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광촌 아이들이 문화 전도사로… “한국 보여주고 왔어요”

하이원 리조트 ‘하이틴 원정대’ 런던에 있는 현대미술관 테이트모던 앞 광장. 강원도 태백 장성여자고등학교에 다니는 이서빈(18)양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친구들과 그곳에 섰다. 수많은 외국인 앞에서 원더걸스의 ‘노바디’, 카라의 ‘프리티걸’ 등에 맞춰 춤을 추기 위해서였다. “저희가 공연을 시작하자 주변에 있던 외국인들이 ‘쟤네 뭐야?’라는 반응을 보였어요. 하지만 이내 손뼉을 치며 호응해줘서 재미있었어요.” 이 공연은 한국의 대중문화를 알리기 위해서 이양과 친구 11명이 함께 준비했다. 이서빈양이 런던에서 길거리 공연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강원도 폐광지역 발전을 위해 정부와 강원도가 주도해 만든 ‘하이원리조트’의 사회공헌 사업 덕분이다. 삼척·태백·정선·영월 등 폐광지역 청소년을 위한 글로벌 체험연수인 ‘하이틴 원정대’는 올해로 6년째를 맞았다. 매년 다른 주제를 가지고 실시하는이 행사의 올해 주제는 ‘문화-예술 산업의 관광산업으로의 연계’였다. ‘미술’, ‘공연’, ‘패션’, ‘도시디자인’, ‘박물관’이라는 소주제로 나눠 고등학교 1·2학년생을 대상으로 팀당 12명씩 총 60명을 선발했다. 10월 30일부터 11월 6일까지 총 7박8일 동안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된 현지 연수는 5개 팀 주제에 맞는 런던과 파리의 명소를 돌아보고 현지에 나가 있는 한국 전문가를 만나는 것으로 구성됐다. ‘하이틴 원정대’의 가장 큰 특징은 ‘단순 관광’에 그치는 해외연수가 아닌 철저한 사전준비를 바탕으로 한 ‘현지 답사’를 시킨다는 점이다. 공연팀에 속했던 이서빈 양은 유럽으로 떠나기 전 한달 동안 연수 준비를 했다. “주중에는 우리나라와 영국·프랑스의 공연 등을 조사하고 주말에 팀원끼리 만나 공부한 것에 대해서 이야기했어요.” 춘천과 서울로 현장학습도 다녀왔다. 춘천국제연극제에 가서는 예술감독과 인터뷰를 하고,

“진리와 봉사·실력과 인성 동시에 융합할 수 있는 인재 키울 것”

숭실대 사회공헌_ 김대근 총장 인터뷰 인도에 리빙워터스쿨 개교… 저소득층에 무료 교육 제공 대학 내 사회봉사 과목 운영… 200여 곳 복지기관서 봉사활동 진행 ‘너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 1913년, 아시아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타고르(1861~1941)는 1929년에 쓴 ‘동방의 등불’이라는 시에서 일제 식민 지하의 한국을 이렇게 노래했다. 그로부터 80년이 흐른 지금 한국은 동방뿐만 아니라 세계의 어려운 이웃을 향해 밝은 빛을 비추는 나라가 되고 있다. 타고르는 우리에게 시성(詩聖)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타고르가 문학 못지않게 교육에 열정을 쏟았다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숭실대 김대근(63·사진) 총장의 얼굴에 웃음이 피어났다. 타고르는 불혹의 나이가 된 1901년에 캘커타 서쪽의 샨티니케탄(평화의 마을)에 학교를 설립했다.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고 있는 당대의 현실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인도 국민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농민의 계몽이라고 생각했던 것이죠.” 이 학교와 마을은 여러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타고르의 교육 철학이 반영된 교육도시로 성장했고, 인도 독립 후에는 유치원부터 국립대학(비스바바라티대학)을 모두 아우르는 인도 교육의 중심지가 되었다. 샨티니케탄은 이제 국제적으로 유명한 인재들의 요람이다. 1998년 아시아인 최초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하고 불평등과 빈곤에 대한 연구로 ‘경제학의 테레사 수녀’라고 불리는 아마르티아 센(77)도 이곳에서 배출됐다. 인간과 자유와 평화를 교육하는 샨티니케탄, 이곳에 한국의 대학이 세운 학교가 있다. 숭실대는 올 7월에 샨티니케탄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으로 알려진 하누당가의 1500평 대지 위에 교실 4개와 다목적 실험실 2개, 중강당, 운동장과 놀이시설을 구비한 ‘숭실리빙워터스쿨’을 개교했다. 인도의 사립학교들도 부러워할 만한 수준의 시설을 갖춘

