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공헌
[Cover story] 여행 통한 꿈과 희망… ‘행복의 의미’ 되돌아보는 기회로

하나투어 ‘아주 특별한 허니문’ 세부 무료 신혼여행 30쌍 참가 어머니 병간호로 식 못올린 부부 세 번째 암수술 앞둔 아내 위해… 새벽 한 시, 비행기가 가볍게 세부공항의 활주로에 내려앉았다. 착륙과 동시에 다섯 시간의 비행으로 인한 피로는 어느새 사라졌다. 사람들은 더운 바람이 불어오는 활주로에 서서 남국의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늘 가득 별이 빛나고 있었다. 신혼여행이다. 하지만 갓 식을 올린 부부들만 온 것은 아니었다. 하얗게 머리가 센 노(老)부부, 장애를 안고 있는 남편의 손을 붙잡은 아내, 한국보다는 필리핀의 공기가 더 익숙한 신부의 팔짱을 낀 남편들이 입국 심사장으로 향했다.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 본 사람도 있었다. 입국카드를 쓰는 것부터가 하나의 모험처럼 여겨지는 사람들, 이들 모두가 신혼여행을 왔다. 하나투어의 사회공헌사업인 ‘아주 특별한 허니문’의 풍경이다. 하나투어는 지난 4월 28일부터 5월1일까지 여러 가지 사정들로 신혼여행을 가지 못한 부부 서른 쌍을 필리핀 세부로의 여행에 전액 무료로 초대했다. 결혼식도 올리기 전에 뇌졸중으로 쓰러진 어머니의 병간호를 하며 나아지지 않는 살림살이 속에서도 애틋한 인연을 지켜온 부부도 있었고, 중매를 통해 몇 번의 국제통화와 두 번의 만남만으로 혼인신고를 하곤 한국에서 20년이 넘게 살고 있는 부부도 있었다. “혼자 살던 집이라 좁고 살림도 별로 없는데, 필요한 것만 같이 장만하자”면서 앞장서서 걸어가는 남편을 따라갔더니 무허가 단칸집 문을 열고 들어가더라며 결혼 첫날밤을 기억하는 부부도 있었다. 그 속에서도 유독 눈에 들어오는 커플이 있었다. 이들은 섬 낚시 때도, 일급 호텔의 아침 식사에서도,

“피자 먹고 5000원 기부… 생활 속에서 나눔 실천해요”

Love at Food ¹/₄ 나눔 캠페인 ‘비아 디 나폴리’ 등 음식점에서’기부카드’로 피자 무료로 먹고 전 세계 아이들 위해 기부도 하고 봄기운이 완연했던 지난 1일 점심시간. 광화문 거리에는 직장인이 한가득 쏟아져 나왔다. 며칠 새 포근해진 날씨 덕분에 다들 옷차림은 가벼워지고 발걸음은 느긋해져 있었다. 몇몇 직장인을 따라 LG광화문빌딩 지하에 자리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비아 디 나폴리(Via di Napoli)’에 들어갔다. 이 날은 비아 디 나폴리가 4월 한 달 동안 펼치는 ‘Love at Food ¹/₄ 나눔 캠페인’의 첫 날이었다. 이벤트 기간에 ‘기부카드’를 들고 비아 디 나폴리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은 ‘나폴리탄 마르게리타 피자’를 원래 가격의 4분의 1인 5000원에 먹을 수 있다. 고객이 낸 5000원은 국제어린이양육기구 한국 컴패션에 기부되어 전 세계 가난한 아이들을 돕기 위한 세계 식량기금으로 쓰인다. 기부카드는 ‘토니로마스’, ‘비아 디 나폴리’, ‘매드 포 갈릭’ 등이 속한 외식전문기업 ‘썬앳푸드’의 삼성동과 광화문에 있는 전 매장에서 받을 수 있다. 홀 한쪽에는 일곱 명의 여성들이 즐겁게 웃으며 점심식사를 하고 있었다. 근처 회사의 같은 부서에서 일하는 직장동료인 이들은 비아 디 나폴리를 지나가다 이벤트 소식을 보고 들어왔다. 도심에서는 5000원으로 국밥 한 그릇 먹기도 힘든데, 이 돈으로 피자를 먹을 수 있다는 말에 모든 사람들이 흔쾌히 이곳을 점심식사 장소로 정했다. 대학에 다닐 때부터 고아원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봉사활동을 하는 등 예전부터 기부와 나눔 활동에 관심이 많았던 김민희(26)씨는 ‘Love at Food ¹/₄ 나눔 캠페인’과 같이

