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⑩·끝 6개월간 전국서 1억3514만원 마음 모여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10·끝) “1년에 한 번뿐인 특별한 날, 이제 선물보다 ‘나눔’을 먼저 생각합니다.”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참여자들이 공통적으로 느낀 변화다.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지난 6월부터 생일·결혼·출산 등 기념일 혹은 특별한 날 기부를 통해 의미 있는 하루를 만들자는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을 진행해왔다. ‘기부의 일상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기획된 이번 캠페인에는 서울 및 인천·경기 지역뿐만 아니라 광주·순천·울산·부산 등 전국 각 지역에서 참여가 이뤄졌다. 6개월간 온·오프라인 창구를 통해 개인들이 낸 기부금은 총 1억3514만원(12월 21일 기준)에 달한다. 기부금은 후원자의 지정에 따라 국내 또는 해외 아동 지원 사업비로 사용될 예정이다. 참여자들 중에는 아이의 첫돌을 맞아 기부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 지난해 9월 첫 출산을 한 이한나(40)씨는 올해 아이의 첫돌에 맞춰 에티오피아 아동 한 명과 결연을 맺었다. 이씨는 “임신 중 지하철에서 쓰러졌을 때 주위 승객들 덕분에 아이를 지킬 수 있었다”며 “그 도움의 손길을 다시 돌려주기 위해 정기후원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권택종(68)씨는 첫 손자의 첫 생일을 기념해 허례허식에 돈을 쓰기보다, 어려운 환경의 또래 아이들을 돕자고 제안했다. 아들 권익재(35)씨는 “아버지께서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오랜 후원자”라고 소개하며, “손자에게 혼자 크는 것보다 더불어 사는 걸 알려주고 싶어 내린 결정이라고 하시더라” 전했다. 참여자들은 기념일을 정기 후원 약정일로 정했고, 일시 후원을 신청한 경우 중 정기 후원 전환 계획 비율이 3명 중 2명꼴이었다. 손혜영(58)씨는 “올해 9월 19일 자녀가 결혼해 91만9000원을 맞춰 기부했다”며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⑨ 2000명 후원자 만든 30년 나눔 球歷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9) 후원금 1억원, 봉사시간 2만시간… 헌혈 독려로 ‘흡혈귀’ 별칭 붙기도… “어려울수록 쪼개 베푸는 것이 나눔” “스리랑카에서 북한까지, 가난하고 어려운 아이들을 만나봤지만 우리나라 아이들이 가장 어두워요. 더 많은 어른이 나서야죠. 성인 다섯 중 한 명이 나눔을 실천하도록 하는 게 제 인생의 목표입니다.” 지난달 27일, ‘나눔왕’으로 꼽히는 송화태(56·사진) 한전 광주전남본부 순천전력처 급전부소 과장을 만난 곳은 광주의 한 영세아파트 놀이터였다. 정글짐 등 최신 놀이기구와 쿠션매트로 새 단장을 한 놀이터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 감격이 서렸다. 녹슨 그네 하나뿐이던 낡은 놀이터를 주차장으로 개조하려는 어른들과 맞선 지 반 년. 그는 한전 직원들과 십시일반 모은 850여만원을 후원금으로 내놓았고,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하 어린이재단) 및 지역 교육 관계자들과 함께 놀이터를 지키는 데 힘을 모았다. 놀이터 완공식이 진행되는 이날도 근무시간을 주말로 바꿔가면서 순천에서 광주로 한걸음에 달려왔다. 혹시 아이들에게 부족한 것이 없을지 염려됐기 때문이다. “나눔이란 남는 돈, 남는 시간을 나누는 게 아니에요. 없는 것을 쪼개서 베푸는 것이지.” 영하(零下)의 날씨, 세 시간 넘게 아이들을 지켜보느라 꽁꽁 언 그의 입에서 하얀 입김이 뿜어져 나왔다. 송씨의 나눔 구력(球歷)은 30년이 넘는다. 어린이재단에 기부한 후원금만 1억원, 봉사한 시간은 2만 시간을 훌쩍 넘는다. 