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DFest 참관기 (상)] 커뮤니티를 창조하는 이들을 위한 글로벌 동창회

TEDFest 참관기 (상)   TEDFest를 아는가. 올해 처음 시도된 TEDFest는 전세계 60여개국에서 500여명의 참가자가 함께 한 TED의 연관행사다. 지난 4월말 뉴욕에 모인 이 참가자들은 일반인들이 아니다. TED 본사로부터 각 나라와 지역, 학교에 TED행사를 열수 있는 라이센스를 부여받은 이들이다. 국내에서도 TEDxMyeongdong(명동)을 시작으로 TEDxSeoul(서울), TEDxYouth@Hanam(청소년하남), TEDxItaewon(이태원) 등이 열렸는데, 전세계 2만666개의 TEDx행사 중 국내에만 지금까지 535개의 이벤트가 있었다. TED본사는 전 세계에서 늘어나고 있는 TEDx 행사를 직접 꾸려가고 있는 혁신가들을 초청해, 서로의 사례를 공유하고 네트워킹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 2013년부터 TEDxCheongjuED(청주에듀)를 총괄기획 운영을 맡아온 ‘더나은미래’ 박윤아 청년기자는 지난 4월말 이번 행사에 초청받아, 현장을 돌아봤다. 커뮤니티를 창조하는 이들이 모인 ‘글로벌 동창회’ 현장을 2번에 걸쳐 르뽀한다./ 편집자   #1. 올해의 TED 키워드는 ‘인간’   ‘미래의 당신(The Future You).’ TEDFest가 열리는 같은 기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TED2017의 핵심 어젠다였다. 첫날 무대에 선 세계적인 종교석학 조너선 색스는 “종교와 신념을 믿었던 사람들이 오늘날 가장 숭배하는 종교는 바로 자기 자신(Selfie)이다”라고 말했다. “자신을 숭배하는 것은 우정, 신뢰, 충성, 사랑을 필요로 하는 우리의 사회적 본성과 당연히 충돌됩니다. 우리가 ‘I(나 자신)’으로 가득차서 ‘We(우리)’가 충분하지 않으면, 연약하고 두려워하고 외로운 우리 스스로를 발견하게 됩니다.” 조너선은 ‘나’만 존재하는 삶의 형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단순한 제안을 한다. 조너선 색스는 영국의 저명한 유대교로 오늘날의 극단주의 시대에 차이의 관용을 호소한 ‘차이의 존중’(말글빛냄) 이라는 책으로 유명하다. 세계은행 총재 김용은 “개도국에

다일공동체 밥퍼 1000만 그릇 돌파기념, 오병이어 행사를 가다

‘밥’으로 이웃에 나눔 실천해온 다일공동체   지난 2일 오전 10시, 서울 청량리 밥퍼나눔운동본부의 공터에는 노숙인, 노인을 비롯한 1000여 명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이른 아침부터 이들이 모인 까닭은 다일공동체의 ‘밥퍼나눔’ 1000만그릇 돌파를 기념하기 위해서다. ‘오병이어’라고 이름 붙여진 이 행사는, 떡 5개와 물고기 2마리로 5000명을 먹인 성경 속 나눔의 기적을 되새기는 뜻에서 열렸다. 김성렬 행정자치부 차관, 김종욱 서울시 정무부시장, 유덕열 동대문구청장, 전 월드비전 회장 박종삼 목사 등도 참석했다.     ◇다시 일어나는 이웃들, 그 곁엔 다일공동체   “여러분, 이종순 할머니 별명이 뭔지 아시죠?” 무대 위에서 마이크를 든 최일도(61) 다일공동체 이사장이 참석자들을 향해 물었다. 이어서 그가 말했다. “항상 웃는 얼굴이라 ‘스마일 할머니’라고 불리죠. 그런데 스마일 할머니에겐 고통이 많았습니다. 호적신고가 돼 있지 않아 대한민국 국민인데 어떤 권리도 누리지 못하셨습니다. 그런 할머니가 다가올 대통령 선거에서 투표할 수 있게 됐습니다. 밥퍼 가족들이 힘쓴 결과입니다.” 마이크를 건네받은 이종순(76) 할머니는 수줍게 한 마디를 꺼냈다. “사랑합니다.” 다일공동체를 찾는 노숙인과 노인들은 단순히 밥만 먹는 게 아니었다. 그들은 나눔의 사랑이 담긴 밥을 통해 다시 일어날 힘을 얻은 것이었다. 이차술(62) 할아버지도 그 중 한 분이다. 이 할아버지는 청량리에서 17년간 노숙생활을 했다. 그는 “어린 시절 아버지는 감옥에, 어머니는 생활고에 못 이겨 집을 나갔다”며 “12살 어린 나이에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해 농약을 마시고 자살시도를 했고 성인이 돼서도 술을 마시며 방탕한 생활을 이어갔다”며 지난날을 고백했다. 이

