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덕으로 사는 우리… 나눔은 꼭 갚아야 할 의무”

손봉호 나눔국민운동본부 대표 “동물들은 나누지 않습니다. 대신 축적도 하지 않죠. 그때그때 먹고 배부르면 버립니다. 그럼 다른 동물들이 먹죠. 그런데 인간은 화폐라는 걸 만들어내면서 축적을 하게 되었어요. 무한히 소유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인간에게 나눔이란 이런 소유에 대한 반작용이나 대안 혹은 보충으로 존재하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나눈다는 것은 인간의 특권이고, 높은 가치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러니 나눔도 자기 수양이나 교육을 통해서 얻어지는 것이죠.” 지난 18일 만난 나눔국민운동본부의 손봉호 대표는 목소리에 힘을 주지 않았다. 때때로 웃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철학, 윤리학, 종교를 공부하고 한국 철학회 회장, 동덕여대 총장, 세종문화회관 이사장, 서울문화포럼 대표 등의 이력을 지나온 사람이라고 보이지 않을 정도로 평범하다. 마치 그가 타고 다니는 차량인 프라이드를 닮았다. 그러나 손 대표는 원로로서 목소리를 내야 하는 순간에 ‘자기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다. 최근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를 해체해야 한다고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었다. “모든 종교가 동의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인간의 가치가 돈, 명예, 권력욕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랑과 자비에 있다는 겁니다. 이걸 잃어버리면 종교가 아닙니다.” 손 대표에게 나눔이란 이런 신앙정신의 연장선에 있다. “신앙인으로서 내 이상은 사랑의 실천이고 가장 좋은 사랑은 가장 고통받는 사람의 고통을 줄여주는 것입니다. 과거엔 사람들의 고통과 행복이 자연에 의해 결정되었지만 현대에서는 다른 사람들이 고통과 행복을 만들어냅니다. 사람이 사람을 아프게 하니까 덜 아프게 해야 하는 것도 사람이지요. 이것을 윤리의 문제로 볼 수도 있고, 좀 더 적극적으로

착한카드 연예인 기부 릴레이 인기… 이벤트 참여자 더 늘었다

착한카드와 함께하는 ‘2차 착한 여름 캠페인’이 이달 1일 시작됐다. ‘연예인 기부 릴레이’ 형식으로 진행 중인 이번 캠페인에는 아이유, 윤상현, 백지영, 유진, 윤세아, 제국의아이들, 애프터스쿨 RED, 애프터스쿨 BLUE, 써니힐, 지아, 손담비, 서인영, 박정아, 쥬얼리, 나인뮤지스, 정재욱, 배다해, 신국악단 소리아 등이 참여하고 있다. 캠페인 기간 동안 착한카드를 발급받고 착한캠페인 페이스북(facebook.com /goodcampaign)에 댓글을 단 사람은 스타가 기부한 선물을 받을 수 있다. 연예인별 기부 물품은 각 10개씩이며, 댓글은 선착순으로 마감된다. 현재 아이유, 윤상현, 백지영, 유진, 윤세아의 기부 물품 신청은 모두 완료된 상태다. 남은 기간에는 애프터스쿨 RED와 애프터스쿨 BLUE의 싸인 앨범, 서인영과 박정아의 의류 및 도서 등으로 릴레이 이벤트가 이어질 계획이다. 이번 캠페인은 다수 인기 연예인의 참여로 시작 전부터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캠페인 첫 순서였던 가수 아이유 이벤트는 시작 여섯 시간 만에 댓글이 마감되는 등 참여자 간 경쟁이 치열했다. 직접 이벤트를 신청할 수 없는 해외 팬들은 트위터, 페이스북을 통해 윤상현의 기부 릴레이를 홍보하며 착한 여름 캠페인과 뜻을 함께하기도 했다. 참여 연예인들 역시 적극적으로 캠페인 알리기에 나섰다. 탤런트 윤세아와 가수 백지영은 개인 트위터 계정을 통해 팔로어들에게 연예인 기부 릴레이 동참을 권했다. (주)스타제국 소속 연예인 박정아, 서인영, 쥬얼리, 제국의아이들, 나인뮤지스 등은 캠페인의 좋은 취지에 공감해 전원 애장품을 기부해줬다. 8월 한 달간 진행할 예정이었던 2차 착한 여름 캠페인은 다음 달 중순까지 연장될 예정이다. 참여를 원하는 사람들과 연예인, 기업

