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시민 장터’ 서울 곳곳에 활짝 피었습니다

지난달 20일, ‘서울시민장터협의회’가 출범했다. 길게는 10년, 짧게는 1년가량 서울 시내 곳곳에서 장터를 열고 있는 일상예술창작센터, 쌈지농부, 방물단, 마을공동체 ‘품애’ 등 15곳의 민간단체가 모인 것이다. 이들의 핵심 키워드는 ‘지역 활성화’와 ‘대안문화 제시’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장(場)’을 열면서, 지역문화를 새롭게 만들어보겠다는 의미다. 민간단체들은 함께 협동조합을 만들거나, 사회적기업끼리 파트너를 맺으면서 장터의 문화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시민장터협의회 공동대표인 천재박(35) 쌈지농부 실장은 “작년부턴 지역 곳곳에서 장터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면서 “그동안 장터 운영에 관한 법령도 마련되지 않아 장소 문제·지자체와의 관계 등 행정적인 어려움을 겪었는데 ‘시민장터’를 지향하는 사람들의 시행착오를 줄이고 개선안을 만들 계획”이라고 했다. 김영등(46) 일상예술창작센터 대표는 “한때 ‘아나바다 알뜰장터’ 시장이 인기를 끈 적이 있었지만 공감대가 확산되지 못해 금방 사라지고 말았다”면서 “장터가 우리 사회의 건강한 문화로 깊숙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앞장설 것”이라고 했다. 색다른 장터의 중심에 뛰어든 이들은 사회적기업·협동조합에 빠진 청년이 대다수다. 21세기판 도심 명물 장터 현장을 찾아, 그 의미를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계단서 펼쳐지는 이색장터 ‘이태원 계단장’ “차 지나갑니다. 비켜주세요!” 지난달 31일 토요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이태원 우사단 마을의 이색장터 ‘계단장’ 오픈 30분 전, 스태프들의 외침이 귀를 때렸다. 장터 개장을 준비하는 차들이 오고 가는 사이, 이미 줄은 10m가량 늘어서 있었다.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이면, 서울의 유일한 이슬람 사원 뒤쪽 60여개 계단은 ‘장터’가 된다. 이름하여 ‘계단장(場)’이다. 계단의 폭은 성인 10명이 나란히 서면 꽉 찰 정도. 가운데에

사회 구석에 관심 돌리니 길이 열렸다

청년, 사회적기업에 뛰어들다 국제 구호서 소외된 남미의 빈곤에 관심 이면지 재활용 노트 선물·수공예품 판매 예술가와 대중을 서로 잇는 다리 역할 페스티벌·소액 예술품 마켓 개최 비빔밥 홍보 위해 세계 돌며 시식행사 장차 서구 식습관 문제 해결이 목표 “청년들아, ‘재미없게’ 돈 벌지 말고 세계를 변화시키는 ‘재밌는 일’에 나서라.” 사회적기업가의 대부(大父)인 무하마드 유누스의 일침이다(무하마드 유누스는 그라민 은행을 세워, 방글라데시 빈민들을 위한 무담보 소액대출 운동을 펼친 공로로 2006년 노벨 평화상을 받은 인물이다). 청년 실업자 100만명 시대에 이렇게 ‘재밌게 돈 버는’ 일에 뛰어든 청년 사회적기업가 3인방을 만났다. 이들은 카이스트 경영대학 사회적기업 MBA 과정에 재학 중인 대학원생이기도 하다. ☞ “수공예품 판매로 남미의 빈곤 문제를 해결하겠다” ―’어도네이션’ 고귀현 대표 고귀현(28)씨는 2012년 초, 남미로 홀연 배낭여행을 떠났다. 자신에게 맞지 않는 ‘법학’을 전공하며 진로 고민은 커져갔고, 오랫동안 사귀었던 여자친구와도 이별한 직후였다. “인생의 답을 얻겠다”며 떠난 여행지에서 고씨의 눈에 들어온 것은 구걸하는 아이들의 모습이었다. 먹을 것을 사기 위해 엄마가 만든 수공예 제품을 팔기도 했다. 고씨는 “여행자로서 관광지를 즐겼지만, 그 땅의 주인인 현지인들의 현실은 녹록지 않아 죄의식이 느껴졌다”고 했다. 3개월의 힐링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우연히 참석한 행사에서 사회적기업가(시지온 김미균 대표, 트리플래닛 김형수 대표, 프리메드 강지원 대표)의 강연을 들었다. 사회를 바꾸는 전혀 다른 방식을 알게 됐다. 게다가 발표자들은 고씨와 거의 동갑내기였다. 도전이 됐다. 이틀 후 바로 실행에 옮겼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주최하는 소셜벤처 대회가 단기

