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사회문제를 보면 일자리가 생긴다-①] ‘직업을 만드는 마법의 손’ 정은상 맥아더스쿨 교장

인공지능·사물인터넷(IoT)·로봇 등이 주축이 되는 4차 산업혁명이 가속도를 내면서, 일자리에 대한 불안감이 치솟고 있다. 지난해 청년 실업률은 9.8%로 역대 최고였고, 연간 실업자 수도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었다(2016 통계청). 글로벌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면서 저출산 고령화, 공동체 붕괴, 소외계층 급증 등 新사회문제도 급증하고 있다. 미래 일자리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시점. 더나은미래는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업가 정신으로 사회문제 해결과 비즈니스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소셜이노베이터(Social Innovator)’들을 만났다. 사회문제를 들여다보고 일자리를 만들어낸 8인의 소셜이노베이터를 소개한다.

‘창직 카운슬러’가 말하는 인생이모작 비법

 

[사회문제를 보면 일자리가 생긴다-①] 

직업을 만드는 마법의 코칭 

정은상 맥아더스쿨 교장 인터뷰 

 

“대한민국엔 ‘명함(직장)이 없다‘고 자살하는 사람이 많아요. 그래서 전 명함부터 만들어줍니다. 내 이름 석자, 휴대폰 번호, 이메일 주소 세 가지만 있으면 충분하죠. 10년, 20년간 쌓인 나만의 노하우를 엮어 책을 써보라는 권유도 많이 합니다. 책은 내 얼굴, 내 이름이 박힌 커다란 명함이거든요.” 

정은상 맥아더스쿨 교장의 저서 '마법의 코칭'
정은상 맥아더스쿨 교장의 저서 ‘마법의 코칭’

정은상 맥아더스쿨 교장이 가방 속에서 책자 한 권을 꺼내보였다. 표지 겉면에 큼직하게 실린 그의 웃는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아이패드 화가, 모바일 요리사, 어린왕자 인문학당 교수 등 그의 손을 거칠 때마다 새로운 직업이 생겨난다. SNS·유튜브·스마트폰을 활용한 개인 브랜딩은 물론 비즈니스 전략까지 세워준다. 5년간 그가 직업을 찾아준 사람만 185명. 사람들이 그를 ‘창직(創職) 카운슬러’, ‘퍼스널 브랜딩 코치’라고 부르는 이유다.

정 교장은 인터뷰 장소로 서울 서초구 교대에 위치한 스터디센터 ‘토즈’를 골랐다. 이곳에서 매일 2~3시간 간격으로 창직 상담이 이뤄지기 때문이란다. 은퇴자뿐만 아니라 교수·대기업 임원·병원장 등 현직에 있는 이들까지 그의 코칭을 받기 위해 줄줄이 예약을 하고, 지방에서 서울로 매주 올라오는 ‘열혈 수강자’도 많다. 게다가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720만명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정 교장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낸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일자리를 걱정하는 이들에게 “위기가 곧 기회”라며 자신이 터득한 인생이모작 비법을 하나 둘 풀어냈다. 

◇46세에 돌연 사표 던지고 10년간 현장 경험…57세에 인생이모작 성공해 

 

“맥아더장군이 인천상륙작전을 할 때 나이가 70세였어요. 100세 시대엔 적어도 80세까지 현역으로 뛰어야 하잖아요. 인생이모작을 원하는 사람들을 돕는 학교란 뜻으로 2013 1인 기업 맥아더스쿨 설립했습니다.”

인생이모작 사관학교로 불리는 맥아더스쿨의 정은상 교장은 "천직은 없다. 천직은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생이모작 사관학교로 불리는 맥아더스쿨의 정은상 교장은 “천직은 없다. 천직은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국계 금융회사를 다니던 직장 20년차에 돌연 사표를 던졌다. 그의 나이 46세였다. 남들보다 이른 나이에 은퇴하면서 두려움은 없었냐고 묻자, “전혀 없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컴퓨터는 정보를 0과 1의 이진법으로 기록합니다. 지난 20년, 제 직장생활이 그랬어요. 0과 1 사이를 쳇바퀴처럼 왔다갔다했죠. 반면, 사표를 던지고 나온 세상은 무한대(∞)였습니다.” 

