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증 때문에 몇 시간 허비… 효율성 높여야

[비영리단체가 바란다] ①과도한 행정처리 다과 구매시 전부 사진 첨부… 아프리카 등 해외사업은 증빙서류 챙기기 더 힘들어 ②가이드라인 부족 모금회로 기부액 몰리면서 영세한 기관은 늘 순위 밀려… 복지기관들 운영도 고려를 ③지정기탁 문제 기업과 진행하는 협력사업 상대 기업 따라 대우 달라져… 사업 제안 눈치 볼 수밖에 “몇몇 지역아동센터에선 모금회 사업을 오히려 기피한다. 아이들 문화 활동 명목으로 읍에서 시로 이동하려고 버스를 대절했는데 세금계산서가 없어 감사에서 걸렸다. 시골 수퍼, 식당에선 점심을 먹을 수 없다. 영수증 발행이 되는 식당에 가려고 택시를 타고 왕복 1시간을 오가야 한다. 도서 산간벽지 등 열악한 환경일수록 증빙 문제 때문에 사업 진행이 어렵다. 정말 필요한 곳엔 돈을 못 쓰는 구조다.”(A사회복지법인 사회복지사 J씨) 사회복지계의 ‘맏형’ 역할을 해야 할 공동모금회 사업이 복지 현장에선 기피 대상이 되고 있다. 더나은미래 특별취재팀이 만난 비영리단체 실무자들은 여전히 ‘과도한 행정 처리와 시대에 뒤떨어진 지침’을 어려움으로 꼽았다. 공동모금회 사업을 결산할 때는 사업보고서와 영수증은 물론, 지출 항목마다 해당하는 증빙 자료가 필요하다. I사회복지기관 관계자는 “다과를 구매하면 사진을 다 찍어 첨부해야 한다”면서 “워낙 서류가 많아 분실사고도 빈번한 편이라, 두 박스 분량의 결산 서류가 나오면 꼭 우체국에 가서 등기로 부친다”고 했다. 해외 사회공헌 사업이 많아지는데, 모금회의 지침은 이를 반영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W비영리단체 실무자는 “지정기탁사업에서 해외사업의 비중이 늘어나는데 모금회는 저개발국에 대한 이해도가 현저히 떨어진다”면서 “아프리카 오지에서 영수증 발급되는 곳을 찾기 쉽겠냐”고 반문했다. 배분

126도 넘긴 사랑의 훈훈함이 식지 않도록

강철희 연세대 사회복지대학원 교수 “나눔문화 이끌어갈 수 있도록 민간부문과 다양한 연계 기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모델이 된 미국 유나이티드웨이(United Way)의 경우 단발성 행사나 캠페인보다는 사회복지단체·학교·교회·기업 등 민간 부문의 다양한 영역과 연계해 모금 활동을 전개한다. 모금회 역시 앞으로 민간과의 접점을 많이 만들어 나눔문화를 이끌어야 한다. 50인 이상 기업에서 ‘임직원 모금(workplace fundraising)’을 적극 전개해 1조원 시대를 열어주고, 모금뿐만 아니라 배분 방식에서 ‘하이 임팩트(High Impact)&파트너십 배분’이 이뤄져야 한다. 공동모금회는 법적 기구라서 순수 민간 독립기구와 다르다. 독립과 협력의 균형점을 잘 맞춰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김운호 경희대 공공대학원 교수 “기부문화 저변 확대할 수 있도록 소액기부자 모으는 역할 해주길”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해 파일럿성의 지원 프로그램을 만들어 긍정적 성과를 내고, 이를 정책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대형 복지단체 배분 쏠림 현상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영세 비영리단체(NPO)에는 사업 기획 과정을 지원한다든지 역량 강화에도 앞장서야 한다. 모금 기법이나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NPO에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도 좋다. 지금은 아너소사이어티(고액 기부자)에 주력하고 있지만, 기부 문화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선 소액 기부자를 끌어들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 문형구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다양한 전공의 전문가 영입해 새로운 아이디어 마련할 필요” “아직 우리나라는 복지 대상자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을 돌보는 사회복지사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사업 과정에서 과도한 행정 등 ‘규제’에 초점을 맞춘 비효율적인 태도의 변화도 필요하다. ‘잘못을 적발하는 것’에 집중하기보단 어떤 성과를 냈는지 사업의 ‘임팩트(Impact)’를 고려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요구된다.

