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쓰레기 시대, 소비자뿐만 아니라 정부·기업도 함께 노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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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피스&그린보트’ 특별 선상대담 ‘플라스틱 시대와 우리의 자세’ 

지난 10일 환경재단과 일본 비영리단체 피스보트가 공동 운영하는 ‘피스&그린보트’에서 특별 선상 대담이 열렸다. 이날 대담은 ‘플라스틱 시대와 우리의 자세’를 주제로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맨 왼쪽),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맨 오른쪽)이 참여했다. ⓒ환경재단

지난 10일 ‘피스&그린보트’ 여객선에서 ‘플라스틱 시대와 우리의 자세’를 주제로 대담이 열렸다.

피스&그린보트는 환경재단과 일본의 비영리단체 피스보트가 2005년부터 공동 운영하고 있는 한일 문화 교류 크루즈 여행 프로그램이다. 올해로 13회째를 맞은 피스&그린보트는 지난 9일부터 16일까지 7박 8일에 걸쳐 중국 상하이, 일본 나가사키, 한국 제주도 차례로 방문했고, 여정 동안 세계적 이슈로 떠오른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에 관한 대담, 강연, 영화 상영회, 플라스틱 프리 체험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됐다.

이번 대담은 출항 이튿날 오전 선내 첫 공식 프로그램으로 마련됐다. 연사로 나선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플라스틱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이야기했다.

김영춘 의원은 “올해를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제로화’의 원년으로 삼고 정부가 보다 총체적인 대응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재단

김영춘 의원은 “매년 바다로 흘러드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1200만톤에 이른다”며 “우리나라에서도 연간 6만7000톤의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는 어민들이 바다에 버리는 어업 폐기물과 강과 하천을 따라 바다로 흘러드는 쓰레기, 해변에 버려진 쓰레기 등이 합쳐지면서 상당한 규모를 이루게 된다. 김 의원은 “플라스틱 쓰레기는 해양 생태계뿐만 아니라 해상 안전 또한 위협한다”면서 “하루 한 번꼴로 배의 스크루에 폐그물이나 밧줄이 감겨 배가 멈추는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미세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김 의원은 “바다로 떠내려온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햇빛을 받고 파도에 휩쓸리는 과정에서 잘게 부서져 최소 지름 1마이크로미터(㎛, 1㎛는 100만분의 1m)의 미세 플라스틱이 된다”며 “이 미세 플라스틱 조각이 해양 생물들을 통해 우리 몸 안에도 축적되고 있다”고 했다.

홍수열 소장은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는 소비자 습관을 넘어 생산자인 기업들의 노력을 촉구했다. ⓒ환경재단

한편 미세 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세계적으로도 이렇다 할 연구 성과가 없는 상황. 홍수열 소장은 이러한 ‘완전 무지의 상태’가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미세 플라스틱이 인체 어느 부위에 어느 정도 양이 축적되면 어떤 문제가 일어나는지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에, 적절한 대응책이 무엇인지도 알 수 없다는 얘기다. 홍 소장은 “우리가 관련 연구 결과를 기다리는 사이 바닷속 미세 플라스틱 알갱이 숫자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문제 상황이 손 쓸 수 없을 만큼 심각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대책에 대한 주문도 쏟아졌다. 김영춘 의원은 “기존의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관련 정책이 ‘수거’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이제는 수거-처리-재활용에 이르는 전 과정을 관리해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를 ‘예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세부적인 정책 방안으로 ▲어구에 전자 식별 장치를 달아 어구 관리 시스템 체계 구축 ▲일본, 중국 등 주변국과 협력해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실태 조사와 유입 방지 대책 마련 ▲민간 잠수단체, 지역 단체 등과 협업해 해변 관리와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수거 작업 공동 진행 ▲수거한 해양 쓰레기에서 염분, 이물질 등을 제거해 재활용할 수 있는 해양 쓰레기 특화 처리 기술 개발 ▲해수부, 환경부, 관련 지자체 등으로 구성된 범정부적 해양 플라스틱 대응 협의체 구성 등을 제시했다.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소비하는 기업의 책임도 강조됐다. 홍 소장은 “소비자가 플라스틱 일회용 컵, 비닐봉지를 안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산자인 기업이 불필요한 플라스틱 포장재를 줄이고 플라스틱 없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플라스틱 원재료를 생산·가공하는 석유화학 업계의 적극적인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 홍 소장의 설명이다. 그는 “해외에서는 30여 개의 글로벌 석유화학기업들이 ‘얼라이언스투엔드플라스틱웨이스트(Alliance to End Plastic Waste)’라는 협의체를 결성해 앞으로 5년 동안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15억 달러(약 1조7000억원)를 투자할 예정”이라며 “국내 석유화학기업들도 플라스틱 문제 해결에 사회공헌 예산을 투입하고, 동종 기업들과 연대해 얼라이언스, 기금 등을 조성하는 등 더 적극적으로 책임을 이행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담에 참석한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은 “플라스틱 쓰레기는 달리 말해 인간 욕망의 흔적”이라며 “피스&그린보트를 계기로 플라스틱 쓰레기가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지 다양한 논의가 확장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환경재단은 오는 12월 7일부터 14일까지 7박 8일간 제14회 그린보트를 운영할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환경재단(greenboat@greenfund.org)에 문의하면 된다.

 

[한승희 더나은미래 기자 heeh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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