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를 떼고 ‘나’로 시작합니다

‘스스로부모학교’ 나눔클래스 “어휴, 걱정이야. 어제 우리 지민이가 빗을 사달래. 불량아가 되려나?” 박경미(40·경기도 일산)씨가 한숨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순간 동료 엄마들이 술렁인다. “왜?” “뭐가 문제야?” “빗이 불량한 거랑 무슨 상관이야?” 박씨가 의외라는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내가 중학교 때는 항상 불량한 친구들이 머리에 꼬챙이 빗을 꽂고 다녔거든.” 박씨의 고민은 엄마들의 중학교 시절 이야기로 이어졌다. “나는 아이가 카톡으로 ‘ㅇㅇ’이라고 보내면 참 불쾌하더라고. 엄마를 무시하는 것처럼 느껴져.” “우리 애는 꼭 제일 더울 때 밖에 나가자고 해. ‘엄마를 이겨 먹으려 드나’ 싶어서 괜히 짜증이 나.” 5명의 엄마가 하나 둘 고민을 풀어놓자 무거웠던 분위기가 금세 수다스럽게 바뀌었다. 엄마들은 이 과정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다름’을 인정해나갔다. 지난달 24일 경기도 일산의 한 아파트에서 진행됐던 ‘스스로부모학교’ 나눔클래스 현장이다. 이날 수업에 참여했던 한임경(41·경기도 일산)씨는 “좋다는 부모 교육은 죄다 쫓아다녔는데, 항상 들을 때만 고개를 끄덕이곤 행동으로 옮겨지는 게 없었다”면서 “여기서 비슷한 처지의 엄마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스스로 깨치면서 실제로 달라지는 부분이 많다”고 했다. 교육 2주 만에 생긴 변화다. 지난 5월부터 시작된 ‘스스로부모학교’는 강사에 의한 일방적인 전달이나 주입식 교육이 아닌 부모 간의 나눔과 멘토링으로 이뤄지는 새로운 부모 교육 모델이다. 이지웰가족복지재단이 지원하고, 자람가족학교가 진행을 맡았다. 이성아 자람가족학교 대표는 “최근 부모 교육 프로그램이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는데, 대부분 부모는 얼마나 부족한지만을 강조하는 교육”이라며 “완벽한 부모가 되는 법을 가르치는 교육은 결국 부모에게 죄책감만 쌓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스스로부모학교는

방학 땐 교실이 텅 빈다고요? 우리반은 ‘마인드 아트’ 열기로 가득해요

굿네이버스 희망나눔학교 “성진아, 다 했어?” 이호제(25·광운대학교 4년) 담임강사의 질문에 색연필을 휘두르던 이성진(가명·11)군이 고개를 저었다. “아뇨. 제 장점으로 뭘 적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성진이가 제일 좋아하는 게 뭐지?” “탱크 부수는 게임요!” “게임을 잘하려면 집중력과 열정이 필요하잖아? 선생님도 게임을 좋아해서 열정의 빨간색 소금을 만들었는데, 한번 해볼래?” “그럼 전 노란색 소금을 만들래요. 집중력은 노란색처럼 밝으니까요!” 여름방학이 한창인 지난 3일, 서울선곡초등학교 1학년 3반 교실은 활기로 가득 차 있었다. 방학 때마다 열리는 ‘희망나눔학교’ 덕분이다. 이날 진행된 1교시 집단 활동 주제는 ‘알록달록 내 마음’. 자신의 강점을 꼽아보고 그에 맞는 색깔을 소금에 입혀보는 시간이다. 난생처음 해보는 작업에 고민에 빠져 있던 아이들도 담임강사와 함께 금세 자신만의 색깔을 그려가기 시작했다. ◇심리프로그램부터 영양교육까지… 알짜배기 10일 커리큘럼 아동권리보호전문 NGO ‘굿네이버스’가 진행하고 ‘BMW코리아미래재단’이 후원하는 희망나눔학교는 2002년부터 올해까지 14년간 방학 중 결식의 위험에 놓여 있거나 적절한 보호를 받기 어려운 초등학생에게 2주간의 교육프로그램과 건강진료·팀프로젝트·중식 등 통합 지원 서비스를 해왔다. 지난 겨울방학까지 3451개 초등학교에서 7만6623명의 아동이 희망나눔학교에 참가했다. 희망나눔학교 8회기 동안 진행되는 집단 활동 ‘마인드 아트(Mind Art)’는 희망나눔학교의 대표 프로그램이다. 이는 예술 매체를 활용해 자신의 감정을 표현·조절할 수 있도록 만든 활동으로, 서울여자대학교 특수치료전문대학교 산학협력단이 개발 과정에 참여해 전문성을 높였다. 이날 진행된 ‘알록달록 내 마음’ 역시 마인드 아트 프로그램의 하나다. “어머니와 헤어져 살면서 감정표현이 줄었던 수진이가 수업이 진행될수록 제게 고민을 털어놓더라고요. 남은 시간 동안 수진이의 모습이 더