속옷 살 돈까지 아끼고, 봉사를 하기 위해 야간 근무를 자처하며 이어온 헌신이다. ◇IMF 때 오히려 후원금 늘려… 매일 1004원씩 기부하는 ‘1004 캠페인’ 기획 송씨와 어린이재단과의 인연은 198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가난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⑧ “자신감 넘치는 아이들 선율에 내 마음이 더 뿌듯해져”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8) 홍현악기 홍의현 대표·담양애꽃 박영아 대표 지난 2일 저녁, 전남 목포 용호초등학교 ‘초록우산 드림오케스트라’ 합주 연습 현장. 아이들은 자기 키보다 더 큰 악기를 등에 메고도 환하게 웃으며 강당에 들어섰다. 지휘석을 중심으로 160여명의 아이가 부채꼴 모양으로 앉았다. 똘망똘망한 눈으로 앞을 응시하던 아이들은 지휘자가 힘차게 손을 뻗어 지휘를 시작하자, 빠른 템포의 곡인 아바(ABBA)의 ‘맘마미아(Mamma Mia)’를 과감하게 연주했다. 바이올린부터 첼로, 바순, 드럼까지 15개의 악기는 하나의 소리가 되어 울려 퍼졌다. 초록우산 드림오케스트라단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전남지역본부가 5년 전부터 지역의 다문화, 한 부모 가정이나 지역 아동시설에 있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예술사업이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다양한 연령의 아이들은 함께 어울려 연주도 하고 배려와 협동을 배우며 자신감도 얻는다. “자신감 없던 아이들도 악기만 들면 어깨가 당당히 펴지더라고요. 아이들에게 악기는 훈장과도 같죠. 그래서 무거울 법도 한데 악기를 꼭 들고 다녀요(웃음).” 자원봉사자인 홍의현(44·왼쪽 사진) 홍현악기 대표가 쉬는 시간, 바이올린을 조율하며 말했다. 아이들의 모든 현악기는 홍 대표의 작품들. 29년 경력의 현악기 제작 장인(匠人)이자 전라도에 하나뿐인 현악기 공장을 운영하는 그는 5년째 오케스트라단에 악기를 만들어 기증하고 있다. 1998년 악기점을 개업하면서부터 17년간 지역 아동시설에 악기를 기부하며 느낀 보람이 커 초록우산 드림오케스트라 창립에도 합류했다. 낮에는 짬을 내 아이들에게 선물할 악기를 만들고 오케스트라 연습 날이면 늦은 밤 학교를 찾아 아이들의 악기를 손수 관리해준다. 홍 대표는 절대 고되지 않다고 한다. “차갑고 싸늘하던 눈빛의 아이들이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⑦ “나눔, 어렵지 않아요 커피 한잔이면 충분하죠”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7) 백종창 커피 전문점 ‘베니샤프’ 대표 “돈으로만 기부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커피’로 나눔을 전합니다. ” 백종창(40·사진) 대표가 운영하는 전남 순천의 토종 커피 전문점 ‘베니샤프’. 7년 전부터 백 대표는 아메리카노 리필(refill) 서비스 금액(1000원) 전부를 기부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순천 9개 베니샤프 지점은 물론 지역 대부분의 커피 전문점도 동참한다. “기부는 ‘착한 일이니 해라’ 강요하면 오히려 더 못 해요. ‘맛있는 커피 한잔을 더 즐기는데 그 돈이 좋은 일에도 쓰인다니 더 마시고 싶다’고 느끼게 해야죠.” 이뿐 아니다. 백 대표는 결혼기념일인 11월 15일 하루 매출액 전부(약 250여만원)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기부하는 ‘1115 프로젝트’를 5년째 이어오고 있다. 두 사람이 시작한 기부 이벤트는 이제 전남 지역 10여 개 기업과 단체들이 참여하며 ‘지역 기부 축제의 날’로 자리 잡고 있다. 불이 난 집 대신 새 보금자리를 갖게 된 다섯 살 한나 등 이 프로젝트를 통해 도움받은 아이들의 사연이 전해지면서 매년 자발적인 참여가 늘어 모금액은 매년 평균 300만원씩 늘었다. 5년 동안 총모금액은 5000여만원에 이른다. “하루 매출액 전부를 기부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어서, 동참해달라는 말을 주위에 못 꺼냈죠. 그런데 이젠 모르는 곳에서도 참여하겠다고 연락이 옵니다. ‘따뜻한 나눔’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믿음을 배우고 있습니다.” 백 대표는 어린 시절부터 생활 속 기부를 실천했다. 가난한 형편이었지만, 그의 어머니는 내 것을 나눠주고 남을 도와주면 “잘했다”고 칭찬하셨다고 한다.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⑦ 그냥 지나칠 뿐, 누구에게나 나눔의 기회는 오죠

