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서 다들 아우성이다. 장기 불황과 저성장 시기로 접어들면서, 올해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대폭 축소됐다.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던 D기업의 경우, 파트너단체와 하던 8억원 규모의 대표 사회공헌 사업을 5분의 1 규모로 삭감할 정도다. 기업과 함께 사업을 하던 비영리단체들 또한 직격탄을 맞고 있다. 기업후원뿐 아니라 개인후원 증가율도 꺾이고 있다. 소수의 대형 글로벌 비영리단체의 경우 매년 TV나 온라인, 모바일 광고 등에 사용되는 금액이 수십 억원에 달하지만, 예전만큼 광고효과가 크지 않다고 한다. 기부금 총액이 연 20~30%씩 증가해왔던 월드비전,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굿네이버스 등 대형 비영리단체 또한 기부금 증가율이 정체이거나 소폭 증가하는데 그치고 있다. 가끔 필자에게 ‘비영리단체의 미래가 어찌될지’ 혹은 ‘이제 한국에서 기부금 성장은 포화상태인지 아닌지’ 등에 대해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다. 미래를 예언하긴 힘들지만, 아직 성장 여력은 남아있다는 게 내 판단이다. 왜냐 하면, 아직 한국에선 흔히 말하는 ‘제3섹터’(정부와 기업이 아닌)의 생태계 자체가 아직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했기에, 그만큼 가능성도 더 크기 때문이다. 물론 이 섹터에서 외연 확장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에 달려있다. 최근 ‘더나은미래 포럼’에 초청한 어완 뷜프(Erman Vilfeu) 네슬레코리아 대표와 만나,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으며 솔직히 감동을 받았다. 연매출 888억스위스프랑(108조원)을 지닌 회사 네슬레의 150년 성장 비결을 알 것 같았다. 한국 기업에서 배워야 할 게 무엇인지도 느낄 수 있었다. 바로 ‘이해관계자 소통’이었다. “1930년대 대공황 직후 커피가격이 폭락하면서, 브라질 투자은행이 네슬레를 찾아왔어요. 네슬레의 커피 산업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지 물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