[Cover Story]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내일을 말하다

한국 공익분야의 맏형…낮추고 손잡고 똑똑해져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공동모금회)가 새로운 사령탑을 맞았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이 지난 15일 제8대 회장으로 취임, 3년 임기를 시작한 것이다. 1999년 설립돼 16년째를 맞는 공동모금회가 명실상부한 국내 대표 모금 배분 기관으로 자리 잡기 위해선 어떤 역할이 필요할까. 조선일보 ‘더나은미래’는 각 분야 사회복지기관 협의체 대표 10명, 공익 분야 대표 교수진 10명을 만나 ‘공동모금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이들은 한결같이 ▲복지 사각지대 발굴 및 중점 지원 어젠다 설정 ▲비영리단체와의 협력적 파트너십 강화 ▲임팩트(Impact)를 고려한 문제 해결력 향상에 힘을 키울 것 등을 제시했다(가나다순). ☞인터뷰 전문 보러가기 편집자 주   ※ 김순택 자원봉사협의회 상임대표 “자원봉사 분야와 협력해기부문화 시너지 이끌길” “다양한 분야와 협력 기반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특히 공동모금회와 자원봉사 분야가 협력하면 기부문화 확대에 큰 시너지가 있을 것이다. 많은 국내외 조사를 보면, 자원봉사를 한 번이라도 해 본 사람들이 기부하는 경향이 크다. 기부가 문화로 정착된 선진국에서는 모금 자원봉사자들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모금전문가 양성 및 시민교육, 모금 프로그램 개발, 인프라 확대를 지속적으로 추구하는 것도 나눔문화 확산을 위한 공동모금회의 중요한 임무다.” ※ 문용훈 한국사회복귀시설협회 회장 “소규모 시설에 문턱 낮춰시민에 더 가까운 기관으로” “공동모금회의 모금액 누계와는 별도로, ‘사회를 얼마나 긍정적으로 변화시켰느냐’는 측면에서는 10년 가까이 의구심이 제기돼 왔다. 현장과 밀접한 비영리단체에 비해 사회복지의 변화를 감지하는 속도가 다소 느리다. 또 소규모 단체들에 대한 문턱을 낮춰야 한다. 제안서를

[미래 Talk!] 어디로 갔을까요… 공동모금회가 필리핀에 지원한 100만달러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공동모금회)는 긴급구호를 하는 한국 NGO들이 많단 사실을 모르는 것 같습니다.” 지난달 21일, 필리핀 타클로반에서 만난 한 국제구호 NGO 관계자의 말입니다. 태풍 ‘하이옌’의 참사 현장에서 수많은 한국 NGO 활동가를 만났습니다. 20여개 단체 실무자들은 SNS로 실시간 정보를 공유하며, 매일 밤 모여 정부·지자체와의 소통 방법, 배분 상황, 일정 등을 놓고 새벽까지 토론했습니다. ‘기안(Guiuan)’ 마을에서 만난 WFP(유엔세계식량계획) 관계자는 “피해 상황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구호하는 한국 NGO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혀를 내둘렀습니다. 그러나 정작 이런 한국 NGO들의 역량을 국내에선 몰라주고 있습니다. 공동모금회는 지난달 12일 “태풍 하이옌으로 막대한 인명·재산 피해를 입은 필리핀에 100만달러(약 10억)를 지원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어느 단체에 지원됐는지는 밝히지 않았는데, 취재해 보니 각각 50만달러씩 WFP와 IOM(국제이주기구)에 전달되었습니다. 공동모금회는 2010년 1월 아이티 대지진 때에도 긴급구호 지원사업비 50만달러와 국민성금 50억원을 WFP에 기부했습니다. 우리 국민의 성금을 모아 매번 국내 NGO가 아닌 해외 구호단체에 기금을 전달해온 것입니다. 당시 긴급구호를 진행했던 한 국내 NGO 담당자는 “공동모금회에 지원을 요청했는데, ‘해외 단체에 지원하니 수송기에 사랑의열매 로고를 박아주는 등 홍보 효과가 더 좋고, 극진 대우를 해주더라’는 답변을 듣고 당황한 적이 있다”고 했습니다. 다른 국제구호단체 활동가는 “아이티 현장에서 만난 WFP 관계자가 ‘우리도 사랑의열매로부터 많은 돈을 지원받았다. 한국 단체들은 사랑의열매한테 전달받은 기부금으로 어느 마을을 도왔는지 궁금하다’고 물어보는데, 대답을 할 수 없어 얼굴이 화끈거렸다”고 귀띔했습니다. 이에 대해 공동모금회 나눔사업본부 관계자는 “긴급구호가 발생하면 사무처에서 관련 자료를 검색하고,

