야에 대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임팩트투자자와 소셜벤처 관계자들은 “자연생태계 분야는 사회적 가치와 수익성 모두에서 잠재력이 크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벤처캐피털 티비티(TBT)의 김동오 심사역은 “최근에는 일반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벤처가 안정적인 투자처라는 인식이 생기고 있다”며 “우리도 플라스틱 폐기물을 수거해 되파는 소셜벤처 ‘수퍼빈’에 투자했는데,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 분야 임팩트투자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생태계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게 참가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제현주 옐로우독 대표는 “공공은 임팩트투자 가운데 리스크가 가장 큰 분야를 맡아 펀드를 만들어주고, 민간은 개별 소셜벤처에 맞는 유연하고 탄력성 있는 투자를 지원해 이들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초기 단계 소셜벤처 육성 기관인 ‘빌그로’의 필리핀 지부 창업자인 쁘리야 타차디는 “민간은 사회 변화에 대해 발빠른 대응이 가능하고, 공공은 지역사회 곳곳으로 빠르게 서비스를 전달한다는 장점이 있다”며 “각자의 영역을 존중하면서도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박선하 더나은미래 기자 son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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