“모바일 상담 등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공헌에 힘쓸 것”

SK텔레콤 남영찬 부사장 인터뷰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로 사회공헌을 하는 것과, 자신에게 도움이 될 것 같은 일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우리나라의 많은 기업이 기업의 업무와 연계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행하지만, 실제 성과가 잘 나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SK텔레콤은 자신들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비즈니스의 ‘본질’인 IT 기술을 활용해 사회에 기여하는 프로그램을 고민하고 실천한다는 점에서 칭찬할 만하다. 특히 최근 온라인을 통한 기업 사회공헌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SK텔레콤의 모바일 사회공헌 프로그램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SK텔레콤의 CSR 활동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남영찬(52·사진) 부사장은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방법으로 사회에 도움이 되고 나눔 문화 확산에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편집자 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모바일 상담이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지난 한 해 문자 상담이 10만건을 넘었습니다. 가출한 청소년이 전문 상담사와의 문자 대화를 통해 집으로 돌아가 정상적인 삶을 다시 산 경우도 있습니다. 가출한 청소년들은 처음 하루 이틀이 중요한데, 우리나라는 아직 이들을 위한 안전망이 없습니다. 저희가 하는 사회공헌 활동이 사회안전망으로서의 역할을 한다는 데 자부심을 느낍니다.”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만든 이유는 무엇입니까? “예전보다 사회 문제가 훨씬 복잡해졌습니다. 단순히 돈을 주거나 물품을 주는 것만으로는 문제 해결이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기업 사회공헌 역시 전략적이고 효율적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사회가 필요로 하고,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기업 나눔활동, 세계로 뻗고 업무와 잇는 것이 ‘대세’

더나은미래팀 단독조사 30대 기업 사회공헌 어떻게 진행되나?해외 법인·봉사단 파견 통한 ‘글로벌 사회공헌’ 가장 두각‘금융사=일자리 창출’ 같은 ‘업무형 전략적 활동’ 늘어다문화 등 ‘이슈 사업’도 증가 최근 개인의 기부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식에 대한 발언들이 국제적인 이슈다. 특히 우리나라는 G20을 앞두고 국격에 걸맞은 수준의 사회 책임 의식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더나은미래팀은 2010년 하반기를 맞이하는 기업들의 사회공헌을 조망해 보았다. 그 결과 ‘글로벌’ ‘전략성’ ‘이슈 추적’ 세 가지 사회공헌 키워드를 추출했다. 본 조사는 지난 10일부터 18일까지 전화 인터뷰를 통한 자료 수집과 (주)CS 컨설팅&미디어팀의 자문에 의해 이루어졌다. 대상이 된 기업은 매출액 상위 30대 기업들〈표 참조〉로 이 중 삼성중공업을 제외한 모든 기업이 인터뷰에 응했다. 편집자 주 2010년 한국 30대 기업들의 사회공헌을 표현할 수 있는 단어는 단연 ‘글로벌 사회공헌’이었다. 인터뷰에 응한 29개 기업 중 절반 남짓한 13개 기업이 해외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었다. 숫자로만 보면 17개 기업이 펼치고 있는 ‘전략적 사회공헌’이 더 우세했으나 정성적인 측면에서 보았을 때 기업들이 새로운 도전 과제로 꼽고 있는 것은 글로벌 사회공헌이었다. 글로벌 사회공헌의 주무대는 이미 익숙한 인도,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들은 물론이고, 최근 월드컵을 통해 본격적인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아프리카, 그리고 자원의 보고(寶庫)인 남미까지 확대됐다. 글로벌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는 기업들은 개별 지역의 상황과 기업의 비전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었다.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해외 사업장과 법인을 통해 해당