“시각장애 어린이들에게 새로운 세상 들려줘요”

스탠다드차타드 오디오북 제작 “사내 오디션이 열리는 날이었어요. 대기실에 앉아 있었는데 입사 면접을 볼 때처럼 떨리더라고요.” 떨리는 마음을 다잡고 스탠다드차타드금융지주 이경실 대리는 ‘오페라의 유령’을 읽었다. 낭독하는 내내 이야기의 느낌을 충분히 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낭독 후에는 심사위원들의 심사평을 주의 깊게 들었다. “꼭 하고 싶었거든요. 어린이들이 제 목소리로 녹음된 이야기를 들으며 어떤 상상을 할까, 그 어린이들이 새롭게 떠올리는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를 생각하며 최선을 다했습니다.” 입사 이래 가장 많은 땀을 흘렸다며 웃는 이경실 대리를 사로잡은 것은 회사의 사회공헌사업이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지난해 12월부터 독서문화의 사각지대에 있는 국내 시각장애 어린이들을 위해 책을 제작했다. 이경실 대리가 참여한 것은 녹음도서라고 불리는 ‘오디오북’ 제작이다. 크리스마스 캐럴, 헬렌 켈러,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오즈의 마법사 등 어린이들이라면 한 번쯤 읽거나 애니메이션으로 봤던 세계명작 20권이 오디오북과 점자 책으로 탄생했다. 이번에 제작된 오디오북 500부와 점자 책 100부에는 여러 사람의 땀이 들어갔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금융지주는 녹음도서 및 점자 책 제작비용을 지원했고, 임직원 55명은 오디오북 제작을 위한 낭독봉사로, 45명은 점자 책 제작을 위한 입력 봉사로 참여했다. 그리고 사단법인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미디어접근센터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오디션 진행, 녹음시설 제공 등 제작과정을 지원했다. 이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책들은 지난 9일 출판기념회를 거쳐 시각장애특수학교 및 도서관에 전달됐다. 이경실 대리는 “오디션 이후 지난 3개월간 매번 녹음에 참여하면서 신기할 정도로 단 한 번도 지치거나 피곤하다는 기분이 들지 않았다”며 그 비결로 “100여명의 동료와 함께 마음을 모아

“나의 상처 드러내니 아이들과 소통 더 쉬워졌죠”

휴넷에 재능기부하는 정린 대표 “스무 살까지만 살 거라고 말하는 아이에게 눈을 맞추고 ‘6년씩이나 더 살려고? 진짜 죽으려고 해본 적은 있니?’라고 되물어요. 그러면 아이가 좀 누그러져서 제 말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하죠” 지난 11일 서울시 구로구에 있는 휴넷 사무실에서 만난 정린커뮤니케이션 정린(44) 대표는 눈을 동그랗게 뜬 채로 웃으면서 말했다. 정린 대표는 직장인 경영교육 전문업체인 휴넷에서 주니어성공스쿨 강의를 맡고 있다. 지금 진행 중인 강의는 휴넷 근처에 있는 ‘파랑새 지역아동센터’에 다니는 저소득층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다. 휴넷이 사회공헌 사업으로 매출액의 3%만큼 소외계층에게 강의를 기부하는 ‘오렌지 프로젝트’를 하는데, 정린 대표는 이 프로젝트에 동참해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정린 대표는 “아이들의 본심은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것이기 때문에, 내가 아이들 편에 서 있다는 것을 느끼면 아이들이 스스로 변한다”며 “강의가 끝나면 모든 아이들이 나와 포옹을 하고 가는 것이 원칙인데 내가 우리 아이들에게 관심이 있고 사랑한다는 것을 느끼고 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정린 대표가 아이들에게 잘 공감할 수 있는 것은 어렸을 적 받았던 상처들 덕분이다. 한국전쟁에 참전해 고문관 역할을 했던 정린 대표의 아버지는 어렸을 적부터 어머니와 세 오빠를 때렸다. 아버지가 받은 전쟁의 상처를 가족 모두가 떠안은 셈이다. 어린 정린 대표가 할 수 있는 일은 이불을 뒤집어쓰고 울면서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교회에 가서 아버지를 얼른 데려가 달라고 기도하는 일밖에 없었다. 이러한 경험들은 상처받은 아이들과 공감대를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정린 대표는