[해피플 캠페인] (7) 김원경 ㈜건영 부회장 女性 에이즈 환자 위해 2000만원 기부… 회사에선 한 달에 한 번 근무 대신 봉사 “두 조직을 어떻게 합쳐야 따뜻하고 행복한 분위기를 만들까 고민 끝에 ‘나눔’에서 답을 찾았죠.” 지난 4월, LIG건설사를 2년간 공들여 인수·합병한 ㈜건영 김원경〈사진〉 부회장의 말이다. 회사 합병 이후 김 부회장이 가장 먼저 한 일은 기업봉사단 ‘사랑나눔동호회’를 꾸린 것이었다. 이후 상도동 사회복지관과 MOU를 체결했고, 9월에는 홀트아동복지관과도 업무 협약을 맺었다. 겉치레보다 신경 쓴 건 봉사활동을 위한 기초공사였다. 협약을 맺은 복지관의 전문가 선생님들을 초청, 사전 교육을 했다. 매주 마지막 주 수요일 반나절 동안 근무 대신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서다. 그러기를 몇 달, 이젠 직원들 스스로 나눔 아이디어를 내고 실천한다. “사무실 층마다 저금통을 마련해서 함께 동전을 모으더라고요. 연말에 모아서 좋은 데 쓴다고요(웃음).” 나눔을 매개로 반년 만에 회사 분위기는 눈에 띄게 밝고 따뜻해졌다. 그녀가 ‘나눔 문화’를 이끌 수 있었던 저력은 30여 년간 개인적으로 실천해온 기부와 봉사활동 덕분이다. 나눔의 시작은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과 갔던 은평구의 한 보육원에서였다. “‘이런 삶도 있구나’ 하는 충격이 가시지 않아, 그때부터 고아원을 도우며 ‘여성’과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죠.” 결혼 후엔 남편인 이형수 ㈜건영 회장과 함께 10여 년간 루게릭 환자와 환자 가족을 지원했던 그녀는 최근 딸과 함께 에이즈 환자들의 치료와 생활을 지원하는 단체 ‘코와(KOWA·Korean Women against ADIS)’ 활동을 시작했다. “에이즈 환자의 상당수가 여성입니다. 병이 아이들에게까지 이어지기도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뛰뛰빵빵~기부 문화 동참하세요”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6) 진수진 ‘위드고’ 대표 “하루 평균 대리운전 이용자 수가 47만명, 1년이면 1억7000여만명에 달합니다. 이들이 500원씩만 기부한다면 그 규모는 연 858억여원에 이릅니다. 대리운전 이용자가 하나의 기부문화집단이 되는 거죠.” 진수진(49·사진) ‘위드고’ 대표가 대리운전을 활용해 기부를 하는 ‘착한콜’ 시스템을 하는 이유다. 착한콜을 통해 대리운전 또는 퀵서비스를 이용하면 한 건당 500원, 꽃배달 서비스는 이용 금액의 5%가 공익 단체 혹은 캠페인에 자동 기부된다. 앱에는 지역에 따라 단체별, 캠페인별로 기부 프로그램이 나타나 사용자가 그중 하나를 사전에 선택해 지정기부를 할 수도 있다. “기부처를 정하지 않은 고객에게는 별도로 연락해 기부처 선택을 안내합니다. 이젠 요령이 생겨, 가급적 고객들이 바쁘지 않은 목요일 오후 짧게 전화를 드려요. 마케팅 전화보다 훨씬 반응을 잘해주셔서 감사하죠(웃음)” 이 업무를 위해 별도로 전담자까지 배치한 이유를 묻자, 진 대표는 “기부도 아는 만큼 보인다”라며 “기부 활성화의 성패는 기부자가 얼마나 주도적으로 참여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했다. 기부금 운영도 ‘대쪽’ 같다. 월 매출액 중 그달의 기부금만큼은 별도 통장에 따로 뗀다. 돈을 손에 쥐면 욕심이 날까 경계하기 위해 이런 ‘원칙’을 만들었다는 진 대표는 “별도로 관리하고 애초부터 아예 내 돈이 아니라고 생각하니 오히려 마음이 편하더라”고 소탈하게 웃었다. 이 기부금은 월말에 12명의 위드고 직원들이 단체별로 기부금을 정리해 보내고, 월별 기부금과 단체별 기부액 결과를 회사 홈페이지에 공지한다. 지성이면 감천일까. 