“사회적 기업 운영 논리는경제가 아닌 복지입니다”

‘사회공헌 베테랑’ 황정은씨 정부는 사회적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지난 2007년 법을 만들었다. 사회적 기업의 체계를 세우고 방향을 잡는 데 일자리 창출을 제일 우선시하는 경영학적 시각이 다분했다. 이후 발간된 몇 편의 사회적 기업 관련 논문도 그런 흐름을 반영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얼마 전 ‘사회적 기업을 다룰 때 사회복지학적 시각이 중요하다’는 요지의 논문 한 편이 발표됐다. 기업 사회공헌 담당자들 중에서 맏언니 역할을 했던 황정은(47·사진)씨의 박사학위 논문이다. 황씨는 삼성그룹의 사회공헌을 담당하는 삼성사회봉사단이 창단된 1995년부터 자리를 지킨 기업 사회공헌의 베테랑이다. 그녀가 15년을 일하며 쌓은 기업 사회공헌에 대한 경험은 자연스레 사회적 기업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과거 기업 사회공헌은 사회적 약자에게 생필품이나 옷 같은 것을 주는 자선 활동이 전부였지만 지금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계속해서 살아갈 수 있는 생활의 바탕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사회 취약 계층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사회적 기업은 앞으로도 큰 역할을 할 겁니다.” 그녀는 대기업의 사회공헌 역시 이런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논문은 사회적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 어떤 조건들이 필요한가를 보기 위해 썼습니다. 특히 사회적 기업의 대표자가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을 때 근로자가 직무에 만족하고, 더 나아가 사회적 기업이 성공할 수 있는지를 밝히는 것이 목표였다고 할 수 있지요.” 이번 논문에서는 사회적 기업의 대표가 사회복지학적 인식을 가지고 있을 때, 근로자의 직무 만족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황정은씨는

집 짓기 13년·무담보 대출 11년 “시작하면 10년은 기본이죠”

한국씨티은행 사회공헌 13년간 700여명 참여… 총 19채 지어 외환위기 때도 지속적 지원 2006년부터 청소년 금융교실도 열어 19일 아침 9시. 강원도 인제군으로 달리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한국씨티은행 하영구 행장(한국씨티금융지주 회장)과 임직원 43명이 참여하는 ‘씨티 가족 희망의 집짓기’에 동행하기 위해서였다. 하영구 행장은 “휴가를 반납한 것이 아니라, 휴가를 자원봉사로 보람차게 보내는 사람들”이라며 웃었다. 2박3일로 진행된 이 집짓기 봉사는 지난 2005년 입사한 직원 중에서 신청을 받아 이뤄졌다. 2005년은 씨티은행과 한미은행이 합병한 후, 처음으로 공채 직원을 뽑은 해이다. 하 행장은 버스 안에서 “두 회사가 한 몸이 된 후 처음 뽑은 직원들이 여러분이라 오늘 자원봉사가 더욱 뜻깊다”며 “열심히 일하고 땀 흘리며 어려운 이웃을 위한 집 짓기를 해보자”고 말했다. 직원들의 박수와 환호성이 버스 안을 울렸다. 2시간여 만에 도착한 인제군 북면 원통리에는 한국해비타트 이창식 회장과 김영미 사무국장이 한국씨티은행 직원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창식 회장은 “한국씨티은행은 한국해비타트의 가장 오래된 기업 파트너”라며 “글로벌 외환위기 때도 지원을 끊지 않고 13년째 물심양면 노력하고 있는 회사”라고 칭찬했다. 한국씨티은행은 13년째 700여명의 직원이 자원봉사에 참여, 광양·삼척·대구·군산·태백·춘천·대전 등에서 총 19세대의 ‘희망의 집’을 지었다. 이날 한국씨티은행은 노력봉사는 물론이고, 한국해비타트에 11만6000달러(약 1억4000만원)의 후원금을 전달했다. 집 짓기는 한국해비타트의 ‘홈파트너’팀장의 설명에 따라 진행됐다. ‘홈파트너’는 해비타트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자기 집을 갖게 된 사람을 뜻한다. 이들은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받고, 다시 자신의 재능을 나누어 다른 사람의 집 짓기에 참여한다. 집 짓기 ‘달인’인 홈파트너 팀장의