기업·예술이 뭉쳤다 기부·공연 함께한 나눔 현장

가업승계기업협의회·퓨전국악그룹 ‘아나야’ 서울노인복지센터에 어르신 3000명 모시고 식사·공연 함께 나눠 더 흥겨웠던 시간 지난달 22일 오전 11시 10분, 서울노인복지센터의 식당 문이 열리자 미리 줄을 서 있던 어르신들이 천천히 식탁에 자리를 잡고 앉기 시작했다. 대기하고 있던 봉사자들의 얼굴엔 땀이 맺혔다. 봉사자를 대표해 가업승계기업협의회의 회장인 동양종합식품주식회사 강상훈 사장이 위생 모자를 쓰고 앞치마를 두른 채 인사를 했다. 가업승계기업협의회는 중소기업의 경영후계자와 2세 경영인들이 모여 성공적인 기업 경영을 도모하는 모임이다. “학교에서 공부하고 회사에서 일만 배우다가 이제 나눔과 실천을 하면서 사회를 배우고 싶습니다. 저희 봉사활동 시간에 부족함이 있고 저희가 일이 서툴러 불편함을 끼칠 수도 있지만 많이 배울 수 있도록 격려해주십시오.” 이곳 서울노인복지센터를 찾는 어르신은 하루에 3000명, 그중 2000명이 이 식당에서 식사를 한다. 봉사자들은 식판에 밥과 반찬, 국물을 담아 자리에 앉아 계신 어르신들에게 배달해 드리는 역할을 맡았다. 전체 2000명이 식사를 하는데 그중에는 거동이 불편해서 직접 식판을 식탁까지 배달해 드려야 하는 분들도 있다. 이 어르신들이 식사를 마치면 그다음 차례가 거동이 가능한 어른신들의 배식이다. 국물이 흐를세라 조심조심 발걸음을 옮기는 봉사자들의 마음과는 달리 어르신들 중 몇은 밥이 일찍 오지 않는다고 성화다. 지하의 식당에서 이렇게 식사가 진행되는 동안 3층의 대강당에선 공연준비가 한창이다. 퓨전국악그룹 ‘아나야’는 이날 서울노인복지센터의 어르신들을 위해 무료 공연을 준비했다. 아침 일찍 도착해 공연 연습을 했던 민소윤 대표 역시 긴장을 감추지 않았다. 2005년에 결성된 이래 적지 않은 공연을 했지만 이번 공연에선

[사회공헌 특집] [GS그룹] 회장님도 계열사도 우린 나눔 마니아

허창수 회장 250억원 규모 주식 기부 GS칼텍스 여수문화예술공원 조성 GS리테일 재난재해 구호 펼쳐 2006년 3만5800주, 2007년 8만6310주, 2008년 2만8660주, 2009년 3만2470주, 2010년 4만9020주 그리고 올해 3만1500주까지 6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총 250억원 규모에 달하는 개인 보유의 GS건설 주식을 기부한 사람이 있다. 바로 허창수 GS그룹 회장이다. 허 회장은 지난 2006년 소외층의 자립 기반 조성 지원을 목적으로 사재를 출연해 남촌재단을 설립했다. 그 후 매년 추가 출연을 해 왔으며, 향후 남촌재단의 규모가 500억원 이상이 될 때까지 계속해서 기부할 예정이라고 한다. 개인 재산을 지속적으로 기부하는 점 등을 인정받아 허 회장은 지난 2008년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Forbes)’로부터 ‘아시아 이타주의자 48인’에 선정된 바 있다. GS그룹측에 따르면 “책임감을 갖고 정도(正道)를 걸어감으로써 사회로부터 자랑스러운 기업을 만들자”는 게 허 회장의 평소 신념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GS그룹은 각 계열사별 특성을 살려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석유 에너지의 30% 이상을 공급하고, 생산제품의 50% 이상을 수출하고 있는 GS칼텍스는 ‘에너지로 나누는 아름다운 세상’이라는 슬로건 아래 사회공헌 사업을 펼치고 있다. 전문적이고 적극적인 활동을 위해 2005년 사회공헌 전담부서를 발족시켰고, 2006년 8월에는 GS칼텍스재단을 설립했다. GS칼텍스재단은 2006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100억원을 출연해 총 1000억원 규모의 공익사업을 시행한다는 계획에 따라 해당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더불어 GS칼텍스는 자사의 생산기지가 자리잡고 있는 전남 여수 지역의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총 1000억원 규모의 여수문화예술공원 ‘예울마루’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09년 기공식을