착한콜은 일절 상업 광고 없이, 좋은 뜻으로 운영한다는 ‘입소문’만으로 기대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⑤ 35년간 아동 후원해온 ‘지구 동쪽 끝 한국 할아버지’ 김형기 성성산업기계 대표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5) “81년에 미국으로 출장을 가는데, 기내에 해외로 입양 가는 어린애 몇이 쉴 새 없이 울더라고. 보고 있자니 마음이 착잡하더이다. 남 일 같지 않았거든. 처음 결연한 아이는 미국으로, 다음 애는 네덜란드로 입양 보낸 때였으니까. 세 번째 연을 맺은 가영이만큼은 절대 보내지 말자 싶었지.” 지난달 18일, 경남 양산 자택에서 만난 김형기(66·사진) 성성산업기계대표는 30년도 더 된 일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렇게 1985년부터 김 대표는 가영(가명·31)씨를 후원하기 시작했고, 태어난 지 3일 만에 부산의 한 영아원에 맡겨진 그녀를 ‘막내딸’로 입양까지 했다. “아버지를 만난 건 제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되었죠. 앞으로도 제가 받은 사랑 이상으로 나누고 갈 겁니다.” 가영씨 또한 어려운 아이들을 후원한다. 해외 입양을 막기 위해 시작했던 김 대표의 아동 후원은, 이제 해외 빈곤국의 아동들을 돕는 곳으로도 향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그는 ‘지구 동쪽 끝 한국의 할아버지’로 통한다. ◇35년 ‘반평생’ 바친 ‘아동 후원’ 외길 김 대표는 아동 후원에 반평생을 보냈다. 어려운 형편의 아이들을 돕기 위해 1981년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정기 후원을 시작한 이래, 35년 동안 단 한 번도 후원금을 거른 적이 없다. 별도로 일대일 후원을 맺어 생활비며 학원비를 챙기는 아이 수는 2000년 들어서만 22명. 명절이나 자신의 환갑 등 특별한 날엔 재단에 추가로 기부금을 보낸다. 올해는 막내딸인 가영씨의 결혼을 기념하기 위해, 더나은미래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함께 하는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에 참여키로 했다. 1983년 중소기업 이사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④ “구두와 봉사, 내가 평생하고픈 두 가지”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4) 한국 최초 웨딩슈즈 디자이너 김리온씨 장애인 아티스트들의 후원자 자처해… 자신의 갤러리를 나눔의 장으로 활용 창작 활동 제한 없도록 공간·비용 지원 “2000개의 구두를 샀죠. 구두 수백만 켤레에 발을 넣고 빼면서 ‘구두가 이렇구나’를 몸으로 배웠죠. 나눔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최근 가장 ‘핫(HOT)’한 구두 디자이너로 손꼽히는 김리온(39·사진) ‘신(SYNN)’ 대표의 말이다. 지난 2005년 구두 디자인을 시작한 지 올해로 10년. 김씨의 신발 가게는 김남주·김연아 등 유명 여자 연예인들의 ‘단골집’으로 자리매김했다. 모든 신부들이 결혼식 때 두꺼운 흰색 통굽 구두를 신던 시절 그녀는 감각적인 디자인 수제화로 ‘웨딩슈즈’ 개념을 도입했고 ‘한국 최초의 웨딩슈즈 디자이너’로 이름을 날렸다. 장진 감독의 영화 ‘하이힐’, 세계적인 디자이너 베라왕 패션쇼의 구두 모두 그녀의 손을 거쳤다. 지난 10년간 늘어난 구두 매출은 10배 이상. 그녀의 구두 디자이너로서의 성공 스토리는 드라마(MBC ‘아이두 아이두’) 소재가 되기도 했다. 그런 그녀가 기부·봉사에 푹 빠졌다. 장애시설·영아원·요양원·미혼모의 집 등 곳곳을 찾아 다니며 봉사한 시간만 벌써 30년. 장애인 아티스트들의 작품 전시회를 기획·후원하고, 선천성 뇌병변을 앓는 장애 아동의 평생 후원자가 되는 등 나눔에 대한 애정이 곳곳에서 묻어나고 있다. ◇장애인 아티스트들을 무대 위로 올리다 “사업을 시작한 지 3년쯤 지났을때 정규 미대를 나오고 실력이 뛰어난데도 장애인 아티스트들에겐 전시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단 이야길 접했어요. 우리 회사 구두와 장애인 아티스트의 그림을 컬래버레이션(협업)한 전시회를 열었죠. 