이정근 사람인 대표 “얼마 전 흑자전환 이뤘지만 사회공헌은 당연히 할 일”

후원자 모집 ‘배너 광고’수천만원 기부하는 셈 작년 1월 최악의 참사라 불린 아이티 지진이 일어났을 때, 채용정보 사이트 ‘사람인’의 홈페이지에는 기업의 구인광고 대신 아이티 어린이를 돕자는 배너가 내걸렸다. 당장 먹고 살 길이 막막한 구직자들이 찾는 사이트에서 ‘남을 돕자’는 호소가 효과가 있을까 싶었지만 반응은 뜨거웠다. 이처럼 사람인 홈페이지에 걸린 후원, 기부 참여 배너를 통해 2005년부터 지금까지 600명이 넘는 사람이 국제국호개발 NGO 굿네이버스의 정기후원자(월 1만원)로 등록했다. 사람인의 일주일 배너 광고비용이 300만원이 넘는 것을 생각하면 배너 후원을 통해서 ‘정기후원자 연결’ 외에도 수천만원을 기부한 셈이다. 얼마 전에야 흑자 전환을 이룬 중소기업이 사회공헌 사업에 뜻을 둔 데는 ‘공익성’을 염두에 두고 일을 해야 한다는 대표와 직원들의 생각 덕분이었다. 이정근(49·사진) 대표는 “한 회사가 굴러가기 위해서는 국가가 만들어놓은 도로나 전기 등 기본 환경을 이용하지 않느냐”라며 “회사를 운영하며 국가와 사회의 어려운 구성원들을 위해 기여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사람인이 사회공헌 활동에 열심인 것은 업종의 특성 때문이기도 하다. 2005년 직원 20명으로 시작된 채용정보 사이트가 300여명의 중소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역설적으로 해가 갈수록 심해지는 ‘청년 실업’ 때문이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대졸 실업자가 35만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고졸 실업자 수도 40만명이 넘는다. 사람인 직원들도 이 점을 잘 알고 있기에 보통 중소기업이라면 잘 하지 않는 사회공헌 활동을 최대한 많이 하려고 했다. 2005년 법인 설립 당시부터 배너 후원을 시작으로 사내 모금활동을 통해 ‘아름다운

“소외계층 아이들, 꿈꿀 기회는 소외되지 않아야…”

직업체험 테마파크 ‘키자니아’… 국내외 소외계층 아동들 초청 다양한 직업 체험 기회 제공… 일반 참가자들에겐 ‘기부 교육’ “GS SHOP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오늘 여러분은 고객에게 상품을 알리고 판매하는 일을 하실 거예요.” 홈쇼핑회사의 스튜디오를 그대로 재현해놓은 공간에 들어서자 가슴에 ‘MD(상품기획자)’라고 적힌 명찰을 단 직원이 반갑게 인사했다. 어리둥절해하는 것도 잠시 아이들에게 쇼핑호스트, 시연 모델, PD 등 각자의 역할이 떨어졌다. 아이들은 오늘 일일 홈쇼핑회사 직원이 되어 직업 체험을 하기로 했다. 드디어 방송 개시. 아이들이 각자의 역할에 맞는 유니폼을 차려입고 자리에 섰다. PD를 맡은 윤동욱(가명)군이 “레디, 큐” 사인을 외치자 쇼핑호스트를 맡은 아이 둘이 오늘의 상품인 입체 동화책을 소개했다. 카메라가 비출 때마다 시연 모델이 된 아이 둘은 책장을 넘기는 시늉을 하느라 바빴다. 엄마들은 유리창 너머로 환하게 웃으며 이 모습을 관찰했다. “너무너무 수고하셨어요.” 직업 체험을 마치고 스튜디오를 빠져나가는 아이들 한명 한명에게 직원들이 미소와 함께 가상 화폐를 건넸다. 30분 정도의 직업 체험이지만 내가 일한 만큼의 대가를 받는 것이었다. 가상 화폐를 손에 쥔 아이들의 얼굴에 뿌듯한 표정이 번졌다. 지난 1월 28일 서울 송파구 잠실에 있는 어린이 직업체험 테마파크 ‘키자니아(Kidzania)’에서는 겨울방학을 맞은 다문화 가정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무료 초청 행사가 열렸다. 이날 키자니아에 초대받은 것은 송파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 아동 24명과 학부모 10명. “다문화 가정은 주로 소외계층이라 학부모들도 아이들 교육보다 경제적인 상황에 신경을 쓰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학부모와 아이들이 함께하는 이런 무료 체험