인생 2막, 사회적 경제에서 펼치는 시니어들

We are SEniors(위아시니어스) 시니어 인턴   은퇴를 앞둔 시니어들에게 전하는 강승환(가명·62)씨의 조언이다. 금융기관에서 일하던 강씨는 은퇴 후 한 회생기업에서 일했으나 갑작스레 회사가 파산하는 바람에 일자리를 잃었다. 예고 없이 찾아온 인생 2막에 그는 막막하기만 했다. 어디서 어떤 정보를 찾아야 다시 일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그는 시니어앤파트너즈에 취직해 자신이 겪었던 어려움을 똑같이 느끼는 은퇴 시니어들에게 재취업 상담을 해주고 있다. 그에게 일자리를 연결해 준 것은 사회적기업 중간지원 기관인 신나는 조합의 ‘We are SEniors’(이하 위아시니어스) 프로그램이다. 위아시니어스는 은퇴한 시니어들이 사회적경제 분야로 취업 또는 창업할 수 있도록 ‘시니어 사회적경제 기업 전문가 아카데미’ 교육과 컨설팅을 지원한다. 은퇴한 시니어들은 자신의 전문능력을 활용할 수 있고, 사회적기업의 입장에선 전문 인력 구인난을 해소할 수 있다.   ◇마음속에 ‘사회적 경제’를 품은 시니어들   시니어를 위한 수많은 창업교육 프로그램들이 범람하지만, 위아시니어스는 사회적 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 등 사회적경제로 유입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색다르다. 신청자 중 선발을 거친 20여명은 3개월간 ‘시니어 사회적경제 전문가 아카데미’ 교육을 받는다. 수강생 중 한 명인 이강훈(63)씨는 교육을 받으며 사회적경제에 뛰어들어야겠다는 확신을 가졌다. 32년간 대우전자에서 근무한 그는 해외영업부서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영업과 마케팅 분야로 활동할 생각이다. 이씨는 “사회에 공헌하고 개인적 보람까지 느낄 수 있어 나한테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는 10년 뒤 사회적 경제 분야의 전문가가 돼 있는 자신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또

1000만달러 기부왕 된 회장님… “난 행복한 사람”