가까운 친구 세 명 돕기부터 시작해 볼까요

어린이·청소년들이 방학 동안 실천해볼 만한 5가지 나눔의 방법 하나, 가까운 복지관이나 사회복지단체를 방문해 봉사활동을 해요! 일정한 시간을 정해놓고, 규칙적으로 봉사하도록 합니다. 자신이 갖고 있는 재능을 활용하면 더욱 좋고, 간단한 활동도 괜찮습니다. 둘, 아주 적은 금액이라도 기부해 보세요! 우리 돈 100원이면 르완다 친구들에게 바나나 3송이를, 500원이면 아프리카 차드 친구들에게 슬리퍼를, 1000원이면 방글라데시 친구들에게 한 끼 식사를 선물할 수 있습니다. 셋, 주변의 친구 세 명에게 도움을 줘 보세요! 세상을 바꾸는 긍정적인 변화는 작은 데서부터 출발합니다. 바로 내 이웃, 내 친구를 돕는 일부터 시작해 보세요. 내가 도운 세 명의 친구들이 또다시 세 명씩을 돕고 그 활동이 계속해서 퍼져 나간다면 그 힘은 엄청나겠죠? 넷, 착한 상품을 구입해 봅시다. 필요한 물품이 있다면 가난한 나라의 원료 또는 제품을 정당한 대가를 주고 구입하는 공정무역 상품이나 수익금의 일부가 자동으로 기부금으로 적립되는 기부 지원 상품을 이용해 보세요. 다섯, 가족과 함께 해외의 빈곤 아동과 결연을 맺어 보세요. 하루 1000원 미만의 돈으로 살아가는 지구촌의 어려운 친구들을 위해 가족의 이름으로 1:1 결연 후원을 해봅시다. 아동의 사진과 성장보고서, 친필편지 등을 받을 수 있습니다. (굿네이버스 1대1 결연 신청 1599-0300, www.gni.kr)

난치병 어린이들의 희망 행진… “편견은 버리고 관심 주세요”

희귀난치성질환의 날 걷기대회 지난 토요일, 청계천에서 열린 ‘희귀난치성질환의 날 기념 걷기대회’에서 열여덟 살의 진성선, 진은선 쌍둥이 자매를 만났다. 청계천도 처음이고 차를 탄 것도 처음이라는 자매는 “오늘 집에 늦게 돌아가면 좋겠다”며 잔뜩 기대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청계천에 꼭 한 번 와 보고 싶었거든요. 기대 많이 하고 왔는데 비가 와서 속상해요. 그래도 모처럼 나온 건데, 이것저것 다 보고 갈래요.” ‘저녁 늦게까지 실컷 놀고 싶다’는 모습은 영락없는 10대 여학생이다. 그러나 예쁘고 고운 얼굴과 달리, 두 자매의 팔다리는 너무 가늘고 힘이 없다. 자매가 앓고 있는 병은 ‘샤르코-마리-투스병'(Charcot-Marie-Tooth disease). 인구 2500명당 1명꼴로 발생하는 대표적 희귀난치성질환 중 하나다.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운동신경과 감각신경이 손상되는 질환으로, 신경장애가 발생하고 근육이 위축되면서 점차 걷지 못하게 된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외출은커녕 일상생활도 어려워진다. 그렇지만 몸이 불편한 것, 생활이 불편한 것보다 더 힘든 것은 사람들의 시선과 편견이다. “몸이 불편한 건 차라리 괜찮은데, 사람들의 시선이 제일 힘들어요. 오늘 아침에도 몇 번을 고민했어요. 분명히 밖에 나가면 사람들이 쳐다볼 테니까요. 이런 행사를 통해 하루아침에 바뀌진 않겠지만, 조금씩 사람들의 인식과 시선이 나아지면, 따뜻해지면 좋겠어요.” 이처럼 희귀·난치성질환자의 자신감과 자존감 향상 및 시민들의 인식 개선을 위해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주최), 한국 희귀·난치성질환협회(주관) 등이 이날 행사를 마련했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의 정봉은 상무는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희귀·난치성질환에 대해 관심과 긍정적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행사 취지를 밝혔다. 시민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본사랑재단’ 설립한 본죽 대표_’죽’ 한 그릇으로 전하는 한국인의 따뜻한 ‘정’

