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자·봉사자·활동가… 비영리 이사회 구성원이 달라진다

변화하는 비영리단체 이사회 명망가들 구성서 탈피, 다양성 추구거수기 역할 아닌 자문·활동 동시에여성 비율 여전히 20%… 변화 더뎌 인권 옹호 단체인 국제앰네스티 한국 지부가 지난 6일에서 9일까지 열린 총회에서 회원으로 활동하던 22세 김지나씨를 ‘유스(Youth) 이사’로 선임했다. 김 신임 이사는 국제앰네스티 한국 지부의 청소년·청년 대표인 유스 대표로, 활동을 해온 회원이다. 신민정 국제앰네스티 한국 지부 이사장은 “우리 단체는 14~24세 회원을 유스 이사로 선임하고, 국제 네트워크에도 이사장과 함께 참석하게 한다”면서 “청년 목소리가 반영되는 구조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제앰네스티의 이사회 구성원은 기업인이나 유명인 등 명망가가 아닌 단체 회원 출신이 대부분이다. 평이사 8명은 물론이고, 지난해부터 이사장직을 맡은 신민정 이사장도 국제앰네스티에서 10년간 활동한 회원이다. 국제앰네스티 관계자는 “국제앰네스티는 회원 멤버십에 기반한 단체이고, 국제 네트워크도 이를 살린 이사회를 꾸릴 것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회원과 이들을 대변하는 이사회가 단체 활동 방향을 정하면, 사무처가 전문성을 갖고 사업을 수행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다양성 있는 이사회로 국내 비영리단체 이사회가 변하고 있다. 과거 비영리단체 이사회는 설립자와 친분이 있는 명망가들로 구성돼 사실상 단체 대표나 사무국이 올린 안건에 대한 거수기 역할만을 하는 등 단체의 구체적 활동 방향에는 관여하지 않는 것으로 인식됐다. 일부 명망가는 단체 이사직을 수집하듯 여러 단체에 이름을 올려놓기도 했다. 그러나 기부자나 회원들 인식이 높아지면서 조직 예산과 사업 방향, 인사권 등에 영향을 미치는 이사회의 구성에 신경을 쓰는 단체가 늘어나는 추세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다양성’이다. 이사회가 단체 사무국,

오갈 데 없는 북한이탈주민 2세 “나는 무국적자입니다”

미등록 체류자 된 혜원씨 이야기 7년 전 입국해 국적 얻었는데계모 학대로 가족관계 정리하자하루아침 ‘미등록 체류자’ 신세 불안정한 신분에 생계도 빠듯공익변호사들 국적 회복 돕기로 혜원(21·가명)씨는 무국적자다. 북한이탈주민의 자녀인 혜원씨는 2014년 입국하면서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한국인으로 중·고등학교를 마치고 성실하게 공부해서 간호대학에 진학했지만, 지난여름 국적이 사라졌다. 계모의 지속적인 학대에 가족관계를 정리했고, 그 즉시 무국적 상태가 됐다. 졸지에 미등록 체류자 신세가 된 것이다. 이후 혜원씨의 삶은 송두리째 흔들렸다. 통장도 새로 만들 수 없고,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도 개설할 수 없다. 지금 사용하는 휴대전화를 바꾸지도 못한다. 가장 걱정되는 건 학교다. 혹시 학교에서 알게 돼 퇴교 조치 당할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온 신경이 곤두선 상태로 지내는 날이 지속하면서 몸무게가 10㎏이나 줄었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공익변호사 13명이 혜원씨의 국적 취득을 돕기 위해 나섰다. 변호인단은 지난해 12월 말 서울가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국적 회복을 위한 법적 절차에 돌입했다. 계모 학대에서 벗어나고 싶었을 뿐인데… ‘무국적’ 날벼락 북한이탈주민은 헌법을 비롯해 현행법상 대한민국 국민으로 인정된다. 이들의 자녀도 마찬가지다. 국적법 제2조에 따르면, 출생 당시 부모 중 한 사람이 대한민국 국민이면 그 자녀는 출생과 동시에 한국 국적을 취득하게 된다. 혜원씨의 어머니는 이른바 ‘고난의 행군’이라고 불리는 1990년대에 북한을 탈출했고, 중국에서 중국 국적 동포 남편을 만나 2000년 혜원씨를 낳았다. 가족은 한국행을 여러 번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혜원씨의 어머니가 중국 공안에 잡혀가기도 했다. 아버지는 쌈짓돈을 들고 집을 나섰고