반응이 너무 좋았어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장애인 아티스트 지원 사업에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③ “기부는 마약 같아… 기쁨 알면 멈출 수 없죠”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3) 친구 제안으로 시작한 나눔, 25년째 이어와 회사 매출 1% 나눔… ‘기부의 달인’으로 불려 “너무 찾고 싶은 친군데, 찾을 길이 없네요.” 지난 2일, 서울 중구의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하 어린이재단)에서 만난 유종국(60·사진) 솔로몬산업㈜ 대표가 안타까운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나눔이고 기부고 전 그런 게 있는 줄도 몰랐어요. 아등바등 살기도 힘들었죠. 그때 제게 나눔을 알게 해준 친구였어요. 내 인생 이야기를 듣더니 함께 어린이를 돕자고 했죠.” 1991년의 일이다. 유 대표의 인생이 바뀐 시점이기도 하다. 유 대표는 “진짜 고마운 친구”라고 몇 번이고 강조했다. 은인을 찾을 순 없지만, 보답할 길은 있다. 자신도 누군가에게 ‘그 맛’을 알게 해주는 것이다. “제가 후원자로 끌어들인 사람들도 훗날 저한테 큰 은혜를 느낄 거예요(웃음). 제가 지금 그 친구에게 그런 것처럼요.” 유대표가 기부 중독자에 더해 나눔 전도사라는 별칭을 얻게 된 이유다. ◇25년간 기부 손길 이어온 ‘기부의 달인’ 유종국 대표의 삶에서 ‘기부’라는 두 글자의 비중은 크다. 1991년에 처음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끊긴 적이 없는 어린이재단 정기 후원은 월 10만원까지 금액이 늘었고, 2005년부터는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 매출액(현재 약 50억)의 1%를 기부하고 있다. 모교인 강원도의 속초중학교와 재단법인 금강장학회를 통해서도 매년 장학금을 지급하며 고향 후배들을 챙긴다. 발달장애인인 딸이 다녔던 밀알학교(밀알복지재단)에서 후원과 봉사를 한 지도 5년이 넘었다. 올여름엔 자신의 후원 인생 25주년을 맞아 결식아동 25명에게는 방학 기간 급식비를, 가정 형편이 어려운 25가정에는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② 한 명의 수술로 두 명을 살리는 기부의 힘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해피플’ 2호 이동열 원장 10년간 형편 어려운 학생에게 무료 수술… 수술비의 1% 기부, 직원도 급여 나눔 실천 “7년 전인데 아직도 벅차요. 무려 15장의 손 편지를 보내온 여대생이 있었어요. ‘원장님이 해주신 것처럼 저도 나중에 훌륭한 사람이 되어서 나 같은 (어려운) 사람에게 무언가를 베풀고 원장님을 찾아뵙겠다’고 하더군요. 내 나눔이 또 다른 나눔을 만드는 것 같아 가슴이 벅찼죠.” 부산 서면에 있는 하이뷰안과 이동열(46) 원장은 올해 개업 10주년을 맞았다. 그와 함께 ‘사랑의 1%’을 한 지도 정확히 10년째다. 그가 아이디어를 낸 이 나눔 사업은 크고 작은 모든 수술비의 1%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기부하겠다는 약속이다. 2006년 개원 후 첫 수술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거른 적이 없다. “개원을 하면서 기부도 무조건 함께 시작했죠. 주위를 보니 ‘여유가 생기면 기부해야지’ 하지만 아무도 하지 않더라고요. 당시 수술 기계 대출값이 만만치 않았지만 처음부터 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 싶었습니다. 개원할 때 하지 않았으면 아마 이것저것 재다 저 역시 아직 시작도 못 했을 겁니다.” 기부금 실천만이 아니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안과 치료를 받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무료 수술을 시작한 지도 10년이 다 됐다. 처음에는 모교인 동아대 후배 6명에게 해주던 것이 한 해 두 해 요청이 늘면서 현재는 부산·경남 지역 6개 대학교 50여명의 학생을 무료로 수술해준다. “왜 자꾸 무료 수술을 늘리느냐”고 반대하던 직원 40명은 올해 개원 10년차를 맞아 이제 한

결혼식·자녀 탄생… 기쁜 날마다 기부 약속