병원·아프리카… 아프고 굶주린 사람들에게 죽 기부 가맹점 1000여 곳·협력업체도 동참 본사 본아이에프도 수익 10% 기부 연세의료원에 의료선교기금으로 올해부터 10년간 총 10억 지원 예정 “약속을 지키는 것뿐입니다.” 2009년 6월 본사랑재단을 설립한 이후 남모르게 펼쳐 오던 선행을 더욱 체계적으로 펼치고 있는 본 아이에프㈜의 김철호(48) 대표, 최복이(46) 이사장이 말하는 ‘나눔의 이유’다. 대학 졸업 후인 1989년 단돈 100만원으로 서울에 올라온 부부는 사업 초반에 고생이 많았다. “한 번은 기차 타고 대전에 있는 친척 집에 돈을 빌리러 갔어요. 자존심 때문에 정작 ‘돈’ 얘기는 꺼내지도 못하고 거실에 앉아 있는데, 부엌에서 친척들 목소리가 들리더라고요. ‘돈 빌리러 온 거 아니냐’, ‘한 번 빌려주기 시작하면 버릇 되니, 차비도 주지 마라’ 이런 얘기들이 들리는데, 너무 속상해서 그냥 뛰쳐나왔죠. 한 분이 따라 나와 차비 얼마를 쥐여 주시는데, 자존심은 상해도 그 돈이 아니면 서울로 돌아갈 방법도 없는 터라 받으면서 너무 속상했어요. 돌아오는 기차에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그렇게 울면서 최 이사장은 “앞으로 꾸는 삶이 아니라 베푸는 삶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돈을 벌게 되면 열심히 베풀며 살겠다”고 약속도 했다. 하지만 사업이 바빠지면서 그 약속은 잊혀지고 말았다. 1998년 외환위기로 당시 운영하던 사업이 부도를 맞으면서, 비로소 그 약속이 다시 생각났다. “망하기 전 1~2년간 사업이 꽤 잘 됐거든요. 그러다 갑자기 망하니까 허망하기도 하고, ‘돈이 이런 거구나, 있다가도 사라지는 것이구나’라는 생각도 들었죠. 그리고는 옛날의 약속이 생각났습니다. 예전에 베풀며 살겠다고

빨간 하트가 있는 상품을 사면 자동으로 기부까지!

베지밀·AK프라자·동양매직·비락 등 참여 그루폰 코리아·락앤락도 최근 동참해 국내의 기부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하지만 새로운 기부의 방식들이 개발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또한 큰 결심을 해야 하는 고액 기부를 키우는 것 못지않게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기부를 늘려가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지난 2년간 굿네이버스가 진행해온 착한 소비 캠페인 굿바이(GOOD_BUY)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굿바이(GOOD_BUY)는 지구촌 빈곤퇴치를 위해 기업과 소비자가 함께 만들어가는 캠페인이다. 소비자가 ‘상자 위 빨간 하트’ 모양의 굿바이 캠페인 로고가 박힌 상품을 구매하면 기업은 그 수익금의 일부를 빈곤퇴치를 위한 기금으로 적립한다. 소비자들의 입장에선 물건을 사는 것만으로 기부에 참여할 수 있고, 기업의 입장에선 판매와 동시에 사회공헌에 동참할 수 있다. 굿바이 2주년을 맞은 지금 이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은 40여개에 이른다. 사조그룹은 2009년부터 학교급식 식자재 브랜드 ‘스쿨존’ 제품의 수익금 1%를 기부하는 협약을 맺어 연간 1000만원 이상을 기부하고 있다. ‘베지밀’의 정·식품은 2009년 9월부터 베지밀에 굿바이 캠페인 로고를 삽입해 제품의 판매 수익금 중 일부를 국내 저소득 결식아동 지원에 기부해왔다. 이외에도 AK프라자, 동양매직, 비락 등이 참여해 현재까지 2억4000만원의 기금이 조성됐다. 그리고 지금도 참여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일례로 얼마 전 국내에 상륙한 소셜커머스 업체 그루폰 코리아(GROUPON KOREA)나 최근 코스피에 상장한 락앤락도 굿바이 캠페인에 동참한다. 굿바이 캠페인에 참여하는 기업들은 “제품에 로고를 삽입하고 수익금 일부를 기부하는 쉽고 간단한 방법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다”는 것을