360만명 가입한 ‘내셔널트러스트’, 개인신탁서 자선단체 된 ‘폴게티신탁’

해외 공익신탁 사례들 올해 3월 공익신탁법을 제정한 우리나라와는 달리, 미국·영국 등 선진국의 공익신탁 역사는 100년을 훌쩍 넘어선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자연보호 민간단체인 ‘내셔널 트러스트 (National Trust)’는 1895년 영국 전역의 문화재 관리를 위해 설립된 국민 공익신탁이다. 3명으로 시작된 소규모 신탁은 현재 영국 국민 약 360만명이 가입할 정도로 확대됐다. 내셔널트러스트는 신탁으로 모인 재정을 활용해 자연 및 문화유산을 보전한다. 이 신탁의 핵심은 ‘시민 참여’에 있다. 시민들은 연간 60파운드(약 10만원)의 일반회원권 구입부터 고액 기부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신탁에 가입할 수 있고, 참여자는 지역 문화재 관리 및 보존활동·문화재 알리기 캠페인 등 폭넓은 활동을 펼친다. 내셔널트러스트는 신탁을 통해 확보한 문화재를 대중에게 무료로 공개해, 시민들이 문화재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재 존 레넌 저택, 포이스 성, 틴츠필드 저택 등 영국의 문화재 약 350개가 이에 포함되고, 연간 방문객 약 1700만명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사회적 투자를 통해 사회적 기업을 돕고 수익을 내는 공익 신탁도 있다. 영국의 사회적 투자 단체 ‘FSE그룹(FSE Group)’과 ‘소셜 파이낸스(Social Finance Ltd)’는 사회적 성과 벤처 캐피털 신탁(Social Impact Venture Capital Trust)을 설립해 사회적기업들의 재정을 지원한다. 신탁 가입자들은 투자를 통해 사회적기업을 지원하고 배당금을 통해 수익을 낼 수도 있다. 또한 영국 정부의 사회적 투자 지원 정책을 통해 신탁 가입자는 소득세, 양도소득세 등의 세금을 감면받는다. 투자자들은 투자 과정과 투자비 사용 현황을 살펴볼 수 있어 자신이 낸 기금이 어느

‘2015 여대생커리어페어’, 9월 5일 이화여대 ECC에서 열립니다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위민인이노베이션(Women in INnovation)이 9월 5일(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이화여자대학교 ECC 다목적홀에서 ‘2015 여대생커리어페어’를 개최합니다. 2015 여대생커리어페어는 국내외 기업의 여성 리더들이 차세대 여성 리더를 꿈꾸는 여대생들에게 자기계발 및 경력 관리에 관한 성공 사례를 공유하고, 현직 기업 임직원 80여명의 멘토링을 통해 여대생들의 미래를 함께 그려보는 행사입니다. ‘최고의 리더가 되는 세 가지 길’을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각 분야 명사 13인의 강연을 들을 수 있는 ‘드림 스테이지(Dream Stage)’를 비롯해 국내외 60개 기업, 현직 임직원 80여명과 1대1 멘토링을 주선하는 ‘커리어 스테이지(Career Stage)’, 여대생 그룹이 2개월간 진행한 사회 문제해결 프로젝트의 성과를 공유하는 ‘소셜 스테이지(Social Stage)’ 등 총 세 부문으로 구성됩니다. 2015 여대생커리어페어는 전국의 모든 여대생(휴학생 포함)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1대1 멘토링 프로그램(선착순 1000명) 참여를 원하는 학생은 공식 홈페이지(www.2015wcf.kr)를 통해 사전에 참가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차세대 여성 리더 양성을 위한 이번 행사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랍니다.