소셜벤처 상표권 수난 잇따라

한국갭이어, 상표권 침해 금지 소송 휘말려 법적 구제책 강화·면밀한 예방교육도 필요 “청년들이 방학이나 학기 중 견문을 넓힐 수 있도록 봉사, 여행, 인턴십 프로그램 연계 활동을 2년 넘게 진행해 왔는데, 법적인 문제로 회사 이름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니까 순간 눈앞이 캄캄해지더라고요.”(안시준 한국갭이어 대표) 최근 한국갭이어의 상표 출원이 좌초될 위기에 있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페이스북을 통해 알려졌다. ‘갭이어’는 학업을 잠시 중단하고 봉사·인턴십·여행 등을 통해 자신의 진로를 설정하는 시간으로, 유럽을 비롯한 미국 세계 명문대에서는 입학과 동시에 갭이어를 권장하는 서문을 보낸다. 2012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한국갭이어는 작년 12월 특허청에 ‘한국갭이어’와 ‘Korea Gapyear’ 상표를 출원했다. 그런데 글로벌 의류브랜드 갭(GAP)이 “대중들이 ‘갭’ 단어를 중심으로 한국갭이어를 인식하기 때문에 갭의 상표와 유사하며, 갭이어의 지정 서비스업 또한 갭의 사업과 겹치기 때문에 상표권 등록을 해서는 안 된다”며 이의 신청을 한 것이다. 다급해진 안 대표는 공공 변리사 몇몇을 만나 자문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니 출원을 포기하는 것이 어떻겠느냐”였다. 이런 사연이 페이스북을 통해 알려지면서 몇몇 법조인이 무상 자문을 해주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현재 한국갭이어는 갭의 주장을 반박하는 서류를 제출한 뒤 추가 대응을 기다리고 있다. 안 대표는 “티셔츠를 판매하는 갭과 글로벌 청년 인턴십 프로그램인 갭이어는 전혀 다른 사업 영역”이라며 “미국·영국·일본 등에서도 ‘갭이어’라는 명칭은 보통명사처럼 사용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늘어난 소셜벤처,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등이 상표권 문제로 곳곳에서 홍역을

사회적기업은 디자인 중요성 느끼고 디자이너는 또 다른 길 경험해 “모두 윈윈”