“‘을지로 최신원’으로 익명 기부할 때가 더 나았지. 얼굴을 드러내고 하니까 부담이 돼요. 그래도 어쩌겠어요? 이미 내 머리에는 봉사와 기부가 임팩트 있게 콕 박혀버렸는걸.” 최신원(65) SK네트웍스 회장은 이달 초 한국 기부사(史)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세계공동모금회(이하 UWW)가 처음 설립한 초고액 기부 클럽인 ‘1000만달러 라운드 테이블’ 회원이 된 것이다. 지금까지 최 회장이 한국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한 금액은 37억원이 넘는다. 앞으로 10년 동안 70억여 원을 추가 기부하기로 약정했다. 회삿돈을 활용한 기부금이 아니다. 오롯이 개인 돈이다. 이 멤버는 현재 전 세계에서 32명뿐이다. 마이클 헤이드 UWW 전(前) 리더십위원장 부부(3조 규모의 미 부동산 개발 회사 ‘웨스턴 내셔널그룹’ CEO), 존 렉라이터 UWW 이사회장(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 회장),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 부부가 설립한 재단) 등이다. 이런 과감한 결정을 내린 이유는 무엇일까.   “마음이 행복하잖아. 우리 인간이 살아생전에 좋은 일을 얼마나 하고 간다고 생각해요? 전 세계 고액 기부자들과 만나면서 많이 보고 배웠어요. 남을 생각하는 자세가 몸에 배어있더군요. 이번에 제가 상을 받았는데, 일본인과 중국인 등 여기저기서 함께 사진을 찍자고 난리였어요. 제가 배웠듯, 다른 사람들이 저를 보고 배우지 않을까요?” ◇한국 ‘아너 소사이어티’, 중국과 멕시코로 확산   최 회장은 지난 9~12일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유나이티드웨이 커뮤니티 리더스 콘퍼런스에서 ‘글로벌 필란트로피 어워드’를 받았다. “Shinwon Choi”라는 이름이 불리자, 뚜벅뚜벅 단상에 오른 그는 감격스러운 목소리로 수상 소감을 밝혔다.  32명의 1000만달러 라운드테이블 멤버 가운데, 최신원 회장만 유일하게

[국제기구 인턴 도전기 1부-현지 적응편]②태국 UNESCAP(유엔 아시아 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 인턴 생활기

1부-현지 적응편    태국 UNESCAP(UN 아시아 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 인턴기       2016년 11월 말, 초조함을 안고 인턴 지원 결과를 기다리던 내게 방콕 ‘유엔에스캅(United Nations ESCAPUNESCAP)’에서 합격 소식이 날아들었다. ‘유엔에스캅(UNESCAP)’은 연구 및 분석을 통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 정책 개발과 지역협력을 돕는 UN기구다. 이미 몇 차례 국제기구 인턴 지원의 고배를 마신 뒤라, 간절한 만큼 기쁨은 그 이상이었다. 사실 합격을 크게 기대하진 못했다. 스카이프(Skype)로 진행된 면접을 긴장 속에서 치른 터였다. ‘새천년개발목표(MDGs)’,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등 글로벌 이슈부터 국내 공적개발원조(ODA)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주제로 물어보는 면접 내내 진땀이 났다. 합격 통보를 받고 나자, 국제기구의 꿈을 품고 노력해왔던 하루하루가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플루트 전공생, 국제개발협력 꿈을 품다    나는 플루트를 전공했다. 교직 이수까지 하고, 졸업 후 플루트를 연주하고 가르치며 살았다. 그 후 조금씩 돈을 모아 몇 차례 배낭여행을 떠났고, 우연히 뉴욕에 있는 유엔(UN)본부 투어를 가게 됐다. 단순히 둘러보기만 했는데도 적지 않은 금액을 투어비로 지불해야했다. 그때 ‘다음에는 이런 입장료를 내지 않고 저 직원들처럼 자유롭게 드나들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이 들었는데, 그때의 황당하고 단순한 동기가 이렇게 현실이 될 줄이야. 그땐 정말 몰랐다. 배낭여행을 하면서 개도국의 발전을 돕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국제개발협력을 제대로 공부하고 싶다는 마음에 경희대 평화복지대학원을 진학, 국제 평화학을 공부했고 국제기구 인턴으로까지 그 끈을 이어오게 됐다.  내가 인턴으로 일하게된 곳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는 유엔에스캅(UNESCAP). 그 안에서도 환경개발국(Environment and

29년간 1000만 그릇 밥 나눈 최일도 목사, “밥이 답이고 밥이 평화”