‘소비자 감동’ 강조… ‘진정성’에 집중한다

2011 기업 사회공헌 트렌드 2011년 새해가 밝았다. ‘착하게 살자’는 새해 결심은 개인만 하는 게 아니다. 기업들도 올 한해 더 ‘착한 기업이 되자’는 새해 결심을 한다. 이번 호 취재를 하며 만난 기업들은 지난 한 해 사회공헌을 평가하고 올 한해 사회공헌 계획을 짜느라 분주했다. 2011년 기업 사회공헌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까.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국내 기업 사회공헌 트렌드를 주도하는 기업 9곳에 올 한해 자사 사회공헌의 방향을 물었다. 편집자 주 국내 대표 사회공헌 기업들은 먼저 “올해도 우리 회사만의 사회공헌 테마를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은 모두 자기 색깔이 분명한 사회공헌 테마를 갖고 있다.〈표 참고〉 이들 기업이 올해 운영할 사회공헌 프로그램은 대부분 3~5년씩 기간을 두고 진행하는 것들이다. ‘최소 3년 이상의 운영기간을 가져야 사회공헌의 성과를 측정하고 판단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화의 그룹 공통자원봉사 프로그램인 ‘Happy Tomorrow’는 3년 단위로 새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행해서 평가하는 것이 특징이다. 올해는 2009년부터 진행된 저소득층 아동 예술교육 프로그램인 ‘한화예술더하기’를 마무리하고 숙명여대 교수진을 통해 해당 프로그램의 효과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국내 대표 사회공헌 기업들은 이처럼 뚜렷한 사회공헌 테마를 잡고 지속적인 사회공헌을 전개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교보생명이 지원하는 ‘국내 사회적 기업 1호’ 다솜이재단이 좋은 예다. 교보생명은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사회적 기업’에 일찌감치 관심을 가지고 2003년에 이미 다솜이재단의 모태가 된 교보다솜이 간병봉사단을 발족한 바 있다. 교보생명의 홍상식 사회공헌팀장은 “사회공헌 테마를 정할 때 다른 기업들이 안 한 이슈를

[2010 사회공헌 결산] ⑥ LG U+_ ‘두드림 U+’ 캠프

장애인 가정 청소년들에게 ‘요술통장’ 선물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을 다시 일어서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LG U+의 이상철(62·사진) 부회장은 “꿈과 사랑, 이 두 가지가 사람을 강하게 만듭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지난 22일 천안 지식경제부 공무원 교육원에서 열린 ‘두드림 U+’캠프에 참여한 장애인 가정의 청소년 100명과 LG U+ 임직원 100명의 멘토가 숨을 죽이며 이 부회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여러분들 동생 있어요? 동생이 있으면 동생을 사랑해보세요. 그러면 동생을 아끼고 보살피기 위해 강해지는 여러분을 느낄 겁니다.” 이 부회장은 말을 이었다. “여러분의 삶은 하얀 도화지와 같은 것입니다. 거기에 꿈을 갖고 인생을 그려 나가세요. 오늘 여러분들의 멘토가 되겠다고 모인 형과 누나, 언니, 오빠에게 여러분의 꿈이 무엇인지 말해보세요. 오늘 여기에서 여러분들이 자신과 하는 약속이 여러분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어요.” 강의가 끝나자 즉석에서 질의 응답이 이어졌다. CEO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질문하는 학생도 있었고 자신의 꿈을 친구들이 얕잡아본다고 고민을 토로하는 학생도 있었다. 장애 가정의 청소년이라고 하면 어두운 고민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편견과는 달리, 질문을 하는 학생들은 모두 ‘꿈’과 ‘극복’에 대해 질문했다. LG U+는 한국 장애인 재활협회의 두드림펀드와 함께 ‘두드림 U+’사업을 하고 있다. ‘두드림 U+’는 장애가정 청소년이 꾸준하게 적금을 들 경우 LG U+의 임직원이 1:1로 매칭을 해주고, 다시 회사가 매칭을 해주는 프로젝트다. 장애가정 청소년이 한 달에 2만원을 저금할 경우 임직원이 추가 2만원을, LG U+가 4만원을 매칭해 8만원을 저금하는 효과가 생긴다. 이

[2010 사회공헌 결산] ⑤ STX_ 다문화어린이도서관 ‘모두’

