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릭 펠드맨 밀레니얼 임팩트 프로젝트(Millennial Impact Project) 총괄 인터뷰
1980~2000년대 사이 태어난 이들을 ‘밀레니얼’ 세대라 부른다. 밀레니얼들은 사회 문제에 민감하고, ‘소신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온라인으로 다른 사람들과 연대하는 능력도 탁월하다. 웬만한 비영리단체가 기획한 캠페인보다 훨씬 영향력 있는 국제 규모의 캠페인을 벌이기도 한다.
지난달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만난 데릭 펠드맨 밀레니얼 임팩트 프로젝트(Millennial Impact Project) 총괄은 10년 넘게 밀레니얼의 사회 참여 방식을 연구해왔다. 그는 2008년부터 케이스재단(Case foundation)과 함께 매년 밀레니얼의 사회 운동 참여 방식을 분석한 보고서 ‘밀레니얼 임팩트 리포트’를 발간하고 이를 온라인에 무료 공개하고 있다. 펠드맨 총괄은 지난달 12일 아산나눔재단이 개최한 ‘N포럼’ 강연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그는 “미국에만 8000만에 달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있고, 전 세계 규모로 봤을 때도 이들은 두꺼운 인구 층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밀레니얼 세대가 보편적 대중(general public)이 된 만큼 이들을 주제로 한 연구는 비영리 영역의 미래와 직결돼 있다”고 했다.
펠드맨 총괄은 밀레니얼 세대는 전통적인 비영리 조직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사회 운동을 벌인다고 설명했다. “밀레니얼 세대가 주도해 세상의 주목을 받은 사회 운동 사례들을 보면, 소규모 또래 집단(small peer group)에서 출발한 것들이 많습니다. 같은 가치를 추구하는 개인들이 모여 함께 목소리를 내고, 각자 온·오프라인 네트워크를 활용해 주변 사람들을 끌어들이죠. 이미 확보한 후원자들에게 전화나 이메일로 캠페인을 소개하는 기존 비영리 조직의 방식보다 훨씬 더 빠르게 세력을 확산할 수 있습니다.”
그는 “비영리 조직의 경우 자신들의 미션에 부합하는 밀레니얼 집단을 찾아 이들의 ‘네트워크 파워’를 활용하는 방법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비영리 조직은 공론화하고자 하는 사회 이슈를 던지고, 밀레니얼의 반응을 살피는 겁니다. ‘우리 조직은 이러한 이슈에 대해 이런 의견을 갖고 있는데,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는 거죠. 여기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밀레니얼 집단이 만들어지면 이들이 자율적으로 행동할 수 있도록 보장해줍니다. 참여자들이 스스로 활동 방향을 설정(self-orient)하게끔 뒤에서 지지해주는 것이 앞으로 비영리 조직의 활동 방식이 되리라 봅니다.”
그는 ‘해시태그’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밀레니얼에게 해시태그는 자신의 신념과 정체성을 드려내는 표현 도구이기 때문이다. “어떤 가치를 공유하는 밀레니얼들이 모여 자신들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온라인에서 특정 해시태그를 사용하기로 합니다. 해시태그로 어떤 이슈에 대한 내 생각과 입장을 드러내는 거죠. 그리고 여기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같은 해시태그를 쓰기 시작하면서 해시태그가 하나의 사회적 ‘운동(movement)’이 됩니다. ‘#MeToo’나 ‘#MarchForOurLives’처럼요.”
펠드맨 총괄은 “밀레니얼들의 풀뿌리 사회 운동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기존 비영리 조직들이 이들에게 ‘이정표(milestone)’를 제시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 운동은 장기전입니다. 참여자들이 이 운동에 참여함으로써 얻고자 하는 가치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죠. 단계적으로 목표를 세워 참여자들에게 그들이 어떤 길로 나아갈 것인지 확실히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승희 더나은미래 기자 heeh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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