글로벌 CSR, 이 세가지 기억해주세요

1. 기업 내 비전 공유 2. 사회문제 고민 3. 눈높이 맞춘 나눔 최근 기업의 사회공헌과 관련된 키워드를 꼽으라면, 단연 ‘글로벌’과 ‘다문화’입니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기아자동차그룹 등 한국 기업이 전세계에 지사를 두고 큰 영향력을 펼치게 되면서, 국내는 물론이고 현지에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야 할 상황에 놓인 것입니다. 내부적으로는 국제결혼과 이주 노동자 등의 급증으로, ‘다문화’에 대한 인식 개선과 제도적 뒷받침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새로 결혼하는 사람 9쌍 중 1쌍이 국제결혼이니, 앞으로 10년 이내에 우리나라는 큰 변화를 맞게 될 전망입니다. 이 때문에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전략과 실행을 하는 담당 부서에서는 큰 숙제를 안고 있습니다. 이런 고민을 하시는 분이라면, 아래 3가지를 꼭 기억해 주셨으면 합니다. 첫째, CSR 전략을 짜는 데 있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내부 조직의 비전 공유와 합의 과정이라는 것입니다. 세계표준화기구가 올 하반기 발표할 사회적 책임지수는 환경, 노동, 지배구조, 사회공헌 등 총 7개 영역에 걸쳐 무려 200개가 넘는 항목의 가이드 라인을 담을 예정입니다. 현실적으로 이 모든 지침을 단기간에 조직 내에서 이행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CSR이 사회공헌팀 혹은 전략기획팀 등 담당 부서만의 몫이 아니라 CEO부터 사원까지 모든 임직원이 참여해서 합의하고 수행해야 할 경영의 우선순위임을 인식시키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CEO의 의지입니다. 둘째, 사회 변화를 항상 읽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전략적 사회공헌 혹은 CSR 트렌드라는 말을 불편해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의

“기부금 공제 악용 많아 체계적 통계분석 필요”

기업의 활동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짐에 따라 기업에 대한 새로운 사회적 요구가 발생하고 있다. 기업의 윤리경영·노동·환경 등의 사회적 책임 및 사회적 공헌 활동에 대한 시민단체·국제기구·정부의 감시 및 견제 기능이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에 대한 국제적 표준화가 추진되고 있어 많은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기업의 핵심전략으로 인식하게 됐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0년대 이후 사회공헌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국내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 규모가 급격히 증가했다. 전경련은 우리나라 기업이 평균 매출액의 0.2%를 사회공헌에 쓰는 것으로 추산한다. 또한 NGO나 지역사회에 기부금을 주던 형태가 점차 직접 운영 프로그램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기부금과 직접 운영 프로그램의 지출 비중은 2002년 80% 대 20%에서 2008년 53% 대 47%로 바뀌었다. 이처럼 사회공헌 기금이 늘고 직접 운영 프로그램이 증가하면, 기존의 기부금 공제 방식에도 변화가 생겨야 한다. 현재 기업의 사회공헌 지출은 기부금으로 분류되어 특례기부금의 경우 50%, 지정기부금의 경우 5%를 한도로 소득공제가 허용되고 있다. 기업의 순수기부금 지출 규모가 소득공제 한도를 초과하는 경우, 직접 운영 프로그램 지출비용이 순수 사회공헌 사업이라 하더라도 기부금 이외의 항목으로 처리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반면 홍보 및 마케팅에 가까운 지출임에도 5% 안에 해당되어 기부금 처리를 하는 경우도 있다. 일부 기업의 경우는 공식 기부금의 절반 가까이가 사내 임직원의 복리 후생에 쓰인다. 이와 같은 제도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기업 사회공헌 활동에 대한 좀더

경쟁사 없는 1등 시장 누리면서 사회공헌은 ‘꼴찌’