“위기를 극복하는 ‘연결’의 힘”…2021 미래지식 포럼 성료

[2021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 ‘포스트 코로나 시대, 우리는 어떻게 연결되는가’를 주제로 한 제1회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이 4일 서울 페럼타워에서 개최됐다. 미래지식 포럼은 현대차정몽구재단이 기획한 첫 번째 대중 포럼으로 국내외 석학들의 강연을 통해 현재의 사회 이슈를 탐구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인사이트를 전달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미래지식 포럼에는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가 기조 강연에 나섰고, 심리학·범죄학·도시공학·인공지능·과학철학 등 다양한 분야 교수들이 주제 강연을 이어가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포럼 사전 등록을 신청한 인원만 2800여 명에 이르렀고, 이날 오후 1시부터 6시간 온라인으로 생중계된 포럼에는 2000여 명의 시청자가 몰렸다. 권오규 현대차정몽구재단 이사장은 개회사에서 “코로나 이후 비대면을 일컫는 언택트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사람과 사람, 그리고 정보 간 연결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이뤄낼 것인가 하는 문제가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다양한 학문적 관점에서 연결의 의미를 재해석하고 이를 통해 단순한 지식을 넘어 코로나 이후의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혜와 용기를 전하고자 포럼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생물다양성재단 대표인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는 이날 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 분야의 중심 키워드인 ‘연결’은 코로나 팬데믹 시대에서도 가장 중요한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우리 인간이 서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감염병이 퍼졌지만, 이를 극복하는 해법도 연결과 연대에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 코로나 사태는 기득권과 비기득권, 선진국과 후진국 가릴 것 없이 모두가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했다”면서 “집단 면역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현재 개발에 성공한 ‘생체백신’뿐 아니라 방역 수칙을 지키는

[2021 미래지식포럼] ⑥”공감의 반경을 넓히는 시간”

팬데믹의 시대, 코로나 이후의 사회 흐름을 진단하고 삶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2021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이하 미래지식포럼)이 4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개최됐다. 현대차정몽구재단과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공동 주최한 이번 포럼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우리는 어떻게 연결되는가’라는 주제로 여섯 가지의 주제 강연이 차례로 진행됐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비대면으로 열린 이번 포럼은 2200여 명의 시청자들이 유튜브와 네이버TV 생중계로 강연을 지켜봤다. 이날 ‘연결’을 주제로 각 분야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미래 청사진을 차례로 전한다. [2021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 ① “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다” -최재천 교수② “진심이 드러나는 시대가 온다” -허태균 교수③ “범죄를 이기는 연결의 힘” -박미랑 교수④ “잉여와 결핍의 연결” -정석 교수⑤ “AI는 인간의 유머를 이해하지 못한다” -오혜연 교수⑥ “공감의 반경을 넓히는 시간” -장대익 교수 “팬데믹 시대에 혐오가 만연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생존을 위해 전염병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고 멀리하도록 진화해왔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혐오가 만연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발생하는 혼란을 막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요? 바로 ‘공감’입니다. 특히 특정한 이슈에 깊이 공감하는게 아니라, 폭넓게 공감하며 서로 연결돼야 합니다.” 장대익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는 4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미래지식 포럼’의 마지막 다섯 번째 세션에서 이같이 말했다. 장대익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는 진화학자이자 과학철학자다. 과학과 인문학을 넘나들며 활발한 연구를 벌이고 있는 그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가 일으킨 사회 변화와 앞으로 인류가 추구해야할 가치를 진화학적으로 풀어냈다. 이날 장 교수는 “호모