‘스프링’ 프로그램 도입한 디자인 회사 슬로워크 임의균 대표 1년 2번, 디자인 전공 대학생 선발해 비영리단체·사회적기업 활동 참여 ‘비영리단체와 디자이너, 모두 윈윈(win-win)할 순 없을까.’ 디자인 회사 ‘슬로워크’가 지난해부터 도입한 ‘스프링’ 프로그램의 아이디어다. 스프링은 슬로워크가 1년에 두 번, 디자인 전공 대학생을 선발하는 ‘예비 디자이너 인큐베이팅’ 프로젝트다. 선발된 학생들은 두 달 동안 슬로워크 인턴으로 활동하며 디자인 실무를 경험하고, 이후 두 달은 파견단체(비영리단체·사회적기업 등)의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4개월간 급여는 슬로워크가 부담한다. 조성도(사진 오른쪽·31) 슬로워크 디렉터는 “비영리단체·사회적기업엔 조직 내부에서 ‘디자인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는 기회이고, 디자인 전공생들은 친환경·사회적 디자인이라는 ‘제3의 길’을 경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기 스프링 프로그램에 선발돼 ‘열린옷장'(잘 입지 않는 정장을 가진 사회 선배들과 면접용 정장이 필요한 청년 구직자들을 연결하는 공유기업)에서 디자이너로 일했던 이혜인(25)씨는 “사업 초기라 명함부터 소책자까지 다양한 디자인 작업을 할 수 있어 좋았다”고 했고, 김소령 열린옷장 공동대표는 “디자인적 사고를 바탕으로 사업을 기획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했다. 지금까지 6개 단체에 6명의 디자이너를 파견했고, 3기 ‘스프링’ 프로그램은 오는 6월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의 탄생은 10년이 넘는 비영리단체와의 파트너십에서 비롯됐다. 임의균(사진 왼쪽·38) 대표가 회사를 창업한 2002년, 첫 고객이 비영리단체였다. “아름다운재단에서 공익광고 CF를 만든다고 1500만원 정도 예산을 책정했어요. 사실 그 돈이면 40초짜리 영상물에 음원, 더빙작업만 하면 끝이에요. 거기다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하니, 다른 스튜디오에서 퇴짜를 맞았나봐요. 제가 시민단체에서 디자인 작업도 했으니, 해줄 수 없겠냐고 찾아왔습니다.”(순수 회화를 전공했던

“10일 공청회… 사회적경제원 만들어 통합적인 정책 펼치도록 지원할 예정”

새누리당 사회적경제특위 유승민 위원장 인터뷰 올해 1월 새누리당은 협동조합과 사회적기업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사회적경제특별위원회’를 발족했다. 특별위원회(이하 특위)는 유승민(3선) 위원장을 포함해 의원 18명 , 자문위원 19명, 4개 분과로 구성됐다. 지난달에는 여야 정당과 시민사회, 사회적경제 전문가 등이 모여 ‘전국사회적경제매니페스토실천협의회’를 출범, 새누리당에서는 유승민 의원,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신계륜 의원이 상임대표를 맡았다. 3일 오전 사회적경제언론인포럼(대표 김현대) 초청으로 유승민(사진) 새누리당 의원을 만났다. ―사회적경제기본법을 제정한다고 밝혔다. 현재 진척 상황은 어떤가. “오는 10일 공청회를 연다. 정부 부처가 참여하지 않고, 특위에서 초안을 만들었다. 기재부는 협동조합, 안행부는 마을 기업, 고용노동부는 사회적기업 등 부처 간 칸막이 문제가 지적되고 있어서다. 사회적경제기본법에서는 ‘사회적경제원’을 만들어 통합적인 정책을 펼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총리실이 주도할 것인지 기재부가 주도할 것인지, 아니면 독립 청을 만들지는 고민 중이다. 우선 ‘사회적경제’ 개념을 법에 명시했고, 공공 구매, 사회적금융 등 주요 내용도 포함했다. 설립 목적과는 달리 영리만 추구하고 있는 농·수·축협과 신협, 새마을금고도 기본법 적용 대상으로 고려 중이다.” ―6월 지방선거를 의식한 움직임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새누리당이 생각하는 ‘사회적경제’의 개념이 궁금하다.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모든 경제활동을 말한다. 사회적경제 조직은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지만, ‘경제’를 무시해서는 도저히 성공할 수 없다. A라는 가게가 아무리 좋은 사회적 가치를 말하더라도 매출이 ‘0’이면 무슨 의미가 있나. 이는 새누리당이 추구하는 ‘시장경제’와 맞닿아 있고, 더 강력하게 ‘사회적경제’를 추구할 이유도 된다. 경제활동은 우리 삶의 일부분이지 특정 당의 전유물이 아니다.” ―사회적경제 가능성을 무엇으로 보나. “우리나라는 급격한 경제성장도

NGO 활동가부터 기업 CFO까지… 지금은 “주주 자본주의 뛰어넘는 대안 모델 꿈꿉니다”