[공익 신간 브리핑] 지구인의 도시 사용법

지구인의 도시 사용법 박경화|휴 펴냄|1만3500원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환경 문제와 도시에서 할 수 있는 생태적인 삶의 방법을 담은 책이다. 환경운동가인 저자는 소비하고 소유하는 삶에서 나누고 공유하는 삶으로 바뀐다면,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 무심코 버린 쓰레기가 어떻게 우리 밥상에 미치는지, 빗물을 받아 어떻게 활용하는지, 아파트 베란다에서 어떻게 텃밭을 가꾸는지 등 친환경적인 생활 정보와 함께 게릴라 가드닝, 공유경제 등 환경운동의 성과도 쉽게 정리했다.

중부재단, 사회복지사 역량 강화를 위한 ‘중부 비전스쿨’ 참가자 모집 외

[공익 뉴스 브리핑] 중부재단, 사회복지사 역량 강화를 위한 ‘중부 비전스쿨’ 참가자 모집 중부재단이 사회복지 근무 경력 5년 이상인 중간급 관리자 이상의 사회복지사를 대상으로 ‘중부비전스쿨’ 교육생을 모집한다. 중부비전스쿨은 사회복지사 실무 역량 강화를 위한 맞춤형 교육으로, 사회복지법인 중부재단 9층 회의실에서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진행된다. 선발된 20명 내외의 교육생은 8월 26일(수)부터 10주간 조직 관리자의 역할, 스트레스 관리, 사회복지에 적용할 수 있는 마케팅 전략 등 10가지 주제에 대해 교육받는다. 교육비는 30만원이며 9회 이상 출석 시 전액을 환급한다. 신청은 8월 3일(월) 오후 5시까지 중부재단 홈페이지(www.jbfoundation.or.kr)에서 가능하다. 문의 (02)2191-7507 한국NPO공동회의, 모금역량강화 교육 과정 수강생 모집 한국NPO공동회의가 8월 7일(금) 오후 4시부터 7시까지 사회복지법인, 중견·중소 NPO 기관을 대상으로 모금 역량 강화를 위한 소규모 코칭 교육을 진행한다. 기관 규모와 특성에 따른 모금 방법과 전략, 기관의 모금 고민과 성공·실패 경험을 공유하고 해결 방안에 대한 컨설팅도 이어진다. 밀알복지재단의 모금을 총괄하는 박충관 부장이 교육을 맡았고, 8월 6일(목)까지 선착순 13명을 모집한다. 참가 신청은 한국NPO공동회의 홈페이지(www.npokorea.kr)를 통해 가능하며 참가비는 5만원이다. 문의 (02)735-0067 [공익 채용 브리핑] 동그라미재단 경력직(IT·신규 공모사업 담당자) 직원 모집 동그라미재단이 IT 분야와 신규 공모사업을 담당할 직원을 1명씩 모집한다. IT 분야는 홈페이지, SNS 등 웹 서비스 기획과 운영, IT 자산 관리 등을 담당하고, 신규 공모사업 담당 직원은 기회 불평등 해소와 관련한 신규 공익사업의 기획과 운영, 외부 단체와 네트워크 구축 관리 등을 담당한다. 재단

“받기만 하던 아이들, 공장 청소 봉사하겠다고 할 땐 뭉클했어요”