[2021 미래지식포럼] ⑤”AI는 인간의 유머를 이해하지 못한다”

팬데믹의 시대, 코로나 이후의 사회 흐름을 진단하고 삶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2021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이하 미래지식포럼)이 4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개최됐다. 현대차정몽구재단과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공동 주최한 이번 포럼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우리는 어떻게 연결되는가’라는 주제로 여섯 가지의 주제 강연이 차례로 진행됐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비대면으로 열린 이번 포럼은 2200여 명의 시청자들이 유튜브와 네이버TV 생중계로 강연을 지켜봤다. 이날 ‘연결’을 주제로 각 분야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미래 청사진을 차례로 전한다. [2021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 ① “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다” -최재천 교수② “진심이 드러나는 시대가 온다” -허태균 교수③ “범죄를 이기는 연결의 힘” -박미랑 교수④ “잉여와 결핍의 연결” -정석 교수⑤ “AI는 인간의 유머를 이해하지 못한다” -오혜연 교수⑥ “공감의 반경을 넓히는 시간” -장대익 교수 “알파고를 보고 많은 사람이 인공지능(AI)에 대해서 두려움을 느꼈지만, 사실 AI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들에게는 그리 충격적인 결과는 아니었어요. AI가 특별히 잘하는 일이 있지만, 뜻밖에 못하는 것도 많기 때문이죠.” 오혜연 카이스트 전산학부 교수는 4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2021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 네 번째 세션에서 ‘AI와 인간의 연결’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이날 오 교수는 AI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와 인간의 차이부터 짚었다. “인간은 어떤 일을 하든 쉽게 적응해요. 이를테면 갑자기 눈이 실내등이 꺼져 주변이 어두워지더라도 금방 바뀐 환경에 적응해서 선택을 바꾸죠. 반면 AI는 이런 변화하는 환경에 즉각적으로 결정을 바꾸는 것을 무척

[2021 미래지식포럼] ④”잉여와 결핍의 연결”

팬데믹의 시대, 코로나 이후의 사회 흐름을 진단하고 삶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2021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이하 미래지식포럼)이 4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개최됐다. 현대차정몽구재단과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공동 주최한 이번 포럼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우리는 어떻게 연결되는가’라는 주제로 여섯 가지의 주제 강연이 차례로 진행됐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비대면으로 열린 이번 포럼은 2200여 명의 시청자들이 유튜브와 네이버TV 생중계로 강연을 지켜봤다. 이날 ‘연결’을 주제로 각 분야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미래 청사진을 차례로 전한다. [2021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 ① “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다” -최재천 교수② “진심이 드러나는 시대가 온다” -허태균 교수③ “범죄를 이기는 연결의 힘” -박미랑 교수④ “잉여와 결핍의 연결” -정석 교수⑤ “AI는 인간의 유머를 이해하지 못한다” -오혜연 교수⑥ “공감의 반경을 넓히는 시간” -장대익 교수 ‘2021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포럼’ 네 번째 연사로 나선 정석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수도권에서는 주택과 일자리가 부족한 결핍이 이어지고 지방에서는 빈집이 남아도는 불균형이 극심한 상황”이라며 “연결을 통해 수도권 결핍과 지방 잉여의 간극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4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이번 포럼에서 정석 교수는 도시를 사물이 아닌 생명체로 바라볼 것을 강조했다. 머리만 있는 생명체가 살 수 없듯, 수도권만 비대한 국토는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그는 “도시는 마을과 지역, 국토로 확장된다”라며 “현재 우리 국토의 머리, 즉 수도권은 너무 크지만 손끝과 발끝에 비유되는 지방은 피가 돌지 않아 괴사 직전”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도시를 재생하는 것은 아픈 몸을

[2021 미래지식포럼] ③”범죄를 이기는 연결의 힘”