[기고] 모금회 사업 신청절차가 더 가벼워집니다

김석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외협력본부장 5월 28일자 ‘더나은미래’의 사회복지사 관련 특집은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 자살사건을 계기로 짚어본 적절한 기획이었다. 복지가 국가적 화두가 된 요즘에도 여전히 열악한 민간 사회복지사들의 근무 여건을 전했다. 개인적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은, 복지의 일선 현장을 지키는 그들의 의욕이 꺾인다면 그 손실과 피해는 사회 구성원 모두의 몫이 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그들이 얘기한 애로점 가운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관련된 부분이 있어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 공동모금회에 관한 지적은 한마디로 ‘사회복지기관·시설들이 공동모금회에 배분 신청을 하는 절차가 까다롭고 복잡하다’는 것으로, 그동안 현장에서 종종 제기돼온 내용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공동모금회는 이러한 현장의 불편을 덜기 위해 절차 간소화 작업에 들어가 있다. 신청 기관과 사업 내용에 대한 사전 심사, 그리고 사후 평가 과정에서 제출 서류 등을 줄여 행정적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것이다. 대신 현장 실사와 다면평가 시스템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럼에도 일선 현장의 어느 정도 수고가 불가피하다는 점은 이해와 공감이 필요하다. 국민의 소중한 성금이 투명·공정하게 배분되기 위해선 세밀한 검증 장치가 함께 가동되어야 한다. 허위 기재나 지원금 부당 사용 등 소수의 일탈 사례로 인해 선의의 많은 시설이 피해를 보아선 안 될 것이기 때문이다. 공동모금회에 지원 신청을 할 여력이 부족한 소규모 시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공동모금회는 이들의 취약한 행정 여력을 감안해 지난해 소규모 시설만을 대상으로 22억원을 별도 배정했고, 올해는 두 배로 늘려 45억원을 전국 16개 시·도 지회를 통해 배분한다. 많은

복지가 필요한 사회복지사 “우린 천사도 수퍼맨도 아닙니다”

열악한 근무 환경 속 사회복지사의 눈물 청소년·노숙인·수급자 등 돌봄 대상에게 신변 위협 업무 강도 비해 임금 낮아 사회복지사 이직 잦고 구인난 가중되는 악순환 최근 근무 실태 알려지자 3교대 근무 도입 등 보건복지부가 대책 추진 사회복지사 A씨는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휴대폰을 계속 지켜봤다. 자신이 돌보는 아이들의 안부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경기도 안성의 한 그룹홈(소규모 공동가정생활) 시설에서 4~5명의 소년소녀 가장들을 돌보고 있는 A씨는 7년이 넘도록 명절에 고향을 방문하지 못했다. A씨 대신 갈 곳이 없는 아이들을 곁에서 돌볼 인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2001년, 정부는 사회복지사 2인이 교대로 24시간 동안 그룹홈 청소년을 돌볼 수 있도록 규정을 만들었다. 하지만 2명 중에 1명은 행정 및 후원업무에 전념하느라 시설에 거의 오지 못한다. 대체 인력이 사실상 없다. 얼마 전, 아이들이 A씨에게 화를 내면서 물건을 던졌다. 하지만 A씨는 자신을 위협한 아이들에게 묵묵히 밥을 차려줬다. A씨는 그 순간을 덤덤히 회고하며 “아이들이 욕을 할 때, ‘우리에게는 과연 인권이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런 상황을 견디지 못해 동료 사회복지사들이 오래전에 그룹홈을 떠났다. A씨는 사회복지사들의 잦은 이직으로 아이들이 자꾸만 상처를 받는 것이 안타깝다. 1년 동안 아이들과 호흡하면서 겨우 마음을 열면, 사회복지사가 시설을 떠나버린다. 악순환이 반복된다. ◇사회복지사의 인권을 보호하는 시스템은 턱없이 부족해 현장에서 사회복지사들이 가장 많이 겪는 문제 중 하나는 ‘돌봄 대상자들로부터의 위협’이다. 돌봄 대상자들 중 일부는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를 폭언 및 욕설, 폭행,