이후 부동산 자산관리사, 휴대폰 제조업 전문 경영인, 교육 사업 등 ‘맨땅에 헤딩’ 하며 세상을 배웠다. 공대 전자공학과에서 배운 내공을 살려 전국을 다니며 스마트폰과 SNS 사용법, 홈페이지 개발·운영 방법을 강의했다. 이렇게 그가 직접 만든 홈페이지만 72개에 달한다. 

“그동안 만난 사람들의 연락처를 추려보니 3400명이 되더군요. 최신 IT·미디어 동향과 자신의 칼럼을 담은 뉴스레터를 발송했습니다. 좋은 정보를 공유하고 싶어서요. 얼마 후, 입소문이 나면서 강의 및 상담 요청이 쇄도하기 시작했어요. 스케줄 감당이 안 될 정도로요. 많은 분들과 만나면서 ICT 기술과 노하우를 결합해 새로운 직업을 만들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일단 저부터요(웃음). 은퇴 후 10년 만에 인생이모작에 성공했잖아요. 세상에 없는 직업을 만드는 사람, ‘창직(創職) 카운슬러’로요.”

◇아이패드 화가, 유머 작가 등…그의 손을 거치면 직업이 생긴다 

 

그를 만나 새로운 직업을 찾고 인생이모작에 성공한 사례는 일일이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3년 전 농협 지점장을 지낸 은퇴자 정병길(64)씨가 저를 찾아왔어요. ‘얼마 전 출간한 책을 잘 팔 수 있는 SNS 기술을 가르쳐달라’고 하셨죠. SNS 사용법을 코칭하다 보니 그림에 소질이 있으시더라고요. 스마트폰 스케치 앱 ‘헬로 크레용’ 사용법을 가르치고, ‘아이패드 화가’란 직업을 만들어줬죠. 벌써 개인전만 12번 열었고, 매주 아이패드 그림 강좌를 진행하면서 수강생들과 그룹전도 4번 개최했어요. 2015 9월 서울 시청광장 전시회 땐 삼성전자 직원이 ‘앞으론 갤럭시 화가를 하시라’며 갤럭시노트까지 선물했습니다. 그해 12월엔 삼성전자가 주최한 모바일 드로잉쇼에도 출연했고요. 얼마 전엔 제주도에서 페이스북 라이브 게릴라 방송도 열었더라고요. 사흘 만에 4500명이 찾아볼 정도로 인기였죠(웃음).

비단 정씨뿐만 아니다. 25년간 영어학원을 운영해온 정해권(48)씨는 ‘아이패트 닥터’로 활동 중이다. 장애인과 유아 및 노인을 위한 해외의 인지능력 개선 애플리케이션을 소개하고 교육하는 회사를 창업한 것. 장애인의 인지 능력과 접근성을 높여주는 국내 앱이 부족하단 사실을 알게된 정 교장이 정씨의 유창한 영어 실력을 활용해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준 것. 평소 친분이 깊은 고양시 장애인정보화교육센터장, 특수교육 솔루션을 연구해온 박사와 머리를 맞대 직업의 전문성을 높였다. ‘미긍(美肯) 주혜’란 필명으로 활동하는 ‘글쓰는 일러스트레이터’ 강주혜(39)씨 역시 정 교장을 만나 자신만의 직업을 찾았다. 교통사고로25세 나이에 시각장애인이 된 그녀는 오른손 마비를 막기 위해 최소 10시간 간격으로 손을 움직여야 했다. 강씨는 시각장애로 인해 5도 기울어지고 두 개로 겹쳐지는 사물을 보이는 그대로 그리고 자신만의 감성을 담은 글귀를 적기 시작했다. 개성이 담긴 이 일러스트는 SNS에서 연일 화제가 됐고, 페이스북 라이브 구독자 수가 1만명을 훌쩍 넘을 정도로 유명인이 됐다.

'미긍주혜'가 그린 일러스트와 글귀.
‘미긍주혜’가 그린 일러스트와 글귀.