팬데믹의 시대, 코로나 이후의 사회 흐름을 진단하고 삶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2021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이하 미래지식포럼)이 4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개최됐다. 현대차정몽구재단과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공동 주최한 이번 포럼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우리는 어떻게 연결되는가’라는 주제로 여섯 가지의 주제 강연이 차례로 진행됐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비대면으로 열린 이번 포럼은 2200여 명의 시청자들이 유튜브와 네이버TV 생중계로 강연을 지켜봤다. 이날 ‘연결’을 주제로 각 분야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미래 청사진을 차례로 전한다. [2021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 ① “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다” -최재천 교수② “진심이 드러나는 시대가 온다” -허태균 교수③ “범죄를 이기는 연결의 힘” -박미랑 교수④ “잉여와 결핍의 연결” -정석 교수⑤ “AI는 인간의 유머를 이해하지 못한다” -오혜연 교수⑥ “공감의 반경을 넓히는 시간” -장대익 교수 “범죄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엄청나지요. 하지만 문제는 뜨거운 관심에 비해 제대로 된 이해는 부족하다는 겁니다.” ‘2021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 세 번째 연사로 나선 박미랑 한남대 경찰학과 교수는 “범죄 발생률을 줄이기 위해서는 범죄와 피해자에 대한 처벌법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먼저 “범죄자에 대한 선입견으로 인한 오해도 크다”고 했다. 이른바 ‘사람들이 생각하는 범죄자 이미지’와 ‘실제 범죄자’ 간의 차이가 무척 크다는 것이다. 그는 “학생들에게 ‘성별이나 범죄 유형에 따라 상상하는 범죄자의 얼굴을 그려보라’고 하면 남성 범죄자는 거칠고 험악한 인상이나 우둔해 보이는 모습으로 표현하고, 여성 범죄자의 경우 ‘꽃뱀’으로 대표되는 화려하고 예쁜 모습을 그린다”면서

[2021 미래지식포럼] ②”진심이 드러나는 시대가 온다”

팬데믹의 시대, 코로나 이후의 사회 흐름을 진단하고 삶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2021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이하 미래지식포럼)이 4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개최됐다. 현대차정몽구재단과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공동 주최한 이번 포럼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우리는 어떻게 연결되는가’라는 주제로 여섯 가지의 주제 강연이 차례로 진행됐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비대면으로 열린 이번 포럼은 2200여 명의 시청자들이 유튜브와 네이버TV 생중계로 강연을 지켜봤다. 이날 ‘연결’을 주제로 각 분야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미래 청사진을 차례로 전한다. [2021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 ① “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다” -최재천 교수② “진심이 드러나는 시대가 온다” -허태균 교수③ “범죄를 이기는 연결의 힘” -박미랑 교수④ “잉여와 결핍의 연결” -정석 교수⑤ “AI는 인간의 유머를 이해하지 못한다” -오혜연 교수⑥ “공감의 반경을 넓히는 시간” -장대익 교수 “코로나19는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오프라인 모임과 행사 등 사람 간의 연결을 끊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연결의 총량이 줄었을까요? 오히려 가족 관계는 강화되고 온라인을 통한 새로운 연결 방식을 찾았습니다. 과거 당연하게 생각하던 것들이 꼭 필요한 것이었을까요? 이번 기회에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건 어떨까요.” 4일 열린 ‘미래지식포럼’의 첫 번째 세션 강연자로 나선 허태균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사회 속 연결과 관계에 대한 생각의 전환을 강조했다. 그는 “대부분 일어나는 일이라는 이유로 반드시 그래야 한다는 믿음을 ‘자연주의적 오류’라고 하는데, 이 용어처럼 오류가 존재한다”면서 이를 증명하는 심리학 실험 하나를 소개했다. 한 심리학 연구팀이 세 집단에 컴퓨터로 만든 가짜 은하계

[2021 미래지식포럼] ①”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다”