“乙도 아닌 丙 신세… 사회공헌 액수 늘어도 근무 여건 더 나빠져”

민간 사회복지사들의 고백 사업계획, 質보다 量 우선 하던 대로 해야 승인받아 1000원짜리 사업 하려면 5000원 드는 증빙 요구 “사회복지 대변할 모금회 오히려 기업 편에 서 있어” 사회복지사들 한목소리 “완벽한 배분 하려다 보니 평가 까다롭고 문서 많아” 공동모금회 측도 고민 “모금회 사업을 위한 사회복지사를 1년 계약직으로 채용해야 한다. 모금회 사업 평가가 1년 단위로 진행되고 이 결과를 기반으로 사업의 연속성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행정 절차도 아주 복잡하다. 만약 1000원짜리 사업비를 받는다면 비용이 5000원 드는 증빙서류를 요구한다.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지침을 따르는 게 아니라, 지침을 위해 엄청난 일이 계속 생긴다. 모금회 사업은 단기 계약직 사회복지사를 양산하고 있다.”(A 복지법인 사회복지사 K씨) “애초에 평가 결과가 명확한 사업 제안서를 내야 한다. ‘몇 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몇 아이가 외국을 탐방하고 왔다’ 등 수치로 보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할 수밖에 없다. 질보다 양이다. 아이들의 실질적 변화를 기대하며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싶어도, 1년 내 어떻게 성과를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하다 포기한다.”(H 복지단체 사회복지사 J씨) ◇민간 사회복지 전달 체계 ‘빨간불’ 복지 예산 103조원, 대기업 사회공헌 비용 지출액 3조1241억원,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모금액 4000억원. ‘복지 때문에 나라 결딴난다’며 복지 포퓰리즘까지 대두하는 시대에, 아이러니하게도 올 초부터 벌써 사회복지 전담 공무원 4명이 자살했다. 그나마 공무원(1만335명)은 안정적 신분과 급여를 보장받지만, 복지시설·비영리단체 등에서 일하는 6만여 민간 사회복지사 처지는 더 열악하다. 민간 사회복지사들은 ‘더나은미래’ 심층 인터뷰에서 “지금과 같은 복지

“독감 예방 받고 건강하세요” 따끔한 주사 한 대에 담긴 따뜻한 사랑

사노피 파스퇴르의 노숙인 돕기 여섯개 전문 기관 모여 노숙인에게 백신 접종 파트너십으로 역할 나눠 더 많은 인원 접종 성공 겨울이 무서운 노숙인에게 올해도 어김없이 겨울이 왔다. 영국 의학저널 조사에 따르면, 독감 및 폐렴 등 호흡기 질환으로 노숙인이 사망할 확률은 일반인의 7배가 넘는다. 지난달 대한결핵협회가 국회 보건복지위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서도 올해 상반기 결핵검진을 실시한 서울 노숙인 683명 중 10.4%인 71명이 결핵감염 의심자로 나타났다. 특히 많은 노숙인이 모여 있는 노숙인 쉼터에서는 독감과 같은 호흡기 질환이 쉽게 퍼진다. 하지만 노숙인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은 별로 많지 않다. 백신전문기업인 ㈜사노피 파스퇴르는 ‘의료 취약계층을 돕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업(業)의 특징을 살린 프로그램이다. 지난달 25일, 서울역 인근 무료급식소 ‘따스한 채움터’가 일일 병원으로 변했다. 건물 2층으로 들어서자 톡 쏘는 예방주사약 냄새가 코끝을 자극했다. “자, 왼쪽 팔 걷으세요. 따끔합니다.” 노숙인과 쪽방촌 주민들의 대기 줄은 건물 밖 10m까지 이어졌다. 이날 ㈜사노피 파스퇴르는 900여명을 대상으로 무료 독감 예방 접종을 실시했다. 2011년 노숙인을 대상으로 독감 백신 2500도스(dose)를 서울시에 기증한 데 이어, 올 5월에는 서울시와 노숙인 대상 예방 백신 무료지원에 관한 업무협약까지 체결했다. ㈜사노피 파스퇴르 웰라라트나 사장은 “작년에 사업을 진행하면서 백신을 필요로 하는 곳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며 “올해에는 노숙인뿐만 아니라 미혼모 시설 등 취약계층 5,000여명으로 대상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무려 여섯 기관의 협업으로 진행되었다. 서울시는 전체적인 행정업무를, ㈜사노피 파스퇴르는