청년은 몰랐다. 모두가 ‘그’를 외면할 것이라고는. 청량리 역 앞에 쓰러져 있던 노숙인은 하루 종일 같은 자리에 누워 있었다. 청년 또한 그를 못 본 척 춘천행 기차를 탔다. 그러나 늦은 저녁 청량리 역에 돌아온 청년은, 역에 그대로 쓰러져 있는 노숙인을 보고 인생 최대의 ‘참회’를 했다. 그는 노숙인에게 라면을 끓여 주기 시작하며 가난하고 어려운 이들의 아낌없는 나무가 되리라 마음먹었다. 그로부터 29년 후, 이제 청년은 ‘밥 주는 목사’, ‘노숙인들의 목사’로 유명한 최일도(60) 다일공동체 밥퍼나눔운동본부(이하 밥퍼) 대표가 됐다. 머리는 히끗, 주름살은 늘어났지만 밥퍼에 대한 열정만큼은 청년 최일도 못지않다. 1988년 11월 최일도 목사가 시작한 밥퍼가 올해로 29년째를 맞았다. 머물 곳도, 돌봐줄 가족도 없이 한 끼의 식사가 절실한 이들에게 최 목사와 다일공동체가 건넨 밥 한 공기는 어느새 1000만 그릇을 넘어섰다. 29년간 그가 걸어온 ‘밥퍼’의 길 처음과 중반 그리고 그 끝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지난 12일 다일천사병원에서 최일도 목사를 만났다.   ◇“신앙과 삶은 따로 떨어져 있는 게 아니었더라”   최일도 목사의 첫 밥퍼 장소는 청량리 역이었다. 시작은 곤로로 끓인 양은냄비 라면. 역 주변에 있는 노숙인들은 그가 대접한 라면 한그릇을 뚝딱 비워냈다. 그러던 어느 날 노숙인 몇 명에게 끼니를 제공하는 것에 만족했던 그는 한 노숙인의 한마디에 큰 깨달음을 얻는다. 당시 신학대학원을 마치고 독일 유학을 준비했던 그는 이런 일은 공무원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여겼다. “청량리역 한쪽 구석에서 라면을 끓여주고 있는데,

“마중물 지원 넘어 변화를 만드는 지원으로” 서울시NPO지원센터 2기 개막

서울시NPO지원센터 3주년 성과토론회를 가다   1576개 단체. 지난 3년간 ‘서울시NPO지원센터’(이하 센터) 협업공간을 거쳐간 곳들이다. 6만6000명. 서울시NPO지원센터 1층 대관공간을 이용한 사람들이다. 2만여회. 홈페이지에 제공되는 공익활동 자료 1200여건의 조회수다.  서울시NPO지원센터가 벌써 3년을 맞았다. 2013년 11월 국내에서 처음 시도된 시민사회 중간지원조직으로 출발, NPO(비영리조직) 역량 강화와 생태계 활성화를 이룰 마중물 역할을 해온 센터가 어느덧 제2막을 맞이하는 것이다.  지난 16일, 센터는 ‘서울시NPO지원센터 2기를 열며―잘하고, 자라다’라는 이름의 3주년 성과토론회를 개최했다. 1층에 위치한 공유공간 ‘품다’에서 열린 이번 행사에 140여명의 NGO, NPO 구성원와 활동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했다.    ◇NPO지원 3주년…이제 진짜 ‘변화’를 만들 때   “2기의 핵심 슬로건은 ‘마중물 지원에서 변화를 만드는 지원으로’ 입니다. 지금까지 센터가 조직들의 건강한 성장을 도왔다면, 앞으로는 운영방식과 사업방식에 대한 보다 혁신적인 실험을 적극 지원하려 합니다.” 정선애 서울시NPO지원센터 센터장의 말이다. 정 센터장은 “그간 서울시NPO지원센터를 다녀간 단체들이 서울시에 등록된 단체 중 79%이며, 이는 중앙 등록 단체를 합해도 47.5%나 된다”고 분석했다.  지난 3년, 센터가 이뤄낸 성과는 무엇일까. 가장 두드러진 건, ‘NPO 조직운영 역량’을 강화할 기회를 마련한 것이다. 조직진단컨설팅, 지속가능성보고서 발간지원뿐 아니라, 신입활동가 교육, 회계전문가부터 194개 협력기관까지 NPO와 타 영역을 연결하는 연결고리 역할도 했다.  NPO가 강해지기 위해선 시민들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센터는 지난 3년간 다양한 시민들이 마음만 먹으면 공익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활동비와 커뮤니티를 지원하는 ‘미트쉐어(Meet share)’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만들어진 모임은 472개, 참여자 수는 3400여명에 달했다.  