[인터뷰] 임팩트 투자회사 D3쥬빌리 이덕준 대표 임팩트 투자란 재무적 수익뿐만 아니라 사회·환경적 가치까지 따지는 투자 방식美 사회적자본시장 Socap 콘퍼런스 돈과 가치를 함께 고민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아 놀라 이덕준(49·오른쪽 사진)씨는 80년대엔 빈민운동 활동가로, 90년대엔 외국계 투자은행에서, 2000년대엔 G마켓을 나스닥에 상장시킨 재무이사(CFO)로 활약한 인물이다. 이씨는 2011년 임팩트 투자기관 ‘D3쥬빌리’를 설립, 국내외 투자처를 발굴하고 있다.(임팩트 투자란 재무적 수익뿐만 아니라 사회·환경적 가치까지 따지는 투자방식이다). 다채로운 이력의 그가 ‘임팩트 투자’의 선봉장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이씨의 본격적인 사회생활은 NGO에서 시작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간사로 일하며 활동가의 꿈을 꿨지만 이내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를 대신해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것. 그는 한국신용평가정보에 취업, 기업을 분석하는 업무를 4년간 맡았다. 이후 영국 런던정경대학(LSE)으로 1년간 유학길을 떠났고, 영국계 자산운용사 슈로드, 시티은행, 크레딧스위스(CSFB) 등 외국계 투자은행에서 7년 반가량 일하며 자본주의의 첨단을 맛보았다. 이씨는 “투자은행에서 상무까지 올랐지만 평생 이 일을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의문이 들었다”고 했다. 인생의 전환점은 2005년 당시 중소 규모 벤처였던 G마켓과의 만남을 통해 시작됐다. G마켓은 성장세였지만 아직 손실이 나고 있었다. 그는 “중소 상인이 비즈니스를 수월하게 풀어나갈 수 있도록 만들어놓은 사업 모델이 좋았다”면서 “특히 이익이 나기 전부터 ‘후원쇼핑’이란 서비스를 론칭, 고객이 해당 상품을 구입하면 일정 금액이 기부금으로 적립되는 모델을 만들었던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후원쇼핑은 판매자가 상품 등록 시 후원상품으로 설정하면 G마켓은 상품 전시 점수에 인센티브를 적용해 노출 우선권을

아이 위해 시작한 천연제품 제작 지금은 소외 계층을 위해 만들죠

천연화장품 사회적기업 ‘티트리’ 손혜선 대표 아토피 앓은 둘째 위해 천연 화장품 만들기 시작 효과 소문나자 강의 인기 다문화 여성 등 소외계층 천연제품 강사로 양성 5년간 1000여명 거쳐가 수익금, 소외계층 돕는 데 써 두 아이를 키우던 평범한 주부가 ‘사람’을 키우는 기업을 세웠다. 경기도형 예비사회적기업 ‘㈜티트리(TeaTree·이하 티트리)’를 이끄는 손혜선 대표 이야기다. 티트리는 탈학교 청소년, 장애아동 부모, 다문화 여성, 경력 단절 여성 등 소외 계층을 전문 강사로 양성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지난 5년간 1000여명이 교육을 받았고, 그중 300여명이 현재 문화센터, 예술교육지원센터, 사회복지기관 등에서 전문 강사로 활동 중이다. 티트리를 통해 ‘천연 비누·천연 화장품 전문가’ 자격증을 얻고, 경력을 쌓은 덕분이다. 손 대표 역시 10년 전 문화센터 강사로서 사회생활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녀의 첫 강의는 ‘아토피를 이겨내는 로션 만들기’. “작은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심한 아토피를 앓았어요. 병원에서 ‘평생 머리카락이 나지 않을 수 있다’고 할 정도였으니까요. 그때부터 국내외 전문 서적, 관련 사이트를 뒤지면서 아이에게 맞는 샴푸, 로션, 비누 등을 천연재료로 직접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옷도 직접 면으로 제작해서 입혔죠. 4년쯤 지나자 아이가 눈에 띄게 회복됐고, 변화를 지켜본 지인들이 강의를 부탁했습니다. 감잎차와 올리브 오일을 섞은 에센스, 포화죽염수(알로에+죽염+물) 등 실제로 효과가 높았던 사례들을 공유했죠.” 일주일 내내 강의를 다닐 정도로 요청이 늘자, 2005년 손 대표는 ‘티트리’란 이름으로 개인사업자 등록을 냈다. 2009년엔 ‘천연비누&천연화장품 만들기 협회’를 개설, 교육청으로부터 민간 자격증 발급이 가능한 전문 학원 허가를 얻었다. 최소