제2공동모금회 설립 논란 본격화

4월 출범하는 ‘한국의료지원재단’ ‘정부 주도’에 대한 우려·기본적 운영비 미비 등 지적 이어져 지난 2월 25일, 보건복지부는 ‘한국의료지원재단’에 법인 설립 허가를 내줬다. 이에 따라 한국의료지원재단은 4월 12일 출범을 목표로 설립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런데 아직 설립조차 되지 않은 재단이 복지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편집자 주 한국의료지원재단의 이사장을 맡게 될 유승흠 전 연세대 교수와 복지부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의료지원재단의 설립 취지는 국가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의료복지의 사각지대 해소에 있다. 유승흠 이사장은 “한 가정에 희귀난치성 질환이나 중증의 환우, 질병으로 인해 직장생활을 하지 못하는 가장이 있는 경우 가정 전체가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당한다”며 의료복지 사각지대의 해소에 적극적인 모금활동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의료복지 사각지대의 해소라는 취지에 대해서는 일찍부터 복지계에서 공감대가 형성되어 왔다. 기존에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던 이들이 의학과 관련된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 복지서비스의 질이 낮았다는 지적도 있었고 상대적으로 다른 복지부문에 비해 의료지원 쪽이 부족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이런 취지에도 불구하고 한국의료지원재단은 제2모금회, 가칭 ‘의료구제모금회’라는 논란의 씨앗을 잉태하고 있다. 의료구제모금회 설립은 이번 정권에서 여러 차례 필요성을 언급했었고 그때마다 정치권과 복지계에서 많은 논쟁이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작년 말 제1모금회라 할 수 있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비리 사건이 터졌고 작년 11월 22일 복지부는 의료구제모금회의 설립 추진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한국의료지원재단을 의료구제모금회의 방향성 속에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의료구제모금회가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다. 하나는 ‘모금의 관치화’에 대한

주영훈·이윤미 부부의 생활 속 나눔

선물을 ‘착한카드’로 구입하면 사랑·나눔까지 선물할 수 있죠 어느덧 돌을 맞는 딸아이 아라에게 좋은 옷도 입히고 싶고 예쁜 장난감도 사주고 싶은 주영훈(42)·이윤미(30) 부부는 옷과 장난감뿐만 아니라 사랑과 나눔에 대해서도 함께 선물하고 싶어 ‘착한카드 캠페인’에 참여했다. ‘착한카드 캠페인’은 착한카드를 발급할 때 연회비와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의 5000원 매칭기부금이 기부되고, 사용할 때마다 최대 3% 적립되는 포인트가 모두 기부된다. 주씨가 먼저 입을 열었다. “사실 제 아버지가 6·25 전쟁고아였어요. 배고프고 춥고 외롭던 그때, 아마 누군가의 도움으로 저희 아버지가 컸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저는 그다지 다른 사람, 소외된 이웃, 가난 속에 고통받는 지구촌 아이들에 대해 잘 몰랐어요. 관심도 없었죠. 그저 저만 생각하고 살았습니다. 그러던 2007년, 한국컴패션을 알게 됐어요.”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외롭고 우울하던 시절에 한국컴패션을 만났다. 자신이 마주하는 문제들, 어려움들만 생각하며 힘들어하고 괴로워하던 그때, 그렇게 눈을 돌린 곳에 아이들이 있었다. “꼭 60년 전 내 아버지와 같은 그 모습이었어요. 저 혼자만 생각할 게 아니더라고요. 제가 갖지 못한 것에 대해 불평하고 억울해할 때가 아니더라고요.” 그렇게 어린이 후원을 시작했다. 기부를 시작하면서, 봉사를 시작하면서 삶도 바뀌었다. “감사가 시작되었어요. 사실 제가 그렇게 우울했던 건 기쁘지 않기 때문이고, 기쁨이 없는 건 감사가 없어서였거든요. 항상 갖지 못한 것만 바라보며 산 거죠. 그런데 가진 것 하나 없는 아이들이, 허름한 흙집에 살며 변변한 신발도 없어 새까만 맨발로 다니면서도 ‘감사’하는 것을 보고 깨달았죠. ‘내가 얼마나 감사할 것이 많은가’를요. 그렇게