세계 최대 공정무역 바나나기업 아그로페어, 한스 윌리엄 대표 인터뷰 ②

    한국은 2002년부터 공정무역 거래를 시작했다. 아름다운 가게에서 공정무역 수공예품을 수입·판매한 것이 시초다. 시민단체에서 출발했지만 지금은 협동조합, 국제 개발단체, 사회적기업, 재단법인 등으로 규모가 확대됐다. 현재 한국공정무역단체 협의회(이하 KFTO)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는 단체는 총 14곳이다. 쿠피협동조합이 2013년부터 4년간 연구한 공정무역 현황에 따르면, KFTO 소속 단체들의 매출액 합계는 100억원(2012년)에서 165억원(2016년)으로 4년간 65%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가파른 양적 성장에 비해 질적 성장은 초라한 수준이다. 장승권 한국 성공회대 협동조합 경영학과 교수는 지난해 서울시민 2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 가운데 공정무역이 무엇인지 정확히 설명할 수 있는 응답자는 16%에 불과했다. 또한 공정무역 제품을 일주일에 1회 이상 구매해 본 경험자는 3.9%인 반면에 구매해본 경험이 없는 응답자는 30.6%에 달했다. 공정무역 제품을 구입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는 ‘어디서 사야 하는지 몰라서’가 74.2%로 나타났고 ‘이런 제품이 있는지 몰라서’라는 답변도 39.7%에 달했다.  윤리적 소비가 피할 수 없는 사회 흐름이 되는 가운데 한국 공정무역 시장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일까.   ◇공정무역 패션쇼, 연주회, 시식회 등 축제로 시민교육    -시민 의식을 강조했다. 한국과 같은 환경에서 시민 의식을 어떻게 높일 수 있을까. “초기 공정무역 활성화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은 영국의 옥스팜, 네덜란드의 페어 트레이드 오가니사티에 등 NGO였다. 이들은 공정무역이라는 생소한 개념을 사회운동을 통해 공론화했고, 정부와 시장을 설득해 관련 법을 만들고, 공정무역 제품을 가시화했다. 이들은 공정무역에 대한 시민의식을 높이고자 다양한 교육을 제공했다.

세계 최대 공정무역 바나나기업 아그로페어, 한스 윌리엄 대표 인터뷰 ①

  ‘가난을 만들어내는 작물’, ‘가장 환경 파괴적인 과일’. 바나나에 붙은 오명(汚名)이다. 2014년 한 해 동안 150여 개국이 1억500만톤의 바나나를 생산했다. ‘바나나: 세계를 바꾼 과일의 운명’ 저자인 댄 쾨펠은 “4억명 이상이 바나나를 주식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고,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바나나를 세계에서 8번째로 중요한 작물이며, 개발도상국에게는 4번째로 중요한 작물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세계인의 식량, 가장 대중적인 과일 바나나가 왜 이런 오명을 안게 됐을까. 세계 최대의 공정무역 바나나 수출 기업인 아그로페어(Agrofair)의 한스 윌리엄(Hans-Willem) 대표는 “다국적 대기업 독점으로 인한 생산비 축소가 원인”이라고 답했다. 그는 “생산비가 기형적으로 축소되어 바나나를 통해 발생되는 수익의 아주 일부분만이 소작농이나 노동자들에게 돌아간다”면서 “거대 기업은 바나나 가격을 낮게 유지하는 것이 우선이므로 환경 파괴나 노동자 인권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그는 “공정무역이 바나나와 같이 *플랜테이션 농업을 기반으로 하는 제3세계의 빈곤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2일, 한스 윌리엄 대표는 세계공정무역의 날을 기념해 아이쿱 생협이 주최한 ‘공정무역과 조합원의 만남’에서 강연자로 나섰다. 강연이 끝난 뒤 그를 서울시청 안 공정무역 카페 ‘지구마을’에서 만났다. 한스 윌리엄 대표는 2006년 아그로페어 대표로 취임하여 현재까지 대표직을 맡고 있다.    ◇매년 600만개 공정무역 바나나 전 세계로 수출   아그로페어는 1996년 네덜란드에서 설립된 생산자 협동조합이다. 처음 서너 명의 생산자들로 시작했던 아그로페어는 현재 세계 최대 공정무역 바나나 수출 기업으로 우뚝 섰다. 세계 최초로 공정무역 바나나를 유럽 시장에 수출했으며 특히 20년간 스위스 공정무역