보지 못해도 듣지 못해도 영화 즐길 수 있도록

시각·청각 장애인 위한 배리어프리 영화 상영관 매월 셋째 주 일요일 오후 4시 정기 상영 음성 해설·자막 함께 제공 상영영화 수익금 전액 다음 영화 제작하는데 써 ‘시각장애인 친구와 함께 영화를 볼 수 있을까.’ 그렇다. 매월 셋째 주 일요일 오후 4시 서울시 은평구 서울혁신파크 내 ‘배리어프리(Barrier-free·포스터)’ 영화 정기상영관(지하철 3·6호선 불광역 2번 출구)을 찾으면 된다. ‘배리어프리’ 영화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화면해설과, 청각장애인을 위한 자막(대사·음향정보)이 함께 제공되는 버전이다. 단순히 정보만 더하는 것이 아니라, 감독이 화면해설과 더빙을 지도하는 별도의 연출과정도 포함한 영화다. 2012년부터 서울시 예비사회적기업 ‘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가 만든 배리어프리 영화는 ‘완득이’, ‘7번방의 선물’ 등 한국영화 흥행작과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등 총 14편이다. 지난 16일, 개관식 첫 상영작으로 이탈리아의 정신장애인 협동조합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영화 ‘위캔두댓’이 선정됐다. 화면해설은 배우 정경호씨가, 연출은 영화 ‘이끼(2010)’, ‘은교(2012)’의 정지우 감독이 맡았다. 김성균, 정겨운, 김서형 등 배우들이 영화 속 등장인물의 목소리 연기를 맡았고, 공개오디션을 통해 일반인 목소리 출연자 15명이 선발됐다. 주요 등장인물이 10명도 넘는 탓에, 제작기간도 두 달 넘게 걸렸다. 이날 어머니 홍성희(52)씨와 상영관을 찾은 시각장애인 정미영(25)씨는 “이전엔 영화가 지루해서 좋아하지 않았는데, 배리어프리 영화는 세밀한 화면해설과 배우들의 목소리 연기 덕분에 재밌다”면서 “앞으로도 많은 영화가 배리어프리 버전으로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음 달 16일(일) 배리어프리 상영 영화는 ‘더 테러 라이브(15세 이상 관람가·감독 김병욱)’. 아이돌그룹 2PM의 준호가 화면 해설을 맡았다. 상영영화의 관람료는 일반 5000원, 장애인·어르신·청소년은 3000원.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사회적기업·협동조합 ‘따로 또 같이’… 시너지 날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권역별 통합지원 사업 공모 贊成·김제선 풀뿌리사람들 상임이사 反對·김성오 협동조합창업지원센터 이사장 공동 마케팅해야 성장하는 사회적기업통합지원해 협동조합化 할 수 있는 기회 협동조합형 사회적기업이 주류될 것 사회적경제 인식 부족 등은 숙제 협동조합, 기본법 이후 작년 3000개 신설 설립 돕는 기관 많지만 전문가는 태부족 10%만 정상 운영… 부실 조합만 양산 통합땐 지원 전문성 악화일로 걸을 것 올해 초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2014년 사회적기업·협동조합 권역별 통합지원 사업’을 공모했다. 서울지역의 ㈔한국마이크로크레디트 신나는조합, 경기지역의 사회적기업희망재단, 대구·경북의 ㈔커뮤니티와 경제, 대전의 ㈔풀뿌리사람들 등 우선협상 대상 기관 15곳이 선정됐다. 송남철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육성평가팀장은 “사회적기업·협동조합·마을기업은 지역에서 움직이는 현장조직으로 비슷한 점이 많기 때문에, 통합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의 컨설팅, 교육, 홍보 등을 돕는 통합 중간지원기관이 생기는 것이다. 현장에서의 반응은 엇갈린다. ‘더나은미래’는 풀뿌리사람들 김제선(51) 상임이사와 한국협동조합창업경영지원센터 김성오(49) 이사장을 만나 통합 중간지원기관을 둘러싼 찬반의견을 들었다. 편집자 주 김제선 풀뿌리사람들 상임이사는 대전지역의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 등 사회적경제 지원업무를 10년 넘게 해온 인물이다. 김 상임이사는 “통합지원은 현장의 비효율성을 개선하고, 생태계를 만들 수 있는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했다. ―통합지원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가? “지역에는 사회적기업과 마을기업, 협동조합을 구분하기 힘든 형태가 많다. 하지만 주무부처가 다르다 보니, 지원의 비효율성이 생기고 힘도 떨어졌다. 현장의 전달체계는 통합하는 게 바람직한 방향이다. 수요자 입장에서는 ‘원스톱 서비스’를 받을 기회가 된다. 사회적기업을 창업하고 싶어 기관을 찾았지만, 이를 협동조합으로 바꾸기도 쉬운 것이다. 사회적기업은