야쿠르트봉사단 ‘사랑의 손길펴기회’ 전국 16개팀 운영, 야쿠르트 아줌마 통해 지역의 가장 시급한 문제부터 도와 20년 넘은 양산 ‘애육원’ 돕기, 탈북 아동 위한 야구단 ‘논현돌핀스’도 지원 “모든 게 부족했던 때였지…. 1990년대 초만 해도 여기선 라면도 금쪽같았어. 그런데 한국야쿠르트 하면 애들이 맛있게 먹던 모습이 제일 먼저 떠올라. 올 때마다 라면·빵·우유 같은 간식을 듬뿍듬뿍 안겨줬거든.” 경남 양산에 있는 사회복지법인 ‘애육원’. 30년 넘게 이곳을 지켰던 허미야(54) 아동팀장이 회상에 젖었다. 벌써 20년 넘게 쌓아온 한국야쿠르트와 애육원의 인연. 그 시간만큼 이야깃거리도 많았다. “15년 전이던가 어느 날 ‘건물이 너무 낡았다’면서 고쳐주고 싶다는 거야. 그러곤 한 주에 서너 번씩 와서 페인트칠도 해주고, 지붕도 새로 쌓아주고, 내부 전기 공사도 해줬어. 한 달 넘게 다니면서 완전히 새 건물을 만들어주더라고.”(허미야 팀장) 1990년대 중반부터 줄곧 이 시설로 자원봉사를 다녔다는 김대열(44) 한국야쿠르트 생산지원팀장(양산공장)도 사연을 보탰다. “2002년 애육원 친구들이 우리 공장으로 청소 봉사를 하러 온 적이 있었어요. 받는 데 익숙한 아이들이 먼저 나섰다는 게 정말 감동이었죠. 다짜고짜 한국야쿠르트에서 일하고 싶다는 아이에게 자격증 준비를 시켰던 일도 기억나고요.” 김 팀장은 “벌써 20년 가까이 됐는데도 문밖까지 뛰어나와서 맞아주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자꾸 찾아가고 싶다”고 했다. 지난 1969년 ‘건강한 사회’를 꿈꾸며 창업한 한국야쿠르트. 세대를 아우르는 유제품과 더불어 회사를 이끌어 온 한 축이 바로 사내 봉사단 ‘사랑의 손길펴기회’다. 1975년 결성돼 올해로 40주년을 맞았으니, 애육원 사례와 같이 간직해온 미담(美談)이 적지 않다.

“난치병 어린이 위한 나눔 영상… 상업 광고들보다 신선해요”

난치병 어린이 소원 이뤄주는 메이크어위시 재단 인천공항이 나서서 홍보 적극 도와 30초에 1000만원짜리 미디어통로 공간 기부 CJ파워캐스트는 홍보영상 무료 제작 공항 이용객 수 비례한 기부금 5억… 일반인들도 호평 화면 속 아이의 모습이 확 달라졌다. 휠체어에 앉아 치료받던 여자 아이는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불렀고, 백혈병 환아는 비행기를 운전하는 파일럿이 됐다. 지난 15일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 지하 1층. 입국장에 들어서자 65m 길이의 초대형 미디어통로가 눈에 들어왔다. 무빙워크 옆면 벽을 따라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는 5분 간격으로 난치병 환아들의 희망을 담은 애니메이션 영상이 반복 재생되고 있었다. 난치병 어린이들의 소원을 이뤄주는 비영리기관 ‘메이크어위시재단(Make a Wish Foundation)’의 홍보 영상이다. “미디어통로로 사람이 지나갈 때만 환아의 모습이 가수, 소방관, 파일럿 등으로 바뀝니다. 사람의 움직임을 인식해 화면이 바뀌도록 제작했거든요. 주변 사람들의 관심과 나눔이 있을 때 아이들의 소원이 이뤄진다는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홍기민 인천공항공사 사회공헌팀 담당자가 무빙워크를 가리키며 말했다. 인천국제공항에 미디어통로가 설치된 건 4년 전. 상업 광고들이 자리하던 이곳에 비영리 단체 홍보 영상이 등장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하루 평균 3만여명이 오가는 이곳의 월평균 광고료는 30초 기준 1000만원. 광고 단가도 높고 경쟁이 치열해 인천국제공항의 미디어통로 광고는 비영리단체들 사이에서 ‘하늘의 별 따기’로 불렸다. 그런데 지난 2월 인천공항공사는 메이크어위시재단에 공간 기부를 제안했다. 공항 이용객들이 자연스레 기부·나눔을 접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사회공헌 파트너기관인 메이크어위시재단의 마케팅·홍보를 돕고자 한 것이다. 첫 시도인 만큼 오랜 준비 과정이 필요했다.

