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로테르담을 가로지르는 마스(Maas)강변엔 또 하나의 ‘도시’가 있다. 온실을 연상시키는 3600평 규모의 유리 돔 건물에 자리 잡은 ‘블루시티(BlueCIty)’다. 이 작은 도시에선 30여 개 소셜벤처들이 세상을 바꾸기 위한 실험을 하고 있다. 블루시티의 기본 원칙은 ‘누군가의 쓰레기가 다른 누군가의 자원이 되도록’ 하는 것. 자원이 100% 순환되는 경제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과연 자원 낭비율이 ‘0’인 도시가 만들어질 수 있을까. 지난 14일 사회적경제 국제포럼 참석차 방한한 랄스 크라마(Lars Crama) 블루시티 CCO(Chief Commercial Officer·최고영업책임자)를 만나 블루시티에서 어떻게 순환 경제 시스템이 구축되고 있는지를 물었다. “블루시티에 입주한 팝업 레스토랑 ‘알로하’에서 나오는 커피 찌꺼기는 버섯 재배 소셜벤처 ‘로테슈밤(RotterZwam)’의 느타리버섯 배지(培地)로 사용됩니다. 커피 찌꺼기에서 자란 느타리버섯은 다시 카페 겸 레스토랑 ‘알로하(Aloha)’의 메뉴인 채식 미트볼 재료로 쓰이게 되고요. 이런 식으로 블루시티 내에 있는 소셜벤처들은 서로 자원을 주고받으며 순환 경제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블루시티 건물은 원래 디스코테크를 비롯한 각종 편의시설을 갖춘 워터파크였다. 그러나 2010년 재정난으로 워터파크가 폐업한 후, 건물은 별다른 용도를 찾지 못한 채 방치돼 있었다. 그로부터 3년 뒤, 이 문 닫은 워터파크에 사회 혁신가들이 하나둘 모여들면서 죽어가던 공간에 조금씩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지하엔 ‘로테슈밤’이, 테라스엔 ‘알로하’가 문을 열었다. 이어 맥주 양조장 ‘베트&레이지(Vat&Lazy), 폐목재 업사이클링 공방 ‘오케하우트(Okkehout)’ 등이 둥지를 틀었다. 업종은 다르지만 모두 ‘자원을 재사용한다’는 비즈니스 모델로 움직이는 기업들이었다. ‘워터파크 전체를 소셜벤처 플랫폼으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지난 2014년부터는 ‘로테슈밤’의 공동 창립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