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비영리 공익재단인 아름다운재단이 고민에 빠졌다. 지난 2013년부터 진행해온 ‘열여덟 어른’ 캠페인 때문이다. 열여덟 어른은 만 18세가 되면 시설을 나와 혼자 살아야 하는 보육원 출신 청년들의 어려운 현실을 알리고 이들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하지만 이 캠페인이 여러 언론 매체에 보도되고 사회적으로 관심을 받게 되면서 똑같은 캠페인명을 내걸고 모금하는 단체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현재 ‘열여덟 어른’이라는 이름으로 모금 캠페인을 진행하는 단체는 대략 5곳. 아름다운재단 관계자는 “보호 종료 아동 문제가 관심을 받는 건 반가운 일이지만, 재단에서 공들여 만든 캠페인 이름을 상의 없이 가져다 쓰는 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성공한 모금명이나 기획 아이디어를 ‘벤치마킹’하는 건 비영리 업계에서는 흔한 일이다. 5년 차 비영리단체 활동가 A씨는 “비영리가 대체로 영세하니 서로 참고하며 돕는 게 미덕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10년 차 활동가 B씨도 “모금 캠페인은 특정 사회문제에 대해 알리는 ‘옹호’ 측면도 있기 때문에 비슷한 사업이 늘어나는 건 좋은 일이라고 본다”고 했다. 문제는 다른 단체의 모델을 참고하는 수준이 아니라 완전히 베끼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황신애 한국모금가협회 상임이사는 “모금 전략이나 슬로건은 단체의 철학과 현장 사업 역량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면서 “남의 기획을 베껴서라도 모금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단체들은 대체로 사업 내용보다 모금을 더 중요하게 여기거나 사업을 수행할 역량도 부족하다”고 했다. 다른 단체들의 성공한 캠페인만 골라 모금 활동을 하는 단체까지 생기면서 활동가들 사이에선 불만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보호 종료 아동 지원, 생리대 지원 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