엄마나라 동화책 읽는 도서관, 우리 마을 자랑이에요 지난 21일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에 있는 다문화어린이도서관 ‘모두’의 회의실. 10여 명의 엄마들이 담소를 나누며 웃음꽃을 피우고 있었다. “미유키 언니는 아기 때문에 못 오고, 토야 씨는 1월이 출산예정일인데 벌써 오늘내일 한대요.” “우리 내년에는 인형극만 하지 말고 놀러도 가요. 호호호.” 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몽골·베트남·일본 등 7개국에서 온 결혼이주여성들과 여기에 가세한 한국인 여성들이었다. 이들은 ‘함께 떠나는 엄마나라 동화여행’이라는 모임을 만들어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고 있다. 처음에는 ‘엄마 나라의 언어로 된 동화를 아이들에게 읽어주고 싶다’라는 작은 소망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동화책을 읽어줄수록 아이들이 좀 더 쉽게 엄마 나라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각 나라의 동화로 만든 ‘인형극’ 공연이다. 지난해에는 공연을 20여회 했고, 올해는 도서관·학교·다문화축제 등에 초청받아 한 달에 3번 이상 공연을 하고 있다. 2008년 9월 우리나라 최초로 설립된 다문화어린이도서관 ‘모두’는 국제결혼가정 자녀와 지역사회 어린이들을 위한 도서관과 공부방 역할을 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도서관이 생긴 지 만 2년이 지나면서는 기존에 목표로 했던 역할뿐만 아니라, ‘결혼이주여성들의 네트워킹과 지역사회 참여 유도’라는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2000년에 결혼해 두 아들을 두고 있다는 일본인 가요 스키모토(37)씨는 “일본 엄마들 모임에 가면 다들 비슷한 주제로 이야기를 하지만 이곳에는 여러 나라 엄마들이 모여 있어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게 좋다”라고 말했다. 모임에 한국인 엄마들이 합세하면서 결혼이주여성들만 있을 때는 몰랐던 한국문화나

[2010 사회공헌 결산] ④ SKT_ 북한이탈주민 휴대폰 교육

사용법에서 에티켓까지… 3600명에 ‘소통 교육’ 북한이탈주민 최미혜(가명·36)씨가 지난 4월 초 남한 땅을 밟은 뒤 가장 신기했던 것 중의 하나는 휴대폰이었다. 북한 국경 근처에는 휴대폰을 쓰는 사람들이 더러 있었고, 북한을 떠나오는 길에 중국 등 다른 국가에서 휴대폰을 사용해봤다는 북한이탈주민들도 만났다. 하지만 최씨가 직접 휴대폰을 손에 쥐어본 것은 한국에 온 후였다.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고 가족들이랑 돌려보며 좋아했지요. 어찌나 신기하던지….” 최씨는 북한이탈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사회에 나온 지 석 달 만에 휴대폰이 한국사회에서 ‘필수품’이라는 걸 알았다. “사람 한번 만나려고 해도 시간을 정하고 목적지까지 가는데 계속 휴대폰을 써야 했다”고 말했다. 최씨에게 휴대폰 사용법을 알려준 것은 SK텔레콤 임직원들이었다. SK텔레콤 임직원들은 북한이탈주민의 정착과 교육을 돕는 경기 서북부 하나센터에서 자원봉사를 하던 중에 최씨를 만났고, 그가 묻지 않은 것까지 친절하게 알려줬다. 최씨는 “내가 터치폰을 골라서 요금이 많이 나오는데 봉사자 분이 저렴한 요금제를 추천해주고 기초수급자에게 할인혜택이 있다는 사실도 알려줘서 큰 도움이 됐다”며 고마워했다. 북한이탈주민 휴대폰 교육에 참여한 SK텔레콤 이성환(29) 매니저는 “북한이탈주민들은 커뮤니티를 만들지 않고 뿔뿔이 흩어져 살기 때문에 휴대폰 활용도가 높아 휴대폰 활용교육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선을 넘어오신 분들이라 그런지 쉬는 시간이 되면 줄을 서서 경쟁적으로 질문하시는데 그럴 때 큰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정보통신기술(ICT: 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을 활용한 사회공헌 활동에 중점을 두고있는 SK텔레콤은 2008년부터 3년간 3600여명의 북한이탈주민에게 휴대폰 활용교육을 해왔다. 북한이탈주민들에게 필요한 내용을 담은