“함께한 봉사와 나눔이 노사 교류의 장이 되었어요”

기업 간 노사공동나눔협의체 UCC 베트남 다문화 가족 위한 봉사 활동 KT…양국 가족 화상 상봉 분당서울대병…원현지 가족 무상진료 농어촌공사…빈곤가정에 지원금 전달 SH공사·장애인고용공단…한국문화체험전 “이게 꿈이야, 생시야!” 화면으로 대화하던 딸이 갑자기 눈앞에 나타나자, 아버지 후안 반 마잉(66)씨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8년 만에 처음 보는 딸의 얼굴. “내 손으로 한국 남자와의 결혼을 주선해놓고, 딸을 먼 타국 땅 고생길로 보낸 것 같아 마음 편할 날이 없었어….” 국제전화비가 턱없이 비싸 한국으로 전화도 걸 수 없었던 아버지 마잉씨는 셋째 딸의 얼굴을 화면으로라도 볼 수 있다는 말에, 배를 타고 메콩 강을 건너 또다시 차로 8시간, 그 긴 여정을 한걸음에 달려왔다. 딸 후안 티 항엠(36)씨 역시 가족을 보러 임자도에서 베트남까지 3000여㎞를 날아왔다. 항엠씨는 그새 몰라보게 야윈 아버지의 얼굴을 보자,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항엠씨 가족이 깜짝 상봉을 이룬 건 KT와 KT노동조합 덕분이다. 노사가 함께 한국으로 시집온 베트남 여성들의 친정 방문을 돕기 시작한 것은 2012년부터로, 올해 4년째다. 호흡을 오래 맞춰온 경험 때문인지, 007 작전을 방불케 하는 항엠씨 부녀의 깜짝 상봉 행사도 몇마디만 나누고도 척척 이뤄졌다. 한국과 베트남에 있는 양 바로 옆 서로 다른 건물에서 화상통화를 나누던 부녀가 깜짝 만남을 가지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5분. 변환 KT 홍보실 과장은 “전문가처럼 ‘작전’ 속도가 빨라, 놀라우면서도 조마조마했다”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항엠씨 외에 베트남 결혼 이주 여성 40명은 지난 20일부터 5일 동안 화면으로 베트남 가족을 만났다.

젊은이들로 북적북적… 제2의 부흥기 여는 전통시장

서울형 新시장 모델 사람들 어깨를 스치지 않고선 지나치기도 힘든 좁은 시장통, 상인들 목청이 갈수록 높아졌다. “몸에 정말 좋은 미숫가루가 하나 남았어요!” “한 번밖에 안 입은 옷인데 싸게 드릴게~.” “액자 1000원! 피규어 500원!” 서울 성북구 정릉동에 위치한 ‘정릉시장’. 시장 아래 흐르는 정릉천(貞陵川)을 따라 길게 늘어져 있는 ‘개울장’의 풍경이다. 일종의 ‘시장 속 시장’ 개념인 개울장은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토요장터(2·4주 토요일 개최)다. ‘서울형 신(新)시장 모델’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서울시가 침체돼 가는 전통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진행하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 찾은 이곳은 시장이라기보단 커다란 문화 놀이터에 가까웠다. 개울가에 마련된 공연장에선 인디밴드 ‘마리슈’팀, 거리 공연을 주로 하는 재즈팀 ‘더 뉴 재즈밴드’ 등의 음악이 끊이질 않았다. 개울장 끝에 위치한 ‘개울놀이터’에선 튜브를 두른 아이들의 물놀이가 한창이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파랑병원’이라고 이름 붙여진 부스. 파랑병원은 ‘병원놀이’를 콘셉트로, 사람들의 지친 마음을 춤과 노래, 상담 등을 통해 치료해 주는 예술 단체다. 시퍼런 눈 화장에 상·하의 모두 파랗게 차려입은 이들이 손님들을 맞았는데, 때론 익살스럽게, 때론 진지하게 처방전을 제시했다. 소심한 어린이가 오면 “간이 뻥튀기 돼서 엄청 커질 거야”라는 말과 함께 뻥튀기 한 봉지를 처방해주는 식이다. 파랑병원 관계자는 “기력이 떨어진 어르신에겐 시장 내 정육점에서 바꿀 수 있는 소꼬리 교환권을, 취업이 힘든 청년이 오면 치킨집에 가서 치킨과 맥주로 바꿀 수 있는 교환권을 준다”고 설명했다.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은 이 장터의 가장 큰

