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변이 사는 法] 송지은 변호사 작년 방문·전화 상담 400건메신저 대화 셀 수 없이 많아사회에선 혐오에 내몰리고쉼터 입소마저 거부당하기도 마음 상처 다독이는 게 우선청소년 제도 개정 힘 쏟을 것 약속 장소는 평범한 건물 앞이었다. 인터뷰이에게 전화를 걸어 어딘지 묻자 골목 안 사무실 주소를 알려줬다. 주소는 비공개. 간판도 없었다. 예약해야 방문할 수 있는 공간. 국내 유일의 청소년 성 소수자 위기 지원센터 ‘띵동’이다. 지난 17일 이곳에서 만난 송지은(33) 변호사는 청소년들의 법률 조력자이자 상담 지원팀장이다. 그는 “띵동은 청소년 성 소수자의 쉼터 역할을 하는 공간”이라며 “방문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주소를 공개하지 않는다”고 했다. 띵동의 문을 두드리는 청소년은 끊이지 않는다. 지난해에만 400건 넘는 방문·전화 상담이 이뤄졌다. 온라인 메신저로 주고받는 상담 건수는 셀 수 없을 정도다. “가정 폭력이 생각보다 많아요. 부모가 자녀의 성 정체성을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주로 발생해요. 대부분의 부모는 ‘네가 잘 몰라서 그런다’ ‘병원에 가보자’고 해요. 휴대전화를 빼앗거나 외출을 금지하기도 하죠. 폭언과 폭력에 시달리는 아이도 많아요. 학교나 사회에서 겪는 차별과 혐오도 견디기 어려운데, 믿고 사랑하는 가족마저 등을 돌리니 고통이 더 크죠.” 문제는 법적 대응이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피해를 당해도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송 변호사는 “성 소수자라는 이유로 부모에게 폭행당해도 주변에 알리거나 경찰에 신고하려는 학생은 없다”며 “대부분 자기 자신을 탓하고 가족과 겪는 갈등을 털고 싶어 하기 때문에 참고 견딘다”고 했다. 사회적 냉대나 부모의 강압을 이겨내지 못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