기쁜기부, 해피플 캠페인 2월 14일 자신의 생일을 맞아 214만원 기부하기, 매년 11월 15일 결혼기념일에 기부 약정하기,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후원을 시작한 8월 8일을 기념해 88만원 기부 약속하기…. 자신의 가장 기쁜 날, 나눔을 약정한 ‘기쁜기부, 해피플 캠페인’에 참가한 후원자(해피플)들이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이처럼 결혼식, 환갑, 자녀 탄생, 졸업, 취업 등 자신의 행복하고 기쁜 날 기부를 통해, 기쁨을 나에게서 끝내지 않고 다른 사람과 나눠 더 의미 있는 날을 만들고자 ‘기쁜기부, 해피플 캠페인’을 전개한다. 해피플은 기념일 날짜를 의미하는 일시 후원금을 지급하거나(예를 들어, 1월 15일의 경우 115만원 혹은 1150만원), 매년 해당 기념일마다 특정 금액을 정기 기부하는 약정을 할 수 있다. 지난 8일 캠페인 홍보대사로 위촉된 송경애 BT&I 사장은 “나눔은 누군가에 대한 연민이 아니라, ‘행복하고 기쁜 마음’으로 실천하는 것임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생일, 결혼기념일, 수상 등 특정 날짜에 맞춰 기부하며, ‘날마다 기부하는 여자’라는 별칭이 있는 그녀는 자신도 이러한 습관으로 기부를 일상화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또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이러한 해피플들의 기부와 나눔을 독려하기 위해, 연 1회 전국적인 해피플 모임인 ‘더 해피데이(The HAPPY DAY)’를 개최하고 인증패 전달 및 우수 해피플 포상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제훈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회장은 “이번 캠페인을 통해 기부가 일상화되고, 즐거운 문화로 정착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란희의 작은 이야기] ‘기부왕’ 보도가 한국엔 없는 이유

특정 이슈로 인해 사안의 본질이 왜곡되는 걸 보면 답답할 때가 있습니다. 이번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의 1억4000만원 기부금 공방이 그중 하나입니다. 2013년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시절 고액 수임료를 기부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는지 아닌지에 대한 논란이지요. 고액 수임료 문제를 무마하기 위해 기부금으로 ‘물타기’를 했던 황교안 후보자도 문제고, 그걸 청문회용 ‘타격 건수’로 잡은 정치권도 문제입니다. 순수하고 고귀한 ‘기부’의 본질을 흐리는 사회적 범죄 행위이기 때문이지요. 이런 사례는 한두 번이 아닙니다. 삼성 이건희 회장과 현대차 정몽구 회장은 각각 재산 은닉과 비자금 조성 혐의가 드러나자 ‘사회 환원’을 약속하며, 삼성꿈장학재단(전신 삼성이건희장학재단)과 현대차정몽구재단을 만들었습니다. 8000억원이라는 엄청난 기부가 이뤄졌음에도 박수받고 환영받기는커녕 ‘기부가 면피용인가’라는 비판을 낳았습니다. 이런 뒤틀린 ‘면피용 기부’ 역사는 이후 줄을 잇는데, 안대희 전 국무총리 후보자 또한 대법관 퇴임 후 5개월간 번 16억원의 고액 수임료가 문제가 되자 “11억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최근에는 30대 그룹이 설립한 35개 공익 재단이 핵심 계열사 지분을 다량 보유한 것을 두고, ‘공익 재단이 지주회사냐’라는 비판도 일고 있습니다. 공익 재단을 두고 ‘기부를 통해 사회문제 해결을 하는 자본주의의 꽃’이라고 부르며 존중하는 선진국과 판이한 모습입니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기부의 신화화’가 이뤄집니다. 김밥 장사 할머니가 평생 모은 한 맺힌 ‘큰손 기부’가 대서특필되고, 기부와 나눔을 통해 행복을 찾은 ‘개미 기부자’들의 사례가 심심치 않게 언론에 보도됩니다. 하지만 이런 특별한 기부 사례가 등장할수록, ‘기부는 아무나 하나’라는 정서가 차곡차곡 쌓입니다. 매년 미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