“싸우는 친구 바로 혼낸다고요? 공감 받지 못하면 분노만 쌓입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인성 교육 프로그램 “안녕 연비야? 우리 반에 전학 온 걸 환영해. 학교 구경시켜 줄까?” “여긴 코딱지만 해서 볼 것도 없을 것 같은데….” “그래도 곳곳에 예쁜 장소가 많아! 다음 시간 미술인데 준비물 없지? 내 것 같이 쓰자.” “알겠어. 그런데 여긴 청소해주는 아주머니도 안 계시니? 수준 안 맞아서 못 놀겠다.” 지난 9일, 천안 쌍용초등학교 6학년 4반에서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인성 교육 특강이 진행됐다. 김초롱(27)·박연비(26)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천안성정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의 역할극을 감상한 아이들은 잠시 고민에 빠졌다. ‘내가 저 상황이라면 과연 전학생과 친하게 지낼 수 있을까.’ 전학생의 날카로운 태도를 본 아이들에게 잠시 생각할 시간이 주어지고, 이번에는 반 학생인 이재혁(12)군이 직접 참여한 역할극이 재개됐다. “얘들아, 이번 시간은 조별 수업이래. 누구 전학생이랑 같은 조 할 사람?” “난 싫어. 걔는 입만 열면 친구들을 무시하고 잘난 척하잖아. 우리가 같은 조를 하자고 해도 좋아하지 않을걸!” 이군의 실감 나는 연기에 박연비 사회복지사의 표정이 더욱 시무룩해졌다. “아무도 나랑 같이 놀고 싶지 않은가 봐…. 얘들아, 상처 줘서 미안해. 이제부턴 너희를 존중할 테니까 나랑 다시 놀아주지 않을래?” 박연비 복지사의 물음이 끝나자 아이들에게 ‘이름 막대’ 추첨 통이 주어졌다. 반 친구들의 이름이 적힌 추첨 막대는 평소 수업 시간에 소극적인 아이도 자연스레 의견을 말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장치다. 연기를 마친 이군이 빨간색 막대를 하나 뽑아 들자 김환희군이 벌떡 일어섰다. “걱정하지 마! 서로 존중하면 우리도 사이좋게 지낼 수 있어!” ◇역할극으로

국적·외모 상관없이… 모두에게 공평한 배움의 기회를

경계선 지능 아이들 위한 ‘이루다학교’ ‘예룸예술학교’ 다문화 2세 위한 ‘한국다문화학교’ ‘자이언국제학교’ ‘딩동’ 벨이 울리자 아이들의 눈이 화면으로 쏠렸다. 대기 번호표와 화면 속 숫자를 비교하느라 아이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64번 고객님, 이쪽으로 오세요.” 은행 직원의 말에 동호(15)군이 창구 앞으로 뛰어나갔다. “저금하려고요.” 동호군이 또박또박 입을 열었다. 지난달 29일 경기도 일산. 경계선 지능 아이들을 위한 국내 최초 대안학교 ‘이루다학교’ 학생들이 은행 현장 학습에 나섰다. ◇경계선 지능 아이들의 새로운 배움터… ‘이루다학교’·’예룸예술학교’ 경계선 지능이란 지적장애 등급을 받을 정도는 아니지만 정상 범주보다 지능이 조금 낮은(지능지수 71 이상 84 이하) 경우를 말한다. 장애로 인정받기도 어렵고 사회 적응도 쉽지 않다. 전체 인구의 약 6~7%가 경계선 지능을 가졌지만, 이들만을 위한 맞춤형 교육과 지원은 전무한 수준. 15년간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던 기주현(42) 이루다학교 대표가 이들을 위한 대안학교를 설립한 이유다. 자녀들을 위해 고군분투하던 부모들이 온라인 카페에서 정보를 나누던 것이 점차 몸집이 커졌다. 14가족이 주말학교를 운영하면서, 5년 동안 경계선 아이들을 위한 지도 방법을 함께 연구했다. 아이들의 변화를 몸소 체험한 부모들은 자발적으로 가족당 500만원씩 초기 투자금 7000만원을 모아 지난해 3월 ‘이루다학교’의 문을 열었다. 11세 이상 경계선 아동들이 이곳에서 9년간 생활 밀착형 교육을 받는다. 요리 수업을 할 땐 원하는 재료를 마트에서 장 보고, 모형 화폐로 환전·계산 연습을 한 뒤 은행에서 실습한다. 매주 금요일엔 공공기관·우체국·도서관 등 지역으로 나가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소통한다. 교사 1명당 학생 6명을 담당하고, 과목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