팬데믹의 시대, 코로나 이후의 사회 흐름을 진단하고 삶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2021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이하 미래지식포럼)이 4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개최됐다. 현대차정몽구재단과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공동 주최한 이번 포럼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우리는 어떻게 연결되는가’라는 주제로 여섯 가지의 주제 강연이 차례로 진행됐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비대면으로 열린 이번 포럼은 2200여 명의 시청자들이 유튜브와 네이버TV 생중계로 강연을 지켜봤다. 이날 ‘연결’을 주제로 각 분야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미래 청사진을 차례로 전한다. [2021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 ① “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다” -최재천 교수② “진심이 드러나는 시대가 온다” -허태균 교수③ “범죄를 이기는 연결의 힘” -박미랑 교수④ “잉여와 결핍의 연결” -정석 교수⑤ “AI는 인간의 유머를 이해하지 못한다” -오혜연 교수⑥ “공감의 반경을 넓히는 시간” -장대익 교수 “협력은 ‘배려’가 아닙니다. 인류를 포함한 생명이 살아남기 위해 발휘해온 ‘생존의 지혜’입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이런 지혜가 더욱 중요해질 겁니다.” 4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미래지식포럼’에 기조 연사로 나선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는 “코로나 19는 자연과 공생하지 않았던 인류의 성장 방식이 가져온 재난”이라며 “지구 상의 모든 생명이 연결하고 공존하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려준 상징적인 사건이기도 하다”고 했다. 이날 최 교수는 바이러스 확산의 주요 원인으로 생물다양성 불균형 문제를 꼽았다. “인간이 숲을 파괴하고 자연을 약탈하는 식으로 세력을 넓히면서 야생 동물이 자유롭게 살 수 있는 환경이 줄어들었고, 야생동물 몸에 있던 바이러스는 새로운 숙주를

비정규직 제로·안식월 도입…’존엄한 일터’ 만든다

[비영리 일자리 리포트] ③좋은 일자리 실험들 <끝> ‘사단법인 마을’이 위탁 운영하는 서울시청년활동지원센터는 ‘비정규직 없는 일터’다. 지난 2016년 설립 당시부터 ‘비정규직 제로’와 ‘좋은 일자리’를 원칙으로 삼고 있다. 실제로도 육아휴직 대체 인력 등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직원 30여 명을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홍두나 서울시청년활동지원센터장은 “위탁 계약 주체인 서울시 규정 범위 안에서 인건비를 집행하기에 아주 넉넉한 수준의 급여나 복지를 제공하지는 못한다”면서도 “일자리가 안정적이고 개인의 성장이나 업무 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을 지원하고, 조직의 노동 환경에 대해 토론할 수 있는 문화와 제도를 갖추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비영리의 ‘좋은 일자리 만들기’ 실험이 시작됐다. 좋은 인재가 장기 근속할 수 있는 근무 환경을 만드는 게 조직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한 핵심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가장 많은 단체가 도입한 제도는 일정 기간 근무하면 유급휴가를 주는 ‘안식월’ 제도다. 아름다운재단은 3년과 6년 근속 직원에게 각 2개월씩, 9년 이상 근속하면 반년의 유급휴가를 준다. 사단법인 루트임팩트는 5년 이상 근속 시 1개월, KCOC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와 발전대안피다는 3년 근속 시 각각 3주와 1개월의 유급휴가를 준다. 조금은 특이한 복지제도를 도입한 곳도 있다. ‘지구촌나눔운동’은 지난 2019년 ‘휴가 기부제’를 만들었다. 휴가 기부제는 직원들끼리 휴가를 나눌 수 있는 제도다. 양동화 지구촌나눔운동 개발교육팀장은 “업무량은 많은데 연차가 낮거나, 병가나 출산으로 추가 휴가가 필요한 동료를 돕는 데 주로 쓰인다”고 했다. 상급자가 강압적으로 휴가를 뺏을 수 없도록 감시하는 제도도 만들었다. 휴가 기부는 소속 팀장이 아니라 휴가가 강압적이지 않은지를 확인하는 전담 ‘와처(Watcher)’가 승인한다.