수익금 30% 기부… 남 도우니 기업도 성공

소망화장품 강석창 대표 소망화장품이 이윤의 30%를 기부하는 사회공헌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서울시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소망화장품 본사에 있는 강석창(51) 대표의 방은 한쪽 벽면이 화장품 진열장으로 가득 차 있었다. 소망화장품은 ‘꽃을든남자’, 한방화장품 ‘다나한’ 등을 선보인 국산 화장품 브랜드다. 소망화장품은 2010년부터 매해 이윤의 30%를 국제구호개발 NGO 기아대책에 기부하기로 했다. 이윤을 내는 것이 목적인 기업이 왜 이윤의 30%나 기부하게 됐냐고 묻자, 강 대표는 “소망화장품을 설립할 때부터 좋은 일을 하는 것이 기업의 목적이라고 생각했다”며 “정기적으로 기부를 하려면 항상 이익을 내는 초우량 회사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기부가 오히려 기업활동을 열심히 하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라며 웃음 띤 얼굴로 답했다. 이 회사가 처음 기부를 시작한 것은 1995년. 당시에는 매출액의 1%를 기부했었다. 매년 꾸준히 이어지던 기부는 사업 확장으로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잠깐 그 흐름이 끊길 뻔했다. 2004년 저가 화장품 가게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소망화장품은 ‘뷰티크레딧’이라는 새로운 브랜드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회사의 재정이 나빠지면서 5년 정도 기부를 쉬었던 것이다. ‘다나한’이 성공을 거둔 2009년, 강 대표는 그동안 하지 못했던 5년치 기부를 한 번에 몰아서 했다. 23억7000만원이었다. 밀린 기부를 한 번에 하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약속한 것을 지켰을 뿐”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지금까지 소망화장품이 기부한 기부금은 국내외와 북한에서 빈곤 퇴치사업을 하는 데 쓰였다. 기아대책의 김성식 ‘생명지기’ 사무총장은 “내년부터는 소망화장품 기부금을 어려운 경제사정으로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무료로 진료하고 수술해주는 ‘생명지기’ 사업에

이규철 안양 성문고 교사 “성문고 3학년 8반 학생이 되면 페루의 루쓰를 후원하지요”

아이들 1000원씩 나머지는 교사가…선배 졸업하면 후배가 또 이어 나누는 법 배우고 입시에도 도움 지난 9일 졸업식, 학생들은 평생 못 잊을 선물을 받았다. 담임선생님이 전날 밤잠을 설치며 만들었다는 동영상이었다. 반장선거, 단합대회, 체육대회, 수능 D-50 파티, 수능 전날 격려 행사까지, ‘고3’으로 살아온 지난 한 해가 차례차례 화면 위로 흘러갔다. 그중에는 경기도 안양시 성문고 3학년 8반 학생들만 가진 특별한 추억도 있었다. 바로 페루에 있는 여자아이 루쓰(14)를 후원한 일이었다. 이규철(44·사진) 성문고 교사가 제자들과 함께 루쓰를 후원한 것은 이달로 만 2년째다. 반 아이들이 1000원을 내면 이 교사가 나머지를 채워 매달 페루로 보내고 있다. “매년 제가 맡는 반 아이들이 같은 아이를 후원하는 거죠. 선배들이 졸업하고 나면 후배들이 이어서 후원하는 식으로요. 졸업한 선배들이 학교에 찾아오면 다 같이 루쓰 이야기로 꽃을 피워요. 선후배가 ‘나눔’이란 한 테마로 묶이는 거죠.” 이 교사가 빙그레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그가 처음 후원을 시작한 건 재작년. 가수 션과 탤런트 정혜영 부부가 쓴 ‘오늘 더 사랑해’라는 책을 읽고 나서다. 좋은 일이니 반 학생들과 함께하고 싶어, 조심스럽게 후원 이야기를 꺼냈다. “요즘엔 매점 가서 과자 하나, 음료수 하나만 사도 1000원이니 큰돈은 아니었지요. 그래도 학생들이 제 호주머니를 털어 후원하는 거니까 망설여졌어요.” 이 교사의 걱정은 기우였다. 아이들은 뜨거운 호응을 보냈다. 그는 반 아이들과 상의해서 제3세계 국가에 사는 여자아이를 후원하기로 했다. 학생들 가운데 매달 돈을 걷을 ‘나눔 도우미’도 정했다.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