[2010 사회공헌 결산] ③ BC카드_ 사랑,해 빨간밥차

영양만점·사랑만점… 11대의 밥차, 79만명에 한 끼 제공 용산노인종합복지관의 식당은 아침마다 북적거린다. 점심때 복지관을 찾아오는 어르신들에게 제공할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서다. 복지관의 홍태임(31) 팀장은 “용산 지역에만 홀로 사시는 어르신들이 4000여명”이라며 “복지관 식사가 없으면 끼니를 거르실 우려도 크다”고 말했다. 어르신들을 위한 식사 준비로 바쁜 와중에 홍 팀장 얼굴이 갑자기 환해졌다. 밥차가 도착한 것이다. “저희 복지관이 지역 내 동쪽에 치우쳐 있어서 서쪽에 계신 어르신들이 식사하러 오시기가 힘들었어요. 하지만 밥차가 생겨서 복지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계시는 노인분들에게도 식사를 제공할 수 있어요.” 홍 팀장과 봉사자 다섯명은 복지관 식당에서 미리 준비하고 다듬은 재료들을 가지고 밥차에 올랐다. “조리는 어르신들이 모여 계신 공원에서 바로 합니다. 따끈따끈하고 맛있는 식사를 현장에서 제공할 수 있는 거죠.” 이렇게 용산노인종합복지관이 밥차를 운영할 수 있었던 것은 2006년부터다. BC카드가 ‘사랑,해 빨간밥차’를 기증했기 때문이다. 빨간밥차는 5t 트럭에 가스레인지, 대형 솥 등을 넣어서 어느 곳에서건 취사와 급식지원이 가능하도록 개조한 차량이다. “이 트럭이 움직이면 한 번에 600명 정도의 급식이 가능합니다.” BC카드 박상진(45) 부장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현재 서울·광주·여수·부산·대구·인천·울산 등에서 가동 중인 빨간밥차는 총 11대. 이 빨간밥차를 통해 일주일에 30회의 급식이 이루어지고 있고 1회에 4100명이 식사를 제공받고 있다. “2005년부터 지금까지 빨간밥차 11대를 보급하는 동안 급식 지원을 받은 분들이 79만명 정도 됩니다.” 지방의 중소도시 인구 전체에 식사를 제공한 셈이다. 급식 지원을 받은 이들의 수도 적지 않은데, 박 부장은 빨간밥차의 진짜 효과는

[2010 사회공헌 결산] ② 한전_ 지역아동센터 자매결연 활동

3900여명의 산타들, 소외 어린이의 꿈을 밝히다 대전시 대덕구 법동에 있는 법동지역아동센터에는 지난 21일 산타가 다녀갔다. 산타는 지역아동센터 아이들과 함께 캐럴을 부르고 게임을 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간식도 한상 가득 차려냈다. 크리스마스 파티가 끝나갈 무렵에는 산타가 준비해온 선물이 전달됐다. 포장지에 아이들의 이름이 하나하나 적힌, 아이들이 평소 갖고 싶어 하던 선물이었다. 아이들의 얼굴에 환한 웃음이 번졌다. 산타는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 전력연구원 직원들이었다. 법동지역아동센터와 일대일 자매결연을 맺은 한전 직원들은 아이들에게 줄 선물을 직접 고르려고 전날 겨울 추위 속에서 서너 시간을 돌아다녔다. “아이들이 너무 좋아했어요. 사실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은 크리스마스만 되면 상대적인 빈곤감을 느끼거든요. 반 친구들은 모두 거창한 선물을 받는데 자기는 선물을 받지 못하니까요. 외부에서 성탄절 축하파티를 해준 건 처음인데 너무 좋네요.” 크리스마스 파티가 열린 날 밤 김미란 법동지역아동센터 원장은 잔뜩 들뜬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한전 전력연구원과 법동지역아동센터가 인연을 맺은 지는 만 4년이 되었다. 한전 봉사자들은 한 달에 두 번 센터를 방문해 학습 지도를 해주고 있다. 주로 초등학교 4~5학년 아이들과 함께 수학 학습지를 푼다. 2년 반 째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는 송향순 한전 전력연구원 경영지원팀 대리는 “초등학교 수학이 의외로 어렵다며 따로 교재를 구입해 예습하는 직원이 있을 정도로 다들 열심이다”고 전했다. 아이들을 위해 책상, 의자, 사물함 같은 시설을 교체해주고 문화 체험비용, 간식비용 등을 지원하기도 한다. 김미란 원장이 한전 봉사자들에게 가장 감사하는 부분은 지난 4년 동안 아이들의 멘토가 되어 가족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