SNS로 알리고 파티 열고… 기부가 변한다

NGO의 모금활동 현지 사정 잘 알고 있는 직원 참여 거리캠페인전체 모금액의 70% 맞춤형 컨설팅으로 고액 기부자 마음 잡기도 전략 더한 모금활동으로 기부자의 마음 공략한다 “기부자의 마음을 여는 말 한마디가 아이 한 명을 살릴 수 있습니다.” 지난 8월 8일, 구의역에서 만난 한정오(46)씨의 얼굴은 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땀을 닦아내는 것도 잊은 듯했다. 한씨의 시선은 오로지 바쁜 걸음으로 지하철역을 나서는 시민들에게 고정돼 있었다. 그녀는 제3세계 빈곤아동들을 지원하는 NGO, 월드쉐어에서 3년째 거리캠페인을 전담하고 있다. “거리캠페인 중에 만난 70세 할머니가 폐지를 주워 모은 돈으로 매달 3만5000원씩, 벌써 2년째 아프리카 아이를 후원하고 있다”며 눈시울을 붉힌 한씨는 “뙤약볕 더위에 주저앉고 싶다가도 뜻있는 후원자를 만날 때마다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얼굴과 얼굴 맞댄 거리캠페인, 기부자 마음 열어 월드쉐어의 전체 모금액 중 70% 이상은 거리캠페인을 통해 이뤄진다. 지하철역, 공원, 휴게소 등이 캠페인 무대다. 2008년 설립 이후, 전년 대비 신규회원 증가율이 2010년에 15.3%, 2011년에 32.7%에 달한다. 월드쉐어보다 규모가 큰 다른 NGO들이 거리캠페인 노하우를 직접 전수받아갈 정도다. 류원규 월드쉐어 총괄팀장은 “거리캠페인을 일반 자원봉사자들에게 맡기지 않고 직원들이 직접 진행한다”며 입을 열었다. 거리캠페인 전담직원 외에도, 전 직원이 날짜를 정해 번갈아 현장에 나간다고 한다. 그는 “바삐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후원을 강요하거나 잘못된 태도를 보이면, 해당 NGO의 이미지는 물론이고 일반 시민들이 기부 자체에 거부감을 갖게 된다”면서 “기부 현장의 최전선에 최고의 전문가가 필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신입 직원들은 일반

직접참여 봉사·SNS 홍보… 한 걸음 도약하는 기부문화

국내 NGO 2011년 트렌드 상처 입은 국민 신뢰 투명성으로 회복 직접 참여 소통·홍보전문성 강화 2010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비리 파문으로 들썩인 ‘기부계’의 올해 가장 큰 트렌드는 ‘투명성 강화’다. 국내 NGO들은 기존에도 외부 회계법인을 통해 감사받은 내용을 인터넷 홈페이지와 회보 등에 공개하고, 후원자들이 직접 국내외 사업현장을 둘러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해왔다. 하지만 ‘모금’에 대한 국민의 신뢰성이 흔들리자, 이를 회복하기 위한 ‘히든카드’를 꺼내 들었다. 바로 ‘후원자 직접참여 프로그램 강화’다. 국제구호단체 ‘기아대책’은 올해 봉사단원이 파견되어 있는 해외 사업장을 방문하는 ‘비전트립’과 ‘CDP(Child Development Program) 트립’의 참여자 수를 늘릴 예정이다. 기아대책 홍보사업본부 김은희(38) 본부장은 “올해 비전트립에는 작년보다 15% 정도 늘어난 750여명이 참가할 예정이고, CDP 트립의 참여자 수도 2.5배 정도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기아대책은 후원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현지 사업장을 방문할 수 있도록 해서 정기 후원을 유도할 계획이다.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은 중고등학생 우수자원봉사자들이 해외 사업장을 방문하는 프로그램을 올해 강화했다. 베트남, 몽골, 캄보디아, 필리핀 등 4개국에 작년보다 2배 늘어난 140여명을 파견해 해외에서 봉사활동도 해보고, 현장에서 월드비전 후원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실제로 NGO의 해외 사업장을 방문했던 후원자들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었다. 오은주(46)씨는 작년 10월 국제아동개발원조단체인 ‘플랜코리아’를 통해 후원하는 아이를 만나기 위해 베트남에 갔었다. 오씨는 “후원아동이 사는 지역에 만들어진 학교와 유치원을 보고 나서 내가 낸 후원금이 잘 사용되고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며 “편지나 사진만 교환할 때와 달리 직접 만나고