도시가스산업, 매출액 대비 기부금 평균 0.058% 지역 한 곳당 공급사 한 곳 ‘독점적’ 기부액은 고작 국내평균의 25% 수준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하다. ‘글로벌’ 환경은, 기업들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경쟁하며 살아남도록 부추긴다. 똑똑해진 소비자를 만족시키기도 갈수록 어렵다. ‘가치’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은 가격과 품질을 넘어서 원산지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까지도 꼼꼼히 따진다. 또 이렇게 알아낸 사실을 인터넷을 통해 적극적으로 퍼뜨린다. 하지만 이런 치열한 경쟁에서 한 발짝 물러나 있는 기업들도 있다. 전기·수도·통신 등 독과점 지위를 누리는 산업 내 기업들이다. 도시가스산업도 이런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 산업 중 하나이다. 도시가스산업은 천연가스를 채굴하거나 수입해서 들여오는 도매 부분과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소매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도매 부분은 한국가스공사가 독점한다. 한국가스공사는 정부와 한전, 지자체가 대주주인 회사이다. 소매 부분은 32개 일반도시가스 사업자들에게 권역별로 분배되어 지역 독점을 누리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서울은 대한도시가스·예스코 등 5개 도시가스회사로, 경기와 인천은 6개 회사로, 그 외 지역은 1~2개 도시가스회사로 공급권역이 분할되어 있다. 사업자 간 공급권역이 중복되는 것을 금지하고 있어, 한 권역에서는 한 도시가스회사가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 셈이다.〈그래픽 참조〉 공정거래위원회 박대규 과장은 “지역독점 구조에서는 소비자가 회사를 선택할 수도 없고, 가격 결정권도 시장이 아닌 사기업에 있다”며 “지역 내에서 도시가스회사가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하는 불공정거래 행위가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정부는 도시가스사업법에 따라, 이들 기업의 이익률이 3% 내외를 유지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하지만 32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이 규제를

전공 살려 스승과 제자가 함께 만들어가는 사랑의 하모니

수원대 사회 공헌활동 학생자원봉사단·아동복지학과 주축… 수원대·화성시… 최소한 활동비 지원 학기 말에 교수·실무자가 평가·조언해 ‘스승의 그림자조차 밟지 말라’는 말이 있다. 예로부터 스승에 대한 존경의 의미로 쓰여온 이 말이 스승과 제자의 나눔에 대한 열정 앞에서는 그야말로 옛말이 되어버렸다. 스승과 제자가 선의의 나눔 경쟁을 벌이는 곳, 수원대의 이야기다. 수원대는 2005년부터 매년 정통 클래식을 접하기 힘든 화성 시민들을 위해 학교의 문을 개방하고 음악회를 개최해왔다. 무료로 열린 이 음악회엔 수원대의 자랑거리가 모두 동원된다. 올해 5월엔 국내 정상급 연출가인 오영인 교수가 연출가로 참여하고, 수원대학교 음악대학장 주영목 교수가 총감독으로 참여한 오페라를 무대에 올렸다. 특히 총 4회차로 진행된 공연 중 마지막 회엔 수원대학에 재직 중인 음대교수들이 직접 출연해 함께 공연에 참여하는 후학들이나 공연을 지켜보는 화성 시민을 위해 재능을 나눴다. 밤하늘의 별만큼 쟁쟁한 출연진들이 선 무대는 수원대가 자랑하는 벨칸토 아트센터로, 국내 최초로 대학 내에 건설된 1000석 규모의 오페라 하우스다. 무대에 올라온 작품은 120년 전인 1890년 5월 로마에서 초연된 마스카니의 오페라 ‘카벨라리아 투스티카나’로 우리에겐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영화 ‘대부3(1990)’에 삽입됐던 것으로 유명하다. 수원대학교 차원의 사회 공헌이라고도 볼 수 있는 이 사업은 대학의 구성원이 자신의 전공을 살려 지역사회를 위해 펼치는 사회 공헌의 좋은 사례다. 학교 차원의 이러한 사회 공헌은 학생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원대의 학생자원봉사단 ‘더함(더불어 함께)’은 아동복지학과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2007년에 결성했다. 개인적이고 산발적이던 자원봉사활동을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해보자는