국회에서 CSR·사회적경제 바람 분다는데…

지난 22일, 새누리당이 협동조합과 사회적기업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사회적경제 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켰습니다. 특위 위원장에는 국회 국방위원장인 유승민(3선) 의원이 임명됐습니다. 그동안 보수우파가 취약한 분야로 평가됐던 협동조합 및 사회적기업을 끌어안으면서 약점을 보완하겠다는 의도입니다. 특위는 3월 말까지 정책 제안과 입법 과제를 정리해 6월 지방선거 공약에 포함할 계획입니다. 한편, 지난해 10월에는 ‘국회CSR연구포럼’이 국회 연구단체로 정식 등록됐습니다. 새누리당 홍일표(재선) 의원이 대표직을 맡았고, 민주당 문희상, 무소속 안철수 의원까지 여야를 막론한 24명의 국회의원이 소속멤버입니다. ‘국회CSR연구포럼’이 대표적으로 추진 중인 CSR 관련 입법활동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개정안’으로, 2013년 12월 6일 정무위원회에 상정돼 계류 중입니다. 앞으로 상장기업의 사업보고서에 환경·사회적기여·투명한 지배구조 등 CSR 정보 공개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법안이지요. 기업의 CSR 경영을 촉진하고 투자자들에게 정확한 CSR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의 홍 의원이 CSR을 처음 접한 건 2010년이라고 합니다.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사회적 책임의 이행을 위한 가이드가 될 ISO26000을 발표한 시점이었습니다. 지난 2012년 말엔 ‘중소기업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하면서 중소기업청이 중소기업의 CSR을 육성하고 체계적으로 지원하게 하였습니다. 올해 안에 전국 단위의 CSR 지원센터가 만들어질 예정이라고 합니다. 국회 차원에서 사회적경제 및 CSR 바람이 부는 이유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재선을 앞둔 민주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을 의식해서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 분야는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전 세계적으로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습니다. 좌우프레임에 갇혀 먼 미래를 준비하지 못했던 과거에 비해, 현재 국회의 이런 움직임은 진일보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사회문제를

“경쟁보다 협력… 후발 사회적기업이 유념해야 할 것”