정 교장은 일대일 코칭을 고집한다. 철저히 개인 관심사와 역량에 따라 맞춤형 상담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매주 숙제도 나간다. 취업을 고민하는 지인을 상대로 배운 내용 그대로 실제 코칭을 해보라는 것. 정 교장은 “실제 코칭 경험이 쌓이면 매주 질문 내용이 달라진다”며 “간접 경험을 통해 자신의 브랜드를 찾아가는 사람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코칭비는 3개월(매주 1, 13~14) 100만원. 하루에 2~3명씩 매월 평균 코칭 횟수만 약 80회에 달한다. 서울시, 고용노동부가 ‘비용 지원을 할 테니 은퇴자 상담 인원을 늘려달라’며 찾아왔지만 ‘조직을 키우지 않고 1인 기업으로 남겠다’는 본래 취지에 맞지 않아 거절했다. 대신 자신처럼 창직 카운슬러로 활동하는 은퇴자들을 양성, ‘돈키호테스쿨’ ‘마중물스쿨’ ‘소크라테스스쿨’ 등 제2의 맥아더스쿨 교장을 10명 배출했다.

“세상에 ‘천직’은 없어요. 작은 일이라도 내가 할 수 있고, 가치 있는 일을 발견하면 그게 ‘천직’이 됩니다. 절대 조급하면 안 됩니다. 보통 20년 넘게 공부한 경험으로 첫 직장을 구하잖아요. 인생 이모작에도 준비 기간이 필요합니다. 전 항상 가방에 뿅망치를 넣고 다녀요. 상담할 때 부정적이거나 남과 비교하는 말이 나오면 뿅망치로 책상을 때립니다(웃음).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나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고 사랑할 때, 비로소 창작이 완성됩니다.

정은상 맥아더스쿨 교장이 말하는 ‘인생이모작’ 비법, 이것만은 기억하라! 

정은상 맥아더스쿨 교장은 "과거, 부정적인 마음, 남과의 비교를 버려라"고 강조했다.
정은상 맥아더스쿨 교장은 “과거, 부정적인 마음, 남과의 비교를 버려라”고 강조했다.

첫째, 가치를 추구하라. 돈을 먼저 추구하면 실패한다.

 

둘째, 과거는 잊어라. ‘왕년에 내가…’ 하다가 망한다. 

 

셋째, 부정적인 말과 남과 비교하는 말은 금물!

 

넷째, 책을 많이 읽고 글을 써라. 나만의 브랜드가 자연스레 생겨난다. 

 

다섯째, Only One이 돼라. 남들이 하지 않는 일을 하라. 내 직업은 내가 만들 수 있다. 

 

 

[알립니다] ‘창직 카운슬러’ 정은상 맥아더스쿨 교장을 직접 만나는 방법!

더나은미래와 ㈔스파크가 “4차 산업혁명 시대, 사회문제를 보면 일자리가 생긴다”를 주제로 ‘스파크포럼@더나은미래’를 개최합니다. 아이패드 화가, 모바일 요리사, 유머 작가 등 세상에 없는 직업을 만들어내는 ‘창직 카운슬러’ 정은상 맥아더스쿨 교장이 “필요하면 일자리를 만들어라”란 주제로 특강을 엽니다. 이후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업가 정신으로 사회문제 해결과 비즈니스,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소셜 이노베이터(Social Innovator)’ 두 명을 초대해 성공 노하우를 듣고, 전문가 및 대중이 함께하는 토크 테이블이 진행됩니다. 이번 포럼에 연사로 참여하는 소셜이노베이터는 공유 서비스로 어린이 통학 안전을 지키는 ‘셔틀타요’의 손홍탁 대표, 3D 프린팅 기술로 장애인의 생활 속 문제를 해결하는 ‘그립플레이’의 이준상 대표입니다. 사회문제 해결과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에 관심이 있는 여러분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일시: 2017년 2월 22일(수) 저녁 6~9시

◆장소: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콘퍼런스홀

◆신청: 온오프믹스(신청하기)

◆문의: ㈔스파크 사무국 (02-511-9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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