“지역에선 30대 남자 활동가 찾기 힘들어”… “수평적 조직 문화 만들어야”

[비영리 일자리 리포트] (2) 2030 활동가 이야기 비영리 업계에서 청년층 인력 유출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영리 업계에 뛰어들었지만, 낮은 급여와 열악한 업무 환경을 견디지 못하고 그만두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젊은 세대는 무엇을 찾아서 비영리로 오는 걸까. 그리고 왜 비영리를 떠나게 될까. 2030세대 남녀 활동가 두 명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9년 차 활동가 정호씨 이야기 김정호(36·가명)씨는 마을 공동체 활동가다. 지역 NGO에서 5년, 개발도상국 현장에서 2년을 일했다. 귀국 후 최근까지 서울 소재 중간 지원 조직에서 일했다. 그는 “개인의 생활과 일이 분리되지 않는 게 비영리 활동가의 삶”이라고 했다. 처음 일하던 단체를 떠나기로 결심한 것도 “이러다 죽을 것 같아서”였다. 그가 주로 하던 일은 지역 공동체 활동. 지역 주민을 만나는 게 중요했는데, 그러다 보니 야근과 주말 출근이 끊이지 않았다. 낮엔 주부나 어르신을 만나고 퇴근 뒤엔 직장인들을 만났다. 산더미 같은 행정 일도 해야 했다. 첫해 월급은 140만원대로 최저임금이었고 수당은 없었다. 월급이 밀리기도 했다. 어려워진 집안 형편과 결혼을 앞둔 상황에 고민이 커졌다. 개발도상국 현장으로 떠난 건 국제 경험을 통해 경력을 보완하기 위해서였다. 막상 가보니 상황은 더 열악했다. 현지 직원들 급여를 주기 위해 자신의 몇 달치 급여와 그간 모아둔 돈을 단체에 빌려주기까지 했다. 더 큰 문제는 해외에 나가 있던 2년이 서류상 공백기가 된 점이다. 현장 총책임자 격 실무자로 일했는데도 정호씨의 신분이 ‘봉사자’였던 탓이다. 해외 봉사자로

급여 낮고 복지제도 전무… 장기근속할 수 없는 근무 환경

[비영리 일자리 리포트] ①좋은 일엔 좋은 일자리가 없다 2020년은 비영리단체 소속 공익 활동가들에게 혹독한 한 해였다. 코로나19 사태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은 많아졌지만, 지역 간 이동과 만남이 어려워지면서 활동 방식을 전면적으로 바꾸거나 아예 사업 자체를 취소한 경우도 많았다. 새로운 환경에 대응할 여력이 있는 단체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심지어 소규모 단체들은 개인과 기업 후원금이 줄면서 일부 활동가는 일자리를 잃었고, 기약 없이 월급이 밀리는 단체도 생겨났다. 비교적 규모가 큰 한 유명 단체는 경영 악화로 전 직원 대상으로 무급 순환휴직에 들어가기도 했다. 그러나 활동가들이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기는 쉽지 않다. 다음 달부터 무급휴직에 들어가는 활동가 A씨는 “코로나19로 많은 사람이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공익 활동가인 우리까지 하소연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 현장에서는 능력과 진정성을 갖춘 활동가들의 이탈로 인해 장기적으로는 공익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더나은미래는 공익 활동가들의 일자리 문제를 재조명하는 기획을 마련했다. 비영리 분야의 일자리 상황을 점검하고,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월평균 급여 206만원… 불안정한 고용 여전 비영리단체 활동가 임금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자료는 많지 않다. 각 단체가 연봉이나 처우 정보 공개를 꺼리는 데다, 관련 통계도 없다. 전국 1만4699곳에 달하는 국내 비영리단체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도 존재하지 않았다. 다만 서울시NPO지원센터·아름다운재단 등에서 진행한 연구자료와 일자리 정보 사이트인 크레딧잡·워크넷에 공개된 자료를 통해 임금을 가늠해볼 수는 있다. 해당 자료들을 종합하면, 지난해 공익 활동가들의 급여 수준은 국내 임금