심리상담 해주는 앱이 있다고요? ‘트로스트’ 김동현 대표

국내 최초 심리상담 앱 ‘트로스트’   470만 명. 우리나라 성인 중 정신질환 경험을 가진 사람의 숫자다. 4명 중 1명은 평생 한 번 이상 정신질환을 겪는 셈이다. 하지만 이들 중 전문가와 상의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10명 중 1명꼴이다. 거꾸로 말하면, 9명의 ‘시한폭탄’이 멀쩡한 것처럼 사회생활을 한다는 뜻이다. 국내 최초 심리상담 앱 ‘트로스트’를 세상에 내놓은 휴마트컴퍼니의 김동현(27·사진) 대표가 주목한 것도 바로 이 문제였다. ‘왜 사람들은 심리 상담 받기를 꺼리는 걸까.’  ‘누구나 부담 없이 상담을 받도록 할 방법은 없을까.’ 2014년, 지인의 사고를 경험한 이후 우울증세가 찾아온 김 대표는 국민대 내 심리상담센터를 찾아갔다. 한 번도 이야기한 적 없는 자신의 삶을 털어놓았다. 대학교 상담센터와 일반 심리상담센터 등 10개월간의 상담 끝에 마침내 우울증세를 극복했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고,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났다. 좋은 것은 나누고 싶어서였을까. 김 대표는 주변 친구들에게 심리 상담을 적극 추천했다. “대부분 상담 받기를 거부하더라고요. 정신질환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도 크고, 직접 만나서 대면(對面) 상담을 해야 하는 게 부담스럽다고 하더군요. 게다가 의료 기록이 남는 것도 불편하고요. 50분 상담에 10만원이라는 비싼 가격도 만만치 않으니까요.” 김동현 대표는 심리 상담에 대한 바로 이 거부감이 대중화의 장애물이라 판단했다.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은 그는 모바일, 온라인 상담 플랫폼을 구상했고, 이것이 오늘날 트로스트가 됐다.   ◇마음이 멍든 사회…당신의 마음은 건강 합니까   작년 1월, 국민대 컴퓨터공학부 출신인 김 대표는 지인들 중에서 개발자,