조영복 初代 사회적기업학회장 “사회적기업의 비전은 ‘우리네 삶’과 직결된 문제를 다룬다는 점에 있다.” 조영복(58·사진) 부산대 경영학과 교수가 사회적 기업에 대한 범국민적 관심을 독려하는 이유다. 올해부터 ‘사회적기업학회’ 초대 학회장을 역임하게 된 조 교수에게 사회적기업의 오늘과 내일을 들어봤다. ―사회적기업육성법 시행 7년 차다. 그간의 발자취를 정리해본다면. “지난 7~8년 동안 한국의 1세대 사회적기업들이 성장·확대·위기·극복 등 사회적기업의 라이프사이클(LIFE CYCLE)을 경험한 것이 큰 자산이 됐다. 2세대·3세대 사회적기업들은 이들의 생존 비결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기업끼리의 협력이 부족했던 것은 다소 아쉽다. 미션(사회적 목적) 중심적인 특성을 가진 만큼 경쟁보다는 ‘협력’이 사회적기업에 잘 맞는 옷이다.” ―다솜이재단, 안심생활 등 기업 지원이 뒷받침되는 사회적기업들이 유독 뚜렷한 성과를 보인다. 대기업의 사회적 경제 참여를 어떻게 보나. “의존성을 줄일 필요는 있다. 향후 재정 지원 같은 직접 지원보다는 간접 지원이 좀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기업 입장에서는 항상 사회공헌의 효과성을 극대화하고자 하기 때문에 자선적 성격으로 지원해야 하는 사회복지 기관보다 사회적기업이 더 잘 맞는 파트너가 될 가능성도 있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자율 경영공시를 독려하지만 현장의 참여는 아직 저조(81곳 참여)하다. 사회적기업의 경영 공시 왜 필요한가. “정부 지원이 있기 때문에 투명성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강요하기엔 이르다. 규모가 작고, 경영 체계가 부족한 사회적기업에는 모든 게 비용이다. 자칫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우려도 있다. 규모에 따라 권장하고, 공시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등 단계별 접근이 필요하다.” ―사회적기업 실무자들은 사회적 가치를 성과로 환산하는 사회적 회계

경쟁력 갖추고 정체성 다지고… 사회적기업은 안녕하답니다

사회적기업 제도화 7년홀로선 그들의 생존법 3년 정부 지원 중단되고도 사회적기업 생존율 80% 개인사업자보다 3배 높아 비결은 변화·고품질·책임감 타 업종 뛰어들어 변신 시도 서비스 개선으로 혁신 모색 수익 줄어도 의무감으로 버텨 국내에 사회적기업이 제도화된 지 어느덧 7년. 사회적기업(인증) 수는 1000개가 넘는다. 정부가 주도적으로 성장 토대를 마련한 결과다. 하지만 ‘홀로서기’에 대한 고민은 여전하다. 2012년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사회적기업 실태 조사 연구 보고서’에서, 2007년부터 3년간 정부 지원을 받은 사회적기업 46곳을 분석한 결과, 지원이 중단된 시점에서 74%가 적자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이들은 모두 망했을까? 2007년 국내 최초로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은 36곳 중 생존한 기업은 모두 27곳. 뜻밖에도 생존율은 80%에 육박한다. 일반 개인사업자의 평균 생존 기간(3.4년) 및 생존율(24.6%)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더나은미래’는 이 27곳을 전수조사, 생존 전략을 들여다봤다. ㈜컴윈은 전기·전자 폐기물을 재활용하며, 취약 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한다. 2002년 지자체(안산·시흥)에서 진행했던 자활근로사업단이 모태다. ‘공병’이나 ‘파지’를 줍는 일로 시작했지만, 이내 폐전자제품 쪽으로 눈을 돌렸다. 권운혁 ㈜컴윈 대표는 “일자리 만드는 기업이라 기존의 다른 일자리를 침범하지 않으려 했는데, 프린터나 복사기는 재활용 효율이 떨어져 손대지 않더라”고 했다. 때마침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제조업체들이 일정량을 적정하게 재활용했다는 실적을 보고하는 제도)가 2004년 도입되면서 시장성도 생겼다. 이 분야의 전문성과 기자재를 갖추는 데만 2년여가 걸렸다. 현재 ㈜컴윈은 삼성, 한국휴렛팩커드(HP) 등 대기업은 물론, 한국정보화진흥원, 국가정보원 등 공공 기관과도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직원 28명(취약 계층 17명)이 달성하는 매출은 연간 20여억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