작년 예산총액 7500억원… NPO<비영리민간단체> 사업 규모 크게 성장

60년 만에 첫 실시NPO 현황 & 성과 보고서 모금총액, 공동모금회보다 많아… 46%가 개인후원… 독립 사업 역량 갖춰 국내외 활동 자원봉사자 30만여명… 기관직원보다 무려 40배 많은 인력 대한민국이 ‘도움받던 나라’에서 ‘도움주는 나라로’ 발전하는 동안, 한국 비영리민간단체(NPO· Non-Profit Organization)들은 얼마나 성장했을까. 비영리민간단체가 생겨난 지 60년 만에 처음으로 이들의 현황과 성과에 대한 연구가 나왔다. 한국비영리민간단체들의 협의체인 ‘한국NPO공동회의’와 굿네이버스가 공동으로 연구·발표한 “한국 개발복지 NPO의 현황과 성과에 대한 연구” 보고서에는 한국 시민사회의 성숙과 비약적으로 성장한 비영리민간단체들의 모습이 드러났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 4월부터 11월까지 8개월간 조사대상 252개 기관 중 우편설문에 답한 143개 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대상 NPO의 지난해 예산 총액은 7500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우리나라 보건복지부 예산의 2.4%에 해당하는 액수다. NPO 예산 총액 중 모금에 의한 예산 규모는 4529억원으로 한국의 대표 모금기관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모금총액 3319억원을 웃돌았다. 특히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경우 정부의 특별 지원 및 세제혜택을 받기 때문에 기업법인의 모금액(1964억원)이 가장 큰 예산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조사대상 NPO는 회비와 같은 정기적인 개인의 후원(2838억원)과 비정기적인 개인의 후원(655억원)이 전체예산총액의 46.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PO에 대한 정부보조금은 전체 예산 중 24.3%로 이는 정부 보조와 별개로 NPO들이 독립적으로 사업을 운영할 수 있는 재량적 역량을 갖고 있음을 시사해주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NPO의 재정적인 구성뿐만 아니라 인력 측면에서도 많은 시민의 참여가 있다는 객관적인 분석 결과가

實效 없는 정부정책이 기부단체 ‘불신’ 낳았다

성금 비리사건 이후 얼어붙은 나눔 전월 기부액, 작년比 14억 줄어 비영리법인마다 다른 회계양식,현실 반영 못 한 기부금法 원인 “회계양식 통일·공시 의무화” 정부 차원의 제도 마련 시급 연말이 다가온다. 예년 같으면 온정의 손길이 점점 커져야 할 때다. 하지만 올해는 좀 다르다. “돈이 어디에 쓰이는지 믿지 못하겠다”는 사람이 늘었다. 방송작가 김영은(29)씨는 올해 한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아이티 성금모금에 참여했다. 영은씨는 “유명한 단체를 통한 모금이라 좋은 곳에 쓰일 거라고 믿고 1년 가까이 잊고 있었는데 최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건을 접하고 나니 올 연말에는 성금을 내야 할지 망설여진다”고 말했다. 영은씨만의 얘기는 아니다. 비리 보도 후 지난 10월 한 달간 모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억원가량 줄었다. 지회마다 소액기부를 철회하는 건수는 하루 10~30건에 달했다. 도움의 손길이 더욱 필요해지는 시기에 후원 손길이 줄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불신을 없애고, 이번 사건을 우리 사회의 기부 문화를 더욱 건강하고 투명하게 만드는 계기로 삼기 위해서는 정부의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비영리단체의 특성에 맞는 회계보고양식을 만들어 정확하고 비교 가능하게 공시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2008년부터 자산총액 10억원 이상의 공익법인은 외부 전문가로부터 세무확인을 받고 결산서류 등을 국세청에 공시하도록 되어 있다. 대부분의 비영리 단체들은 이 제도에 따라 국세청에 관련 자료를 공시한다. 문제는 비영리 법인을 위한 표준 양식이 없어서, 영리 법인의 회계 양식에 기반해 보고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인 영리법인과 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