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2일(금)

봄날을 찾은 명란씨의 엄마

“우리 엄마는 세 발로 걷습니다. 지팡이를 짚어야지만 한 발 내딛을 수 있습니다. 스무살 나이에 강화도로 시집 온 엄마. 나이 많은 아버지한테 시집오자마자, 전 부인이 남기고 간 아이 셋의 엄마가 되었습니다. 술만 안 마시면 천사 같았던 아버지였지만, 술에 취하면 그렇게 엄마를 때리곤 했습니다. 평생 농사일을 하며,  6남매 뒷바라지로 고생한 우리 엄마. 김을희 여사의 봄날은 올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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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봄날

김을희 여사의 막내 딸 김명란씨는 엄마의 휘어진 다리만 보면 심장이 아려옵니다. 나 때문에, 우리 때문에. 자식 키우느라 다리가 망가져 버린 것 같다고 합니다. 집 안에서도 거의 기어다닐 수밖에 없습니다.속만 썩이던 아버지였지만 20년 전엔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버렸습니다. 홀로 남은 김을희 여사, 지금은 51살 막내 남동생이랑 같이 살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도 김 여사의 소원은 ‘우리 막둥이가 하루빨리 좋은 짝을 만나 결혼하는 것’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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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을희 여사는 아픈 다리 때문에 지팡이 없이는 잘 걷지를 못한다. ⓒ엄마의봄날

 

TV조선 ‘엄마의 봄날’ 프로그램에서 탤런트 박정수씨는 김을희 여사와 그리고 막내 아들 김영기씨를 직접 만났습니다. 그리고 김 여사의 파란만장한 인생스토리를 고스란히 담았습니다. 6남매의 ‘엄마’로서의 삶, 지금은 고인이 됐지만 김 여사를 아프게 했던 ‘남편’의 이야기. 그리고 이젠 지팡이 없이는 걸을 수 없는 한 연약한 ‘인간’의 모습까지… 하지만 결코 절망적이지 않은 김 여사의 유쾌함에 박정수씨의 마음도 따뜻해졌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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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박정수씨는 ‘엄마의 봄날’ 프로그램 촬영 현장에서 김을희 여사와 인생 이야기를 나눴다. ⓒ엄마의봄날
노인척추전문의 신규철 박사에게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고, 병원 복도롤 걷고 있는 김을희 여사. ⓒ엄마의봄날
 

드디어 김명란씨의 소원이 이뤄졌습니다. ‘엄마의 봄날’ 프로그램에서 사연이 선정되면서, 노인척추전문의 신규철 박사에게 다리를 무료로 치료받았거든요. 신 박사는 김을희 여사의 다리를 보고 “지금까지 본 수술 사연 중에서 최악의 상태”라고 했습니다.  “어떻게 그 힘든 세월을 참고 사셨냐’고 묻자, 김 여사는 “엄마는 다 그런 거 아니요?”라며 해맑게 웃어보였습니다. 특유의 장난스러운 미소를 머금으며, 수술실로 들어간 백발의 김을희 여사. 그녀의 여생은 조금은 더 따뜻했으면 합니다.

• 김을희 여사와 탤런트 박정수씨와의 만남, TV조선 12월 18일(일) 오전 9시 50분
• ‘엄마의 봄날’을 찾아주고 싶다면? 사연 신청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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