사회공헌이 만든 ‘변화의 이야기’에 주목하라

기업 사회공헌 관계자들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일까? 기업마다 처한 상황에 따라 답은 다르겠지만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가장 큰 고민은 ‘우리 기업의 철학과 가치를 담고 있으면서도 차별화된 사회공헌 테마는 무엇인가’일 것이다. 특히 2004년을 기점으로 불기 시작한 사회공헌의 전략화 움직임은 많은 기업들에 기업 가치 향상에 기여하는 사회공헌 테마 개발에 대한 부담을 안겨주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그로부터 6년이 지난 2010년의 상황은 어떠할까? 각 기업에서 발행한 사회공헌백서, 홈페이지, 보도자료 등을 통해 국내 대표적인 사회공헌 기업 100개의 대표 프로그램을 조사해 봤다. 그 결과 기업 간에 큰 차별성이 없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다. 조사대상 기업의 70% 이상이 일반적인 소외계층 전반을 아우르는 유사한 사회복지 프로그램을 대표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정하고 역량을 투입하고 있었다. 사회복지 프로그램 내에서도 기업들은 아동을 대상으로 한 지원을 선호하고 있었으며, 지원방식 또한 임직원들의 자원봉사활동이 대부분이었다. 문화예술, 환경보호 프로그램을 대표로 내세우는 기업은 11개에 불과했다. 어느 건설사의 어린이 안전 캠페인, IT기업의 IT교육 봉사단 운영, 제약 회사의 장애아동을 위한 무장애 놀이터 건립 등 기업의 비즈니스 특성과 철학을 반영한 눈에 띄는 전략적 사회공헌 사례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한편으로는 단지 ‘차별화’만을 내세워 현장의 변화를 끌어내지 못하는 전시성 사회공헌 프로그램이 꽤 있었던 것도 아쉬운 점이다. 이렇게 한정적인 사회공헌의 분야와 방법론으로는 기업마다의 전략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사회공헌의 성과를 높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수많은 기업의 사회공헌 프로그램 속에서 이해관계자들이 기억하는 것은, 누가 무엇을 했느냐가 아니라 그

도움 받은이가 또 도와… 감동 스토리가 ‘선순환’ 만들어

삼성카드의 사회공헌 활동 기자는 간단한 실험을 해봤다. 오며 가며 만나는 기자들에게 “1887년 3월 3일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나요?”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 반응을 기다렸다. 평소에 호기심 많다고 소문난 사람들이지만 대부분 ‘리플’을 달지 않았다. 무관심하게 지나가려는 기자들에게 다시 질문을 던졌다. “헬렌 켈러와 앤 설리번이 처음으로 만난 날이 언제인지 아세요?” 무관심하게 지나가던 사람들이 발길을 돌렸다. 우리는 ‘1887년 3월 3일’에 대해서는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하지만 ‘헬렌 켈러와 앤 설리번이 만난 날’엔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1887년 3월 3일은 헬렌 켈러의 영혼의 생일로 우리에게 기억된다. 스토리(story)가 숫자에 영혼을 입힌다. 삼성카드는 사회공헌 사업의 일환으로 모 방송사의 퀴즈 프로그램을 후원하고 있다. 청소년들의 도전 정신을 고취하고 국제적 소양을 갖춘 차세대 리더를 육성하자는 취지에서였다. 취지에 맞게 그 지원 내용도 퀴즈프로그램에서 우승한 학생에게 대학 등록금과 해외 배낭여행 연수비를 제공하는 것으로 정립했다. 이렇게 해서 지금까지 77명이 대학등록금과 배낭여행 연수비를 받았고, 305명이 장학금을 받았다. 하지만 여기까지는 숫자에 불과했다. 퀴즈프로그램에 대한 지원이 ‘청소년들의 도전 정신을 고취하고 차세대 리더를 육성하자’는 본 취지에 얼마나 부합하는지에 대해서는 선뜻 자신 있게 답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삼성카드의 사회공헌사업에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이 시작되면서 변화가 일어났다. 출발은 퀴즈프로그램에 출연했던 학생들이 모임을 갖게 되면서부터다. 같은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인연인데 얼굴이나 보자며 시작했던 모임이 어느 순간, 자원봉사를 벌이고 있었다. 처음에는 삼성카드에서 저소득층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계절 캠프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던 것이, 지금은 매주 금요일 5명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