[Book & Good] 몽골 모래폭풍에 맞서는 남자, 오기출 푸른아시아 사무총장 이야기

대한민국이 미세먼지로 뒤덮히고 있다. 10일 환경부에 따르면, 본격적인 연휴가 시작된 지난 3일부터 전국에 내려진 미세먼지(PM10·PM2.5) 주의보·경보 발령 횟수는 일주일 사이 총 127회로 나타났다. 주말 사이 중국을 덮쳤던 최악의 황사 영향으로 지난 6일 서울은 미세먼지(PM10) 농도가 423㎍/㎥까지 치솟았다. 세계보건기구(WHO) 1일 권고기준의 8배가 넘는다.  새롭게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을 한달여 앞둔 지난달 13일 미세먼지 대책을 발표하며 “임기 내 국내 미세먼지 배출량을 30% 감축하겠다”고 공표했다. ‘푸른 대한민국’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강해지는 이 때, 미세먼지를 비롯한 기후변화의 원인과 해법을 풀어낸 책 ‘한 그루 나무를 심으면 천 개의 복이 온다’를 출간한 오기출<사진> 푸른아시아 사무총장을 만났다. 그는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80년대 민청련, 민통령, 전민련 정책실에서 활동하다 90년대에 기후변화 문제의 중대성을 깨닫고 비영리단체 ‘푸른아시아’를 설립했다.   ◇미세먼지의 습격, 기후 문제는 국경이 없다   ―미세먼지 때문에 이민을 고려하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한다. 미세먼지는 어디서 오나.  “미세먼지는 납, 카드뮴, 다이옥신 같은 발암물질은 물론이고 어떤 때는 방사능 물질까지 묻어서 온다. 두려워할 수밖에 없는 문제다. 우리나라에 불어오는 황사(모래먼지 폭풍)는 명백하게 몽골에서 시작된다. 몽골에서 시작된 황사가 북서풍을 타고 중국 내륙을 거쳐 한반도에 들어오는데, 오는 도중에 굵은 입자는 아래로 떨어지고 미세한 입자만 남는다. 그런데 황사가 오는 길에 중국의 주요 석탄화력발전소와 공업단지가 자리잡고 있다. 여기를 거치면서 각종 유해물질이 뒤덮힌 먼지가 된다. 황사에 섞여있는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이 서해를 넘어오면서 화학반응을 일으켜 질산칼슘, 황산화물

비영리 조직, 건강성에 대한 고민을 시작할 때

비영리 전반이 몸살을 앓고 있다. 비영리조직 관리자들은 ‘요즘 애들은 이해할 수가 없다’고 하소연이다. “사명감도 없고, 시키는 일만 하고, 할 만 하면 이직이니 뭐니 딴생각을 한다”고 한다. “우리 세대는 적은 돈 받으면서도 열정적으로 일했다”는 이야기도 뒤따른다. 반면 ‘요즘 애들’도 할 말은 있다. “처음에 비영리기관을 알게 됐을 땐 가슴이 뛰었는데, 일해보니 조직의 겉과 속이 다르다”고 한다. “일하는 곳이 뭐 하는 곳인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신입들은 머지않아 떠나고, ‘일할 사람’이 없다며 위에서는 난리다. 문제가 뭘까. 해결의 실마리는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이재현<사진> NPO스쿨 대표는 “지난 20여년간 조직운영 방식을 돌아봐야 할 때”라고 이야기한다. “너나없이 ‘똑똑한 조직’이 되기 위해 애쓰는 동안 서서히 건강을 잃어왔다”고 한다. 지난 3월, ‘건강한 조직’을 출간한 이재현 대표에게 ‘비영리 조직의 건강성’에 대해 물었다. 그는 경실련, 대한상공회의소를 거쳐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미국 유나이티드웨이에서 근무했다. 2년 전 NPO스쿨을 만들고 다양한 비영리들을 만나 온 비영리 조직 전문가다.  ◇제 3섹터, ‘건강성’ 잃은 ‘똑똑한’ 조직들 책에서, 그는 가상의 비영리단체를 소개한다.  가상의 단체지만, 대부분의 비영리 조직이 밟아온 이야기. 이 대표는 “비영리조직이 존재 의의에 대한 고민을 멈추고 효율적인 방식의 운영에만 집중하다 보니 구성원들을 수동적으로 만들고 사업을 관행화 시켰다”며 “비영리는 사명과 가치 기반으로 설립된 조직이고 그렇게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ㅡ책 제목이 ‘건강한 조직’이다. 조직의 건강성을 다룬 이유가 무엇인가. “지난 몇 년간 컨설팅을 통해 100여곳의 비영리조직, 신입활동가에서부터 사무